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비판을 하려면 아무리 짧은 칼럼이라지만, 이택광이 추구하는 진보에 대한 소개를 해주고, 그게 왜 진보가 아닌 '개혁'이라 칭할 수 밖에 없으며, 왜 그 개혁은 실패할 수 없는지에 대해 밝혀야 찬성하든 반대하든 최소한 말이 되는 주장이 되는 것 아닐까요. 그 설명이란 게 박정희 보다 박근혜가 낫다, 혁명 없는 진보는 보수의 연장이다, 이 정도인데 그 말이 짊어질 수 있는 것 이상의 지나친 공격이라고 봅니다. 더 낫게 실패하라는 말에 이석기처럼 실패하지도 못할 것들이라고 받아치는 재치 이상의 뭔가가 있나요.
호레이쇼/ 장정일의 글이 단지 이택광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닐 겁니다. 요즈음 좌파 또는 진보 지식인들이 혁명을 이야기 하지 않는것. 체제 내의 개혁만을 이야기 하는 것. 오히려 혁명은 커녕, 현 시기에는 대중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 그런 태도가 체제 순응에 기여하는 것. 에 대한 일종의 주의 환기?가 아닐까 하네요. 우리 나라 좌파 지식인들의 체제 순응성에 대한 경고로써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돌아볼 것이고, 누군가는 장정일을 시대 착오적이라고 하겠지요. 물론 이택광이 그 타겟이 된 근거는 적어도 인터넷으로는 아무리 찾아봐도 찾기 어렵네요. 이택광이 조금 억울할 것 같습니다.
혁명그룹 안에서는 '개량주의자' 한마디로 비판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모르겠습니다만, 장정일의 비판은 충분한 설명 없이 혁명이니 진보니 하는 개념과 이택광과 이석기 등의 위치를 자의적으로 정하고는 그에 맞춰 말재간을 부린, 그냥 비난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새벽길님처럼 생각해보려 해도 벗어나야 한다는 체제가 뭔지도 모르겠고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자유민주주의? 양당 대의정치?) 거기 맞춰서 진보가 무슨 활동을 해야하고 그 외에는 '패배할 수 없는' '끝이 있는' 개혁이 되는 건지. 뭘 근거로 장정일의 비판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독서일기 칼럼의 힘을 빌리자면 이택광의 책의 내용이 이런데, 모순이 있다든지, 실천은 이렇게 다르다든지는 식의 성의라도 보여야죠. 쎄게 말하기만 하면 경종이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