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술 한 잔 했어요...

2020.11.23 23:42

forritz 조회 수:691

친구랑요...맛없는 질긴 냉동삼겹살을 안주삼아 한 잔 했습니다...
전 겁이 많아요. 술은 그 겁을 조금 줄여주고 조금 더 대담하게 만들어줍니다

술을 마셔 취해서 실수하는 게 아니라 술을 마시면 스스로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조금 더 관대해진달까요...그게 취한 거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금 달라요. 전 사회가 허용하는 ‘취함'의 방패를 들고서 계산적으로 제 소심함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지 이성이 마비되고 뭐 그런 건 아녜요.

친구가 33 되도록 알바 한 번 안하고 공뭔 준비하는 애가 하나 있어요. 9급은 웬만하면 눈감고도 합격하는 애인데 7급을 노리느라 번번히 고배를 마시곤 하죠. 9급 최종합격했으나 고사하기를 여러번...그 친구가 걱정돼요.
오늘 술마신 친규와 공뭔준비하는 친구 글고 지금 미국서 살고 있는 친구와 저는 4총사로 어렸을 적부터 절친하게 지냈기에 더더욱이요.

근데 술마신 친구왈 공뭔 준비하는 친구는 부모님이 아파트만 4채 갖고 있는 초갑부란 겁니다...그 말 들으니까 걱정한 제가 바보같아졌어요. 개미는 평생 힘들게 일해도 끽해야 삶의 겨울을 힘겹게 버텨내는 것 뿐이지만 부동산이 있는 베짱이는 꿈을 쫓아가도 풍족한 삶을 누리게 되지요. 물론 오랫동안 공뭔셤 준비하면서 피폐해졌을 친구의 마음이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맘편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친구가 부러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저두...집에 돈도 없어서 장학금 받으며 독학사 2년만에 졸업해 얻은 학사자격증이 전부고 그 뒤로 공장 물류창고 호텔 보안 인터넷 신문 기자 식당 서빙까지 가리지 않고 일해왔어요.

근데 비정규직이라 언제 잘릴지 모르고 실제도 짤린 적도 두어번 있다보니 실업급여타면서 공뭔 준비해본 적 있어요.

전 독학사 다닐때도 교수님들의 이쁨을 한 몸에 받았고(질문을 재밌게 하고 수업을 흥미롭게 만들어준다고) 공뭔 셤도 국어 국사는 어려웠지만 행정법총론과 행정학 개론 영어는재밌었고 모의고사 성적도 썩 나쁘지 않았어요. 근데...돈도 떨어지고 때마침 우연히

현직장에서 면접보고 싶다 연락와서 냉큼 달려갔고 후회는 없지만 저도 공뭔준비 맘편히 준비해보고 싶었어오...정말로...

독학사 마치고 좋은 대학 학사편입할 능력은 있었어요...근데 늘 돈이 없었죠. 빚을 내서 대학갈 엄두가 안났어요.

이런 얘기해봤자 뭐가 바뀌겠나요. 전 좋은 부모님을 뒀고 분에 넘치는 직장에 다녀요.

ㅎㅎ횡설수설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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