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1 00:30
코로나 시대에 새로 생긴 짜증은, 출근에 대한 부담입니다. 일단 집밖으로 나가는 건데 그럼 코로나를 또 각오해야하잖아요. 대중교통에 몸을 실으면 모두들 찌들어있는 얼굴로 졸거나 멍을 때리고 있는데 그게 괜히 무슨 증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섭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도 그들 중 하나인지라 제가 또 공포감을 주고 있겠죠. 만인의 만인에 의한 걱정입니다. 마스크는 습습하하...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이렇게 개똥같은 일이라도 하면서 푼돈이라도 버니 다행이다. 그나마 코로나 시대에 오고가는 건 이 지겨운 노동터밖에 없다. 이제 자유는 돈주고도 못삽니다. <테넷> 보러 가서도 괜히 복잡한 마음이... 내 마스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엔트로피를 역행한다면서 뻘생각을 잔뜩 했습니다. 중간에 좀 턱스크를 하고 싶기도 했는데 그럼 극장 어딘가에서 역행하는 저 자신이 와서 이상한 몸놀림으로 저를 한대 때릴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쓸데없이 몰입감이 잔뜩이었네요.
요새 잠을 잘 못자서 지속적인 두통이 있습니다. 아주 힘든 건 아니고 신경에 거슬리는 정도인데 또 잠이 잘 오는 건 아니에요. 호르몬이 좀 망가진 것인지. 보다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활력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너무 누워있으면 근력이 다 없어지고 몸이 망가진다고 하더라구요. 움직이지 않으면 죽은 병력입니다... 아령을 하나 주문해야겠습니다. 올 여름 사놓고 한번도 안입은 옷도 좀 꺼내서 입을려구요. 사고 싶던 트렌치는 포기를 할까말까 고민중입니다. 나갈 일이 없는데 옷을 사서 무엇하련지. 내일 출근들 잘 하십쇼. 일요일 저녁을 슬픈 기분으로 넘기면 즐거운 금요일 토요일이 또 오겠지요.
2020.09.21 00:50
2020.09.21 13:29
이번 추석 때 안내려갈 것 같습니다. 무섭네요...
2020.09.21 00:50
2020.09.21 13:30
요즘 시대에 마스크 안쓰면 눈총을 살 수 밖에 없죠 ㅋ
2020.09.21 06:30
코로나가 안겨준 무력감과 죄책감이 크죠.
근데 이러 느낌을 글로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충분히 건강하시다는 증거인 거잖아요.
저도 요즘 침대에 누을 때마다 '아, 힘들다 힘들어~'라는 끙끙앓이를 하곤 합니다. (어리광 1도 없는 성향임.)
음. 이 댓글 창을 열고 있는 동안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통화하면서 함 여쭤봤어요.
- 아부지는 의욕이 다운될 때 어떻개 극복하시나용?
"수염을 깎고 샤워를 하고 속옷을 갈아 입는다."
2020.09.21 13:30
하하하 그럴지도요 그런데 요즘 심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어요 잠도 잘 못자고...ㅠ
우울은 수용성이란 말을 다시 되새겨야겠습니다
2020.09.21 08:17
턱스크를 하고 싶기도 했는데 그럼 극장 어딘가에서 역행하는 저 자신이 와서 이상한 몸놀림으로 저를 한대 때릴 것 같아서 참았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내년 말까지 이대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참.
2020.09.21 13:31
두뇌 속 양분들이 역행하는 느낌입니다 잠못자면 머리가 띵~
한국에서는 코로나 블루를 질병관리코드에 넣자고 논의 중입니다. CDC에서도 판데믹 중에 스트레스가 수면/식습관 변화, 정신 건강 악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구요.
그 스웨덴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근무지 이동률이 70%대로 줄었어요. 누가 말한 거지만 정말 한국인은 좀비가 나와도 출근할 겁니다. (좀비 쪽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있음)
다음 주면 추석이 목전입니다. 이번 추석은 집에서 쉬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평시처럼 정상적인 활동만 하는 것도 더 많은 에너지가 드는 시절이네요.
다들 무사히 이 시기를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