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7 13:21
조규찬의 <Deja vu>를 오랜만에 듣다가 걷잡을수없이 추억회로가 폭주하여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오전내내 따라갔었어요.
93년에 나온 1집은 말그대로 닳도록 들어서 씨디2장 테이프4개정도 샀던것 같아요.ㅋㅋ
꽤 히트한 <추억#1>도 물론 좋아합니다만 1집에서 가장좋아했던 노래는 <조용히 떠나 보내>였어요.
손편지로 가사와 내 감상을 열심히 적어 좋아하던 아이에게 보냈던 생각이나요.
이소라씨와 듀엣했던 두노래도 굉장하죠. <난 그댈 보면서>와 <그내 내게>요. 조규찬 씨는 코러스 실력도 정말 좋아서
특히 여성가수들과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역시 그 좋아했던 아이와 열심히 노래방에서 노래를 망쳤던 기억이나는 군요. ㅎ
1집을 너무나도 사랑했어서 그랬는지 2집은 뭔가 당황스러웠었습니다.
그간의 음악역정을 압축해서 나온 데뷔앨범과는 너무도 다른 "실험적"인 음악들이었거든요.
이 아죠씨가 범상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그 때쯤 눈치 챘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사막을 걸어온 네온사인>같은 노래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거든요 ㅋㅋ
어쨌든 사놓고 열심히 들었고 그 때는 귀에 안박혔던 음악이 지금은 꿀같이 달라붙네요. ㅎㅎ
2집이 나올 때쯤에는 그 좋아했던 아이와 사귀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노래의 가사처럼 걔는 저를 여러번 배신했고요 ㅋㅋ
뭐 배신이라고 해봐야 별거있습니까. 다른애랑 영화보고 팥빙수먹고 노래방가고 그런거요 ㅎㅎ
물론 그때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줄 알았습니다만.ㅋ
앨범을 듣던 당시에 가장 좋아했던 노래는 <Chan's Swing> 이었습니다. 이 아죠씨 정말 힙스터란말입니다.ㅋㅋ
3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트랙은 <C.F.>와 <20> 이었어요. 물론 저도 스물이었고 캠퍼스 커플말고 캠퍼스 프랜드 하고있었습니다.
커플간의 이합집산이 바쁘던 신입생시절에 저는 한번도 누군가와 교집합을 이루지 못했고 "네가 널 다섯 번 볼 동안~" 하면서 슬퍼했던 기억이나요.
야 이것이 엑스세대의 스물감성이다!
웸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하나였단 걸>
4집부터는 조금 듬성듬성 들었어어요. 이 맘때쯤부터 어쩐지 조규찬씨가 좀 재수없게 느껴졌거든요 ㅋㅋ
아마도 제가 뭔가 뒤틀려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겠지요.
1집의 가사를 정성껏 손편지로 건내주었던 그 아이와도 오랜 연인관계를 끝냈던 시기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역시 대학생활 내내 고교시절 연인을 놔두고 양다리를 걸치려 했었던 것이지요!!-물론 실패했습니다만.)
그뒤로는 조규찬의 음악이 제 인생 사운드트랙에서 서서히 빠져나갔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 음악들이 그 시간들에 박혀버려서 타임머신트랙이 되고 말았답니다.
그래도 아주 구질구질하고 서툴렀던 청춘의 배경음악이 조규찬의 음악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오전이었습니다.
2020.09.07 13:37
2020.09.07 13:40
2020.09.07 16:06
제 주변에서는 저와 제 친한 친구 한 명만 좋아했는데, 그 무슨 축복받은 환경이셨단 말입니까!
지금 흥얼거려도 여전히 아름다운 노래를 외우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2020.09.07 17:33
제가 전도를 열심히했습니다 ㅋㅋ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다 좋아해줬어요.
2020.09.07 13:39
2020.09.07 13:42
2020.09.07 13:53
여기 적어 놓으신 내용만 놓고 보면 '내가 적은 글인 줄' 수준이라서 반가움을 넘어 신기함이. ㅋㅋㅋ 좋아하는 앨범, 곡, 맘에 안 드는 것까지 99% 일치하네요.
이소라가 저 시절에 틈만 나면 조규찬 칭찬을 하고 다녔었죠. 앨범 땡스 투에다가도 적고... 하지만 역시 여성과 듀엣이라면 '소중한 너'가 시작이었고. ㅋㅋ
요즘엔 별 소식이 없다 했는데 그냥 곡 하나씩 깨작깨작(?) 작업해서 디지털 싱글 식으로 올리고 있더라구요.
아들 키우는 재미에 빠지셨나 봅니다. 제목이 좀 괴상하다 싶은 멀쩡한 노래(?)가 있는데 알고 보니 거기 나오는 쌩뚱 맞은 이름이 아들 이름이었던(...)
2020.09.07 14:50
-혹시 1집의 팬레터 전반부만 마음에 들고 후반부는 쏘쏘였습니까!!
-아들이름이 스털링이었다니 뭔가 조규찬 답군요. ㅋㅋ
넷플릭스에 <아쳐>라는 멋진 스파이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는데요 거기에도 스털링이 나옵니다!!
2020.09.08 15:26
팬레터 - 제가 1집에서 스킵 충동을 느끼는 거의 유일한 곡입니다. ㅋㅋ 근데 곡을 마무리하는 방식이 좀 맘에 들어서 결국 그냥 들어요.
'아처'는 세 에피소드 쯤 보다가 다른 볼 게 생겨서 일단 중단했었죠. 언젠간 다시 보려구요. ㅋㅋㅋ
2020.09.07 15:13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5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른'입니다.
2020.09.07 17:32
저도 5집에서 어른을 제일 좋아해요. 5집은 참 듣기 어렵죠. CD를 사두길 잘했어요.
2020.09.07 18:24
2020.09.08 08:46
-<충고한마디할까>였지요. 예전에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노래였는데 다시들으니 괜찮네요 ㅋㅋ
-사실 저 사진은 <따뜻해진 커피조차도> 식어버렸다는 표정입니다 ㅎㅎ
-김현철 좋지요. <동네> 참 많이 들었어요. 둘이 아무 말도 없이 지치는 줄도 모르고 온종일 돌아다녔던 그 동네요.
2020.09.08 06:28
2020.09.08 08:49
저는 같은 강동구민이었습니다!! 라고 초라하게 자랑해봅니다 ㅋㅋ 신암중학교 다니셨더라고요. 혹시 강동구에서 교회를 다녔다면 저도 여기저기 "문학의 밤"류의 행사를 바쁘게 다녔던지라 보았을 수도 있겠군요!!
2020.09.08 21:01
2020.09.08 10:53
조규찬 좋아했는데 가수'해이'랑 결혼하는 것 보고 '으음?' 했습니다. '해이'도 제가 음반을 제돈으로 산 손꼽은 가수였는데.
그러고 해이는 가수생활을 접었죠.
2020.09.08 11:05
해이님 제가 알기로는 음악활동 계속하시고 계세요. 조규찬님이랑 같이 공연도 종종하시는 것 같고요.
5-6년전에 영문학 박사과정 들어가셨으니 곧 박사님이 되시지 않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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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동년배이신 듯? ㅎㅎ 간만에 조규찬을 좀 들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