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2 23:12
개인 블로그인데 오가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어요. 이 친구가 제가 바라던 시험에 합격해서 정교사가 되었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저 전업주부로 전혀 일은 안하고 취미생활하고 집안일만 하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일을 하고 그러다가 독하게 아주 독하게 노력해서 일하면서 합격했어요. 축하해줬죠.
근데 그 블로그에 "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글이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속에서 달라붙어서 거슬리는 거에요.
뭐, 당연한 글인데 꿈을 꾸고 열심히 했더니 그리고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고 옆에서 중보기도를 해주시니
내 꿈을 이루어주셨다,,,,,,합격수기, 솔직히 지금 전 이 시험에 합격하면 합격수기 거창하게 쓰진 않을거에요.
뭐, 자기 블로그니까 합격의 기쁨에 그간의 고생과 감격을 적고 축하받고 싶었을거에요.
첨엔 그냥 축하한다는 댓글 올렸다가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다썼어요.
나는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질투가 난다고 그리고 기도는 너만 한게 아니고 나도 했다고.
난 너보다 더 열렬히 이 시험에 매달렸고 더 교사로 오래있고 싶었다고 등등,,,,
사실 안쓰는게 좋을 말들이지만 뭐랄까,,,, 속이 뒤틀린거죠.
이런 글 쓸수록 난 자격지심으로 열폭하는 찌질한 인간이 되고 그간의 인간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더이상 숨기기가 정말 싫었어요.
말그대로 질투에요. 나는 뼈빠지게 10여년에 결쳐서 애쓰고 애쓰면서 기어올라와도 안되는걸
단 2년만에 그것도 일하면서 합격한 사람에 대한 질투.
-질투에 대한 책을 google에서 찾아보니 남녀관계에 대한 질투 얘기뿐이네요.-
-전 이제 전교 2등이 옥상에서 전교1등을 밀어서 죽였다는 어린 시절 무서운 얘기에서
전교2등의 심정이 이해가 가요.
이런 사람이 선생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시겠죠.
2016.08.12 23:20
2016.08.12 23:36
글쎄요, 티 안낼거요. 요즘엔 자기 글만 가끔 쓰고 댓글에는 댓글도 안달더군요. 바빠서 블로그엔 한참 뒤에나 접속할거구요.
속을 모르겠어요.내색을 할 성격이 아니에요. 내가 만나기 싫으면 조용히 관계가 끊어질거에요. 생각해보면 그 친구한테 질투한게 시험 합격만은 아니었어요.
아기저기 여성스럽게 꾸민 블로그에 올린 책읽고 쓴 감상문이며 수필, 그 글솜씨, 아니, 그 글을 쓰는 열정,
그리고 그 글을 누군가가 읽어준다는거, 나도 문학 좋아했고 글쓰는거 좋아했는데 이젠 전만큼 그렇게 써지질 않거든요.
생각해봤어요. 이런 질투를 감추고 만나서 친절한 표정으로 나이스하게 만남을 가지느냐, 아니면 블로그일망정 내 마음을 쏟아놓느냐,
전 충동적인 사람이에요. 호감이 많았던 사람이지만, 그 사람한테 나는 그만한 호감의 대상은 아닌거 같고 이런 질투는 적대감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데 이 사람과 나는 친구였던게 맞을까 싶더라구요.
2016.08.13 00:14
질투를 감춘다고 상대가 전혀 모르지는 않을 거예요. 제 경험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감정은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이해 되더라도...
이해되지 않는 상대의 감정은 물음표가 되어 남고....불쾌감과 섞여서 결국 전해지죠. 말들 속에 희미한 가시만 박혀도 알죠.
글쎄요, 제가 그 사람을 아는 것은 아니니 뭐라 할 수 없지만 님이 원하는게 뭔지가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앞으로도 그 분을 계속 보고 싶은지, 아닌지.
저라면 그만 보고 싶거나, 더 오래 보고 싶은데 솔직하고 싶어서 고민하다 질렀을 것 같은데.
말씀처럼 그 분은 님만큼 호감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불쾌감과 불편함이 적대감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저는 역시 두 분이 너무 가깝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생기고 더 커진 것 같아요. 글이라는게 좀 그렇죠.
제 이해 범주에선 그런 감정이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별로 없고 각자 인생에도 별 도움 안되고
상대도 곤란할 뿐이니 그만 보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제가 뭐라 말할 문제가 아니겠죠.
2016.08.13 16:41
우린 그렇게 자주 만날 기회가 지금은 없어요. 올해 초에 만났죠. 그 사람이 합격했던 무렵에, 전 축하해 주고
기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돌아왔고, 올 해 여름에 연락을 했는데 만나지 못했어요. 방과후수업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서울에 오지 못한다고 들었어요. 우리는 많이 가깝지 않아요. 생각해보면 제가 그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이고
난 그 사람한테 많은 지인 중 하나인거에요.
2016.08.13 00:02
2016.08.13 01:02
2016.08.13 01:10
좀 전에 EBS 영화 <전쟁과 평화>를 봤는데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The most difficult thing - but an essential one - is to love Life,
to love it even while one suffers,
because Life is all.
Life is God,
and to love Life means to love God.
삶을 사랑하면 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진정으로 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즐겁든 고통스럽든
삶에서 겪는 모든 것들에 의미가 있다고 믿고 받아들이는 데서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일 텐데
그건 결국 자신의 삶 자체를 사랑하겠다는 마음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내 삶에서 느끼는 모든 것들이, 그것이 고통이든 슬픔이든, 각각 다 의미가 있고
어떤 것이 닥치든 그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며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신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힘과 평화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2016.08.13 03:59
2016.08.13 04:03
2016.08.13 17:28
많은 분들이 댓글을 지워야 한다는 글을 올리셨군요. 글썼지만 아침에 댓글은 지웠어요. 그 친구가 안봤길 바랄 뿐이에요.
봤다면 우리 관계는 끝이겠죠.
2016.08.13 06:00
2016.08.13 16:47
질투는 멀리있는 사람한테 하는게 아니에요. 내 주변에, 내 분야에서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한테 느끼는거에요.
눈에 보이는게 다는 아니다, 네, 다는 아니겠죠. 하지만 정규직들 틈에서 계약직이 느끼는 박탈감은 왠만한 멘탈로 견디기도 힘든데
전 경쟁심이 심한 사람이니까요.
2016.08.13 06:08
아, 그리고 친구 중에 교사가 몇 있는데 임용시험 합격과 실력은 거의, 아니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아요. 대학 졸업하고 재수해서 1년만에 시험에 바로 합격한 친구도 있고 직장 다니면서 5수(5년은 아니구요..)해서 붙은 친구도 있거든요. 그리고 전 5수한 친구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여기다 다 쓸 순 없지만 이런 저런 일로 마음 고생 많이 한 친구라.. 산호초님도 정말 꿈이라면 포기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2016.08.13 17:11
운칠기삼,,,, 귀인이론도 배웠지만 점점 운에 귀인을 하게 된게 참 안타깝죠. 같이 일하는 기간제 교사중에 3년 연속 공부만한 사람이 있는데
최종에서 자꾸 떨어지면서 그런 무기력감이 생긴다는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실력은 물론 기본이에요. 특히 1차 붙은 사람들 중에 실력없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컷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라면 그건 확실한 실력이구요. 사실 지쳤지만 이 시험에서 완전히 손놓을 수 없다는게 제 결론이에요. 다른 시험을 볼까,
다른 직업을 가져볼까, 내가 왜 임용시험에만 집착해서 이렇게 열패감에 살아야 해라는 생각 많이 했어요. 아예 훌훌 털고 다른 일로 새출발하고 누구하고도
비교하지도 비교당하지도 않는 삶, 근데 현실적으로 힘들더군요. 전 학교에 남고 싶어요. 그리고 학교에 오래 남는 길은 시험에 합격하는거 외엔 없어요.
계약직으로 남아있는건 모래시계가 떨어지는걸 보는 기분이에요.
2016.08.13 10:16
일어나자 마자 댓글 지웠어요. 이 친구는 못봤을거에요. 블로그에 말씀드렸듯 요즘은 아주 띄엄띄엄 들어가서 글도 몇 달에 한번 쓰니까요.
이 사람을 질투하는 감정보단 좋아하는 감정이 결국 더 큰 사람인데, 거리가 멀어서-이 친구 경기도가 발령지라서-
1년에 몇 년 못더라도 계속 지인으로 남아있고 싶어요. 애증이 섞인 이상한 집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참 이상한 인간이구나 싶어요.
나는 이 친구를 좋아하는데 이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 나를 안좋아하는 것이 속상한 면도 있고-남들이 이런 소리썼으면 유치하다 했을텐데-
말했듯이 이것저것 내가 잘하고 싶은 분야에서 나를 앞서간다는게 싫은거에요. 그 사람 자체는 매력적이고 호감도 가고, 좋은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면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한테 몇 년동안 불행한 일도 많았는데 그 때마다 "**이는 참 좋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안좋은 일이 생기는지 속상해."라고 엄마한테 얘기하고
그 사람이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마음으로 바랬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잘되니까 마음이 바뀐거죠. 근데 내가 느끼는게 질투가 아니라고 나자신을
속이고 있었어요. 정말 축하해주고 싶고 잘되서 기쁘다고. 사실은 이래저래 난 그 사람을 질투한다는걸 요즘에서야 내 마음을 밝히 알게 되더라구요.
제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서 그럴거에요. 성과주의자라서 내가 성과를 올려서 성공을 해야 가치가 있고 안그러면 비참해하고 비교하고 나보다 잘난 사람들
못 참아하고-겉으로 표시는 잘 안내지만-,,,,댓글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네요. 남들은 내가 욕심도 질투도 별로 없는 사람인 줄 알아요. 남들 보기엔 그저
하는 일 묵묵히 하고 좋은 팀플레이어라고 평가하죠. "**이는 참 성실하고 좋은 사람" 이런 이미지. 하튼 제 뒤틀린 속내에 제 자신이 놀라워요.
2016.08.13 10:40
근데 블로그 따라 다르지만 댓글 달리면 알림 같은 게 떠서 보게 되던데... 스마트폰 연동도 되구요. 혹시 친구가 봤을 가능성도 염두하시고 앞으로 대화에 조심하셔얄 것 같네요.
2016.08.13 11:25
2016.08.13 16:51
얻어지는건 없죠. 하지만 가식적인 저 자신한테 침을 뱉는다는 느낌이랄까요. 통쾌한 느낌도 있었어요. 그 애가 미워서가 아니라
질투하면서도 그 애가 미끄러지길 바라면서도 만나면 웃는 얼굴로 나이스하게 구는 내 가식이 역겨워서요.
다시 만난다해도(글쎄요, 그 사람이 내 댓글을 과연 봤을까요? 봤으면 할 수 없어요. 이미 그 글을 썼을 때는 안봐도 할 수 없다는 마음이 있었으니까요.)
난 여전히 같은 얼굴로, 학교 얘기, 책 얘기, 그런거 하겠죠. 태연스럽게. "사실은 난 니가 내가 원하는걸 가져서 화가 나고 니가 질투가 나"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거에요.
2016.08.13 13:39
다소 지치신 거에요. 아마 님께 조금이라도 더 심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마음에나 품지 글을 쓰는일까진 안하셨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경쟁이 사람 목줄조여오는 그 기분. 노력했다고 다 되는게 아니라는 현실은 정말 쓰고 쓰죠. 경쟁은 정말 사람의 무언가를 메마르게 하는면이 심한거 같아요. 그 경쟁이 심하면 심할수록.
저도 몇년이고 그토록이나 노력하고 열망하던 공모전에 친구가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인생 처음으로 말이 입에서 안나오는 경험을 한적 있어요.
님의 심정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부디 마음 잘 다독이시고 뭔가 기분전환이 될 일이 생기시길 바래요. 님같은 심정을 느낀 사람이 그렇게 적지는 않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2016.08.13 17:23
감사해요. 사실은 많이 지쳤어요. 다른 사람의 성공을 축하해줄만큼 여유가 없었는데, 내 주변인들은 하나 둘 계약직을 벗어나서 정규직이
되버리고 저만 남더라구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자리도 쉬운게 아니다, 계약직이지만 얼마나 힘든데,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리고 지금 학교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소중한건지 고마워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냥 정교사들이 아니라, 내 가장 가까웠던 이들이 하나 둘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자
혼자 뒤쳐진 낙오자가 된 기분에 우울해졌어요. 정교사가 무슨 꽃밭을 걷지 않는다는거 너무 잘 알아요. 가끔 생각해요. 혹시 내가 정교사가 되면 난 정말
만족할까, 그 때는 어떤 기분이 들까, 그 때는 주변 사람들한테 더 너그러워질까, 더 이상 질투나 복수심을 품지 않을까 하면서요. 모르죠.
지금 전 6개월 연장된거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항상 무거워요. 그리고 "닥치고 공부"를 하다보면 쓸데없이 질투때문에 잠못들고 혼자 안절부절하는
병신짓은 안하지 않을까 싶어요.
2016.08.13 14:18
저는 다른 것보다 '그저 전업주부로 전혀 일은 안하고 취미생활하고 집안일만 하던 사람'이라는 말이 참 놀랍습니다. 다른 사람의 노력을 너무 쉽게 보시는 것은 아니신지요. 친구분이 독하게 노력했다고 말은 하셨지만 본인의 노력에는 비할 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자체로 다른 어느 일 못지 않은 노동을 요하는 전업주부가 다른 일을 시작하고, 거기다 시험에도 합격했다니 제3자가 보기에는 글쓴 분보다 노력이 덜했을 것 같진 않아요. 2년이 걸렸는지 10년이 걸렸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요. 더 열렬히 원했을지는 모르지만요. 그것도 당사자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는 한 누가 더 열렬했는지는 알 수 없는 거죠. 댓글에도 이미 적으셨지만 두 분은 친구 사이는 아니셨던 것 같아요. 그분 속을 모르겠고 내색을 할 성격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분은 님을 대할 때 속을 내비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라고 느꼈던 게 아닐까요? 말 안 해도 사람은 느끼니까요. 내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인지 아닌지, 그 정도는 저절로 느껴집니다.
2016.08.13 17:17
네, 제 글이 편견에 절어있었던걸 인정해야겠네요. 전업주부 아무나 하는거 아니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 친구는 다 했어요. 아이는 없었지만 집안일도 하고
책도 부지런히 많이 읽고 감상문도 꾸준히 쓰고 홍차모임도 가지고 그림도 잘 그리고 봉재까지. 다재다능한데다가 성품까지 좋아서 누구나 호감가지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친구 사이가 아니란 말은 많이 심하시네요. 인터넷 텍스트만으로 다른 사람 관계를 규정짓지는 마세요. 제가 가장 힘들 때 나를 만나서 위로해줬고
그 사람도 저한테 가장 힘든 부분을 보여준 사람인데 저한테 그 정도로 신뢰가 없었을까요. 그 친구가 속내를 잘 안드러내는건 자신의 상처 속에 침잠하는 성격때문에
일일이 수다스럽게 자기 고민이며 일상사를 다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는거였어요. 하지만 우린 서로 아픈 이야기도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모임이었기에
전부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힘든 부분이나 깊은 생각들도 많이 교류하곤 했어요.
2016.08.13 17:39
듀게에 제 속내를 털어놓은건 오랜만인거 같네요. 제가 비이성적이고 어리석은 짓과 비생산적인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는걸 인정해요.
날 것 그대로 남에게 그 감정를 투척하는 것도 폭력이겠죠. 그것도 나에게 아무 잘못도 없었고 좋았다고 믿은 관계에서. 비록 지금 자주 교류하는건 아니라도.
모르겠어요. 나 자신한테 이렇게 심한 질투심이 있었다는 것에 나자신도 놀랐고, 그게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었다는건 더 놀라웠고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것처럼
내 감정이 맞춰지니까 전체 그림이 드러나는 거 같았어요. 난 수년동안 내가 그 사람을 질투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늘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잘 되기를 바란다고
믿었어요. 질투만도 애정만도 아니고 그 모든게 섞인 감정인데 난 내 감정을 나 자신한테도 속이고 있었던거에요.
2016.08.13 18:48
그 감정을 인식했을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산호초님의 글을 읽고 떠오른 옛 친구가 있어서 제가 너무 감정 이입을 했나 봅니다. 그 친구는 제가 모든 것을 너무 쉽게 이룬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노력하는 것에 비해 큰 노력도 하지 않고 모든 걸 쉽게만 얻는다고요. 그리고 어느 날 저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계속 저를 질투해 왔고 제게 그닥 좋지 않은 일이 있었을 때 안도의 감정 비슷한 걸 느꼈다고요. 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구나. 솔직하게 이야기해 준 건 좋았지만 그 이후로 그 친구에겐 좋건 나쁘건 제게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할 수가 없어졌어요. 믿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친구였기 때문에 그만큼 배신감도 컸고요. 자연스럽게 멀어졌죠. 위 댓글의 친구가 아니었다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고 지금도 심한 말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친구에 대한 기준은 다르고, 제 기준으로는 상대방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도 친구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말이에요.
2016.08.13 20:16
어쩌면 가까웠기에 그런 말이 가능했을꺼에요. 질투, 혹은 깍아내리기, 그런건 서로 은밀하게 이루어지죠. 어이없게 저도 질투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게 은밀한 폭력처럼 이루어져서 정말 힘든 세월이었거든요. 솔직히 전 왜 그 사람이 날 질투하는지 이유라도 좀 알고 싶었어요. 그냥 날 단순히 싫어하는건대
착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직접 그런 말을 들으면 물론 충격이었겠죠. 사실은 상상은 잘 안되네요. 누군가 대놓고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니까요.
(저처럼 한밤 중에 생각이 폭발하면서 댓글달기를 하는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2016.08.13 19:14
제 친구들도 종종 저에게 그런 말을 합니다. "니가 불행해졌으면 좋겠어." 저는 그냥 깔깔깔 웃어요.
그런 말한다고 그들이 제 친구가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저도 제 몫의 불행을 짊어지고 있고요.
다만 지금 그들이 너무나 절실히 바라는 그 어떤 것만은 제가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거겠죠.
그래서 그 반대의 상황같은 건 귀에도 들어오지 않구요.
김국진이 라디오스타에선가 그런 말을 했어요. 막상 열어보면 누구의 냄비나 끓고 있다.
다들 그러면서 사는 걸거예요.
2016.08.13 19:57
네, 바로 그거에요. "절실히 바라는 그것" 정말 영혼을 팔아서라도 가지고 싶은 그것을 누가 가졌다면
다른게 안보이는거에요. 그게 무엇이든지요. "전부 혹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란 강의가 기억나네요.
2016.08.14 05:55
그냥 전 그럴 수도 있다고 님의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너무 가까우면 벌어지는 일 같기도 하고요.
질투가 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게 용기 같기도 해요. 근데 친구는 많이 놀랐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