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서 올라온 공연보고 확실히 사로잡는 힘은 있는데 아브라카다브라가 되긴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좀 과하다 싶다가도, 삼십대 초반 여성과 이십대 중반만 있는 팀의 힘을 최대한 살렸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뮤비가;;; 뮤직비디오가 기대 이상으로 좋네요. 문제삼고 싶은 부분들도 있지만

아주 자극적이면서도 꼭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건 아니네요. 굉장히 잘 기획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이 포 벤데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잘된 인용으로 보였어요.

그냥 sm테마 이상을 잘 모르겠던 가사였는데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성애는 갑옷과 정치논리 속에 숨겨진

인간의 순수한 본성으로 묘사되는 것 같아요. 전경 복장을 한 청년들 연기 좋았어요.

떨리는 턱, 살짝 올리는 헬멧 쉴드 같은 묘사가 좋았고 절규와 포효의 중간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도 의미전달은 충분히 됐어요.

물대포를 맞는 쪽이 전경 옷차림을 한 청년들이고, 그들이 마구잡이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중

헬멧이 벗겨지자, 그리고 얼굴이 드러나자 전경인지 시위대인지 구분이 안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방패를 찍으면서 앞으로 내딛는 그들의 걸음은 어설프고 불안해보였어요. 앞은 연기로 보이지 않았죠.

고문 피해자와 sm놀이가 겹치게 묘사되는 게 좀 불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가사 전체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특히 가인의 오프닝 같은 것은 새로운 의미로 들리고

후렴구인 "너와 내 사이를 채우는 뮤직"에 까지 추가 해석을 넣게 되더군요. 음악은 누구나 듣는 것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미료의 독재자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하필 그라씨아, 이유없이(이유있게?)

피노체트가 당장 떠오르더군요. 남미의 수많은 독재자들에겐 미료씨의 스타일과 카리스마같은 건 빠진 인물들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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