코메디 영화가 땡겨요

2020.10.20 00:11

Sonny 조회 수:860

삶이 팍팍해서 그런지 퇴근하고 나면 유튜브로 옛날 코메디 영화 클립들을 봅니다. 이미 봤던 영화 클립들을 처음 본 것처럼 보면서 저거 진짜 웃기네 하고 낄낄대는 거죠. 제가 주로 보는 것들은 아주 원초적이고 적나라한 미국 코메디 영화 클립들입니다. 엄청 단순한 바보 아니면 악당들이 나와서 남들 시선 신경안쓰고 막가파로 굴어대는 것들 있잖아요. 윌 패럴 같은 것들. 저는 윌 패럴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냥 취향은 그 쪽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얼간이 캐릭터 코메디 말이죠.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의 클립들을 다시 보면서 엄청 웃었어요. 직장상사로 디자인된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기똥찹니다. 죄다 폭군에 말이 안통하는 에고이스트들인데 그 유형도 다 달라요. 그 중에서 특히 발군은 콜린 파렐이 연기한 dipshit cockhead son 바비 펠릿입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그래도 뭔가 좀 현실성이라도 있고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논리 같은 게 있는데, 바비 펠럿은 진짜 유치한 양아치입니다. 게이라고 시비를 걸지 않나, 장애인이 꼴보기 싫으니까 회사에서 자르라고 하지 않나... 어떻게 보면 극혐인데 이 인간이 짜증이 나지 않고 웃기는 이유는 콜린 파렐의 연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너무나 비상적인 인간으로 캐릭터를 희화화하고 있으니까요. 머리 윗동산이 다 날아간 분장부터 해서 두다다다 쏟아내는 수다형 대사와 툭하면 멍하게 치켜뜨는 눈까지 정말 또라이 같습니다.


이런 걸 보다보면 코메디 연기도 재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분명한 장르 같습니다. 타이밍을 딱 맞추고 현실에 없을 법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말이나 행동을 과장해서 이게 코메디라는 사실을 분명히 주지시키는 여러가지 표현이 동시에 일어나야합니다. 넷플릭스에 이 영화의 속편이 있어서 보았는데 별 재미가 없더군요. 아마 속편의 메인 빌런을 연기했던 크리스 파인이 생각보다 밋밋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는 전편의 미치광이들에 비하면 너무 정상적이고 사회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꼭 캐릭터뿐만이 아니더라도 건방지고 제 멋대로 굴면서 남을 웃기는 그 연기력이 쪼끔 부족해보이더군요. "능청스러운" 부분이 살짝 없어보인다고 해야할까요? 성실하게 대사를 치는데 그게 그냥 평범한 양아치같기만 하지 미친 놈처럼은 보이지 않습니다.


<번 애프터 리딩>의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도 빵 터졌습니다. 이 영화도 명배우들이 한다스로 나오는 호화캐스팅 영화입니다. 거기서 브래드 피트는 발군의 멍청함을 자랑하구요. 자기 혼자 착각에 들떠서 신내다가 이미 김이 새서 당황하는 연기가 일품입니다. 오즈본 칵스.... 바보가 바보가 아닌 척하는 이중의 연기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존 말코비치의 느릿느릿하면서 흥분잔뜩한 대사들도 웃겨 죽습니다. 전 이 영화가 너무 웃겨서 미치겠습니다. 


나중에 점프 스트리트 시리즈를 볼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 코메디 영화로 이 영화를 추천하더군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도 보려고 기대중입니다. 조 라이트 특유의 명랑함을 좀 느끼고 싶어서요. 그리고 또 안본 코메디 영화가 뭐가 있더라... 아담 샌들러 영화는 아직까지 볼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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