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팀의 발언에 여초 삼국 까페가 집단 성명을 냈습니다.

여러 내용이 있으나, 제 주목을 끈 대목은 "분노를 표출하거나 사과를 요구하진 않는다." 였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친구간이나 부모지간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나는 상대방이 왜 화를 내는지, 그 정도 가지고 과연 화를 낼만한 일인지 아리송하지만 중요한 건 상대방이 그걸 가지고 화를 내고 있다는 상태 아닐까요?
내가 상대방이 아닌 이상 그 상대방이 왜 화를 내는지는 대부분 모릅니다. 근데 거기다 대고 "너가 화내는건 이러이러해서 틀렸어." 라고 지적질을 하거나, 그걸 넘어서 "누구누구는 내가 맞다던데?", "너 왜 그런걸 가지고 화내냐 이 쫌팽아?" 이래버리면?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을 뿐입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의 주장을 논리와 이치를 가지고 따져볼 일이 아니라, 공감을 하건 반대를 하건 일단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주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 옳은 소리든 개소리든 그건 중요치 않아요. 옳다 그르다 이런 판별은 인간인 이상 결국 내 입장에서 판단하려고 들지 100프로 완벽하게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 상대방의 분노가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얘기를 할 상태가 되어야 자기와 상대방간의 갈등을 좁힐 여지가 생기지요.


이 번 경우도 그렇다고 봅니다.

비키니사진에 대한 나꼼수팀의 반응을 보고 꽤 많은 여성들이 화를 내지만, 전 그 이유에 별로 공감이 안가고, 아마 죽을 때까지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여성주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학습해왔거나,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대를 갖는 재능이 뛰어난 분들을 제외한 상당수의 남자들은 대부분 그럴것 같습니다.

삼국까페의 여자분들이 "사과를 요구하진 않는다."라고 밝힌 이유는 뭘까요? 이건 이런 종류의 갈등은 갈등의 상대방인 남자그룹과 결코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사과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걸 그네들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저 이런 사안은 여자들을 '뚜껑 열리게 할 수 있는 것'임을 최소한 인지라도 해달라는 의사표시라고 봐요.

헌데 지금은 굉장히 소모적인 감정싸움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집단 성명을 낸 삼국까페의 여자들을 비아냥대며 도발하는데, 이런 비아냥들은
"가만 보면 페미질 하는 것들은 꼭 못생긴 여자들임. 이쁜 애들은 자신있게 비키니 보낸다." 로 귀결됩니다.

아니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MBC 중견 여기자분이 보낸 사진을 근거로
"우리는 이런 분들도 환영임 ㅋ" 라면서요.

근데 그 여기자분의 비키니 몸매를 보며 "생물학적 완성도"가 느껴지더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들 할란지...


괜시리 변명한답시고 미사여구나 정치용어, 논리적인 토론을 지금 당장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은 고개 숙이고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일의 발단이 된 상황 즉 나꼼수팀이 킥킥대던 단계에서만큼은 굳이 사과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생물학적 완성도 발언은 '아 C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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