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2020.09.16 11:48

겨자 조회 수:710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당 회의에서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이 사안이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에 의해 엄청난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비화됐다”며 “전형적인 지록위마”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읽으면서 아 이 사람 고사성어 잘못 쓰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링크 


지록위마는 그냥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진나라 황제 호해가 즉위하자, 환관 조고가 엄청난 권력을 쌓아올립니다. 그리고는 조고는 자기의 권력을 시험하고, 자기에게 곧은 말을 할 사람을 추려내서 잡아죽이기 위해 꾀를 냅니다. 조고는 황제 호해 앞에서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깁니다. 그러자 황제는 지록위마라 하니 그게 무슨 소리냐면서 저것은 사슴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조고는 저것이 말이라고 우기지요. 이제 중신들은 두 명의 권력 앞에서 선택을 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은 말이라 하지만 누구는 사슴이라 하고 합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들을 기억해두었다 잡아 죽입니다. 그리고 나니 조고의 권한을 꺾을 이가 없게 되었습니다. 


즉 원래 이 말은 권력가진 자가 자기 권력의 양을 시험하며 명백한 사실을 아니라며 우길 때 쓰는 겁니다. 지금 집권당은 더불어민주당이고 법무부 장관은 추미애인데 이 고사성어를 야당쪽에 들이대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써먹은 것인지요. 


대한민국에는 왕이 없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하는데, 국민 앞에서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우기니 이것이 지록위마입니다. 사슴을 말이라고 우길 수 있으면 앞으로는 무슨 일을 못하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9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75
113450 만약에 차기 정권이 교체된다면? [1] 귀장 2020.09.18 599
113449 동국대 운동화 정액 테러 사건 [11] eltee 2020.09.18 1254
113448 김치 사서 드시나요? [19] 왜냐하면 2020.09.18 995
113447 더럽고 치사하면 정치인 안하면됩니다 [14] 메피스토 2020.09.18 1094
113446 윤주, 뒤늦게 써보는 전공의 파업 비판 성명에 대한 잡담 [5] 타락씨 2020.09.18 730
113445 생사람 잡는다 [14] 사팍 2020.09.18 720
113444 고백하기 좋은 날 [3] 예상수 2020.09.17 527
113443 리버풀 티아고 영입 [11] daviddain 2020.09.17 1015
113442 원래 웹소설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4] 스위트블랙 2020.09.17 760
113441 그런데 도대체 공공도서관의 열람실은 코로나 핑계로 왜 자꾸 닫는걸까요? [10] ssoboo 2020.09.17 1403
113440 [영화바낭] 간만의 망작 산책,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을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0.09.17 631
113439 배두나 배우 잡지 화보(스압)(2) [1] 스누피커피 2020.09.17 573
113438 [게임바낭] 이제 플레이스테이션 쪽도 카드를 완전히 깠습니다 [20] 로이배티 2020.09.17 786
113437 잡담...(졸부와 자유) [1] 안유미 2020.09.17 467
113436 싫어하는 김기덕 영화를 보다 [4] 가끔영화 2020.09.17 714
113435 언론이 만드는 "지록위마" [23] 분홍돼지 2020.09.16 945
113434 민주당이 추 장관 아들 건으로 사과했군요 [9] 가을+방학 2020.09.16 922
113433 조선시대를 다룬 책 중에 추천작 있으세요? [9] 산호초2010 2020.09.16 509
113432 [넷플릭스] '살아있다' 보았어요 [8] 노리 2020.09.16 732
113431 추미애 장관의 아들과 3137명이라는 숫자 [30] Sonny 2020.09.16 130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