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5 13:51
다들 호평이지만 제게는 별로 재미가 없었네요. 밀리 바비 브라운이 귀엽고 쾌활하고 당차고 야무지고 똑똑하고 파트너 남주애가 겁나 잘생겼고, 화면빨도 좋습니다. 다만 제 취향은 아니었던 걸로. 미스터리 파트는 크게 기대안하는 게 좋습니다. 19세기 청소년의 활극이에요. 영화가 시종일관 가벼운 톤이어서 일종의 우화같은 느낌인데다 어떤 측면에선 에놀라 홈즈가 '완벽'해서 도리어 캐릭터의 매력보다는 그걸 수행하는 배우의 매력이 크게 작용하는 영화네요. (그래서 아재 관객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백도 좀 오글토글했습니다.
할리퀸 환타지도 있는데 이런 환타지도 있어야겠죠. 문제는, 전 할리퀸도 재미없어하는 사람이라. 틴 에이저를 다룬 비슷한 작품을 떠올리자면 빨간머리 앤쪽이 나았고(드라마) 역시 비슷한 장르로 여성참정권 이슈를 다룬 쪽이라면 셜록:유령신부가 더 나았습니다. 그리고 홈즈 역할을 굳이 헨리 카빌이 맡았어야 했을까 싶더란. 배우가 워낙 고전적으로 잘 생기고, 풍채도 좋고 그 시대 복식이 잘 어울리긴 했지만 홈즈가 아니라 제인에어나 폭풍의 언덕에 나와야 할 것 같던데말이죠. 그래도 평행세계라고 이해하고 그런가보다 합니다. 잘생긴 근육질의 홈즈가 몰핀맞고 바이올린 연주하면 어떠려나 싶은 게. 홈즈의 태세전환도 이해가 안되는데 연출에서도 딱히 다루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사람은 특출난 탐정 셜록 홈즈니까,라는 느낌으로 슬쩍 넘어간달까요. 마이크로프트는 개꼰대로 나옵니다. 이 사람이 흑막이었으면 가족 비극이 됐을라나요? 툭하면 본인이 영국이다 얘기되던데.
영화보다는 드라마 시리즈로 나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2020.09.25 13:55
2020.09.25 14:08
-밀리의 매력이 여러모로 상당해서 영화 속 당대의 구리구리한 몇몇 인물들말고는 거의 모든 관객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멋진 캐릭터로 받아들여지는게 제게는 되려 약간 함정처럼 느껴졌어요. 상업적으로야 성공이지만 말입니다.
-카빌은 미임파에서 악당으로 나올 때가 가장 좋았어요. 위쳐에서도 나쁘진 않았는데 그건 드라마가 잘 안나와서 ㅎㅎ
보건교사 안은영이 이경미 연출이었군요. 몰랐네요. 저는 비밀은 없다요! 충격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2020.09.25 14:13
으악 이정미라고 썼군요. 정의당원 티를 내고야말았네요 ㅋㅋ 전 본다본다 하면서 못봤는데 이참에 봐야겠어요!!
-그래도 제겐 밀리 바비 브라운님 표정만 봐도 흡족한 영화였습니다. ㅎㅎ 말씀대로 시리즈로 만들어도 참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영화의 톤과 매너도 그렇고요.
-홈즈 정말 안어울리죠. 전 위쳐에서도 별로였습니다. 헨리카빌을 안좋아하나봐요 ㅋㅋ 사극에 아예 안어울리는 분은 아닌데 듀나님 말씀대로 시대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기대하는 이경미 감독님의 보건교사 안은영이 드디어 내일 나오네요 ㅎㅎ 미쓰홍당무를 무지무지 재미있게 봤어서 전 이것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유미배우와 이경미 감독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