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전작들 보다는 못하네요.

2020.08.31 20:06

노리 조회 수:947

코로나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가운데 수개월만에 영화관을 다녀왔습니다. 테넷에 대한 리뷰들은 찾아보지 않았어요. 듀나님 리뷰도 부러 안봤죠. 내용 이해가 어렵다 정도의 이야기들만 주워듣고 갔습니다. 스포일러 염려때문이라기보다는 영화적(?) 체험에 온전히 나를 맡겨보자는 심산이었달까요. 


제목에도 적었지만 전작들에 비해서는 실망스럽습니다. 이미지 면에서는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에 준할 바는 못되더군요. 아이맥스로 봤는데도요. 용산에서 본 게 아니긴 했지만요. 인트로가 제일 강렬하고 클라이막스는 다소 혼란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 합니다. 이번 놀란의 영화를 보면서 마이클 베이가 떠올랐습니다. 과한 비교일까요? 글세요. 툭하면 저음으로 깔리는 크고 장중한 BGM에 피로감이 좀 느껴졌습니다. 촌스럽다는 느낌도요. 인셉션때는 잘 먹혔는데 말이죠. 스타일은 반복되는데 발전된 부분은 없다고 느껴졌네요.


새로운 소재를 다룬 것치고는 야심은 없는 작품입니다. 뭐, 새로운 소재라기엔 닥터후와 스타트렉 TNG의 'All good things' 등이 생각나네요.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성기기도 하구요. 영화에 나오는 '인버전'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지 않으려고요. 심지어 '테넷'은 맥거핀 같은 거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의 영화적 비전 혹은 놀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테넷이 필요해의 느낌이에요. 엔트로피를 되돌리는 게 가능하다면 악당보다는 재활용 업체에 기술을 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던데요. 단순하게는 이거야말로 영구기관같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한 게. 


덴젤 워싱턴 아들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 보았어요.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목소리가 좀 아쉽더군요. 사실 캐릭터-배우들을 위한 순간이 거의 없는 영화에요. 전작들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싶은데요. 어?! 하는 일들이 나와도 어머나, 쿵! 하는 일은 없어요. 전개를 따라가기 바쁜데 그만큼의 시각적 쾌락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능. 이 와중에 로버트 패틴슨은 그래도 제 몫을 챙겨가는 것 같습니다. 패틴슨이 어느 새 이렇게 분위기 있어졌죠? 약간 매즈 미켈슨 느낌도 나던데. 나중에 007로 나오는 거 아닐까란 생각도. 


이런 비전이라면 아이맥스보다 3D가 안낫나 싶기도 하고. 영화적 체험이란 건 과연 뭘까 하는 의문도 스쳐갑니다. 

그러고보니 전작들 중 덩게르크는 안봤군요. 그리고 놀란이 동생과는 다르게 여캐 만드는 덴 참 재주가 없네요. 


원더우먼 예고편만 더 생각이 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12
113532 세상에, 북한이 공식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다니. [10] 졸려 2020.09.25 1672
113531 음악 잡담 - When u gonna be cool, 연애의 목적 [1] 예상수 2020.09.25 295
113530 엄한 내용 때문에 봉변당한 영화와 감독들 귀장 2020.09.25 578
113529 [넷플릭스]에놀라 홈즈 봤습니다만 [3] 노리 2020.09.25 933
113528 작은 집단과 분석의 욕망 [1] Sonny 2020.09.25 439
113527 난데없는 인싸취급, 관계에 대한 애착 [2] 귀장 2020.09.25 436
113526 작은 집단 속의 알력다툼 [10] 귀장 2020.09.25 701
113525 [넷플릭스바낭] 알고 보면 무서운(?) 이야기, '이제 그만 끝낼까해'를 봤습니다 [4] 로이배티 2020.09.25 813
113524 어머님의 친구가 암투병중이신데 [3] 가을+방학 2020.09.25 662
113523 에휴.. 아무리 머저리들이라지만 추미애 아들건 까지 물 줄이야 [2] 도야지 2020.09.25 762
113522 잡담...(불면증, 게임, 대충 룸살롱은 왜가는지 모르겠다는 짤방) [1] 안유미 2020.09.25 624
113521 좋아하는 영화 삽입곡들(의식의 흐름에 따른)...과 글리 (스크롤 경보) [4] Lunagazer 2020.09.24 511
113520 카톡이 왔군요 [4] Sonny 2020.09.24 973
113519 거저먹는 게임라이프 [8] Lunagazer 2020.09.24 470
113518 이겨먹기 [6] 귀장 2020.09.24 607
113517 벌집 퇴치, 시민케인 건너편 버킷리스트(스포있음) [1] 예상수 2020.09.24 262
113516 [초단문바낭] 요즘 하늘 너무 예쁘지 않나요 [22] 로이배티 2020.09.24 608
113515 [넷플릭스] 어웨이Away 보았어요 [6] 노리 2020.09.24 693
113514 [월간안철수] 김종인의 극딜, 안철수 검사수 조작 비동의 [14] 가라 2020.09.24 658
113513 결국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북한.. 깊은 빡침 [26] 어떤달 2020.09.24 12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