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읽었던 책- 
발행연도와는 무관하게 제가 '2016년에' 읽은 책들 기준입니다.
(독서폭이 얕고 좁아 ...... 별거 없습니다만

소설, 비소설 가리지 않고 가장 좋았던 책 10권을 뽑아봤습니다.




10.
별도 없는 한밤에: 스티븐 킹 (지은이) | 장성주 (옮긴이) | 황금가지 | 2015-09-04 | 원제 Full Dark, No Stars (2010년)

-익히 알고는 있으나 돌이켜보면 딱히 읽은 작품이 기억나지 않는 작가였습니다.
이 중단편집은, 흥미진진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뒤 당장 구매했어요.
왜 스티븐 킹이 대중적인 작가인가를 (저에겐) 확인케 해준 소설이었습니다.



9,
일본 작가 마야모토 테루의 금수, 반딧불 강입니다.

금수 : 미야모토 테루 (지은이) | 송태욱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16-01-10 | 원제 錦繡
-빨간 책방을 듣고 읽게 된 책입니다. 문장의 아름다움, 유려함,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 이런걸 말할 때
대부분 국내 소설이 생각났는데요. 이 소설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정말 제목처럼 수 놓은 비단결이 생각나는 소설입니다.


반딧불 강 : 미야모토 테루 (지은이) | 허호 (옮긴이) | 문학동네 | 2006-04-17 | 원제 螢川
-금수보다 더 좋았습니다. 금수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허무하고 슬프고, 이런 분위기가 잔잔히 흘렀어요.




8.
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 : 요시다 아키미 (지은이) | 이정원 (옮긴이) | 애니북스 | 2013-06-28 | 원제 海街diary

-제가 구매한 거의 유일한 만화책입니다. 인물의 감정 묘사가 너무나 섬세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암환자인 아버지를 혼자 간병했던 막내 이야기가... 오래 남았어요.
축구부 이야기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 소소하지만 예쁘고 좋았습니다. 영화도 보고 싶어요.




7.
환상통-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이희주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올해 가장 유쾌했던 소설 하나만을 꼽으라면 전 이 소설입니다. 작가의 수상 소감과 인터뷰까지 이렇게 재밌고 경쾌발랄할 수 없어요.
인생에서 덕통사고를 당해보았던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겁니다.

누구나 맘속에, 덕질 하나쯤은 있으니까요?^^
(작가의 경험에서 나오는 절절한?! 고백+ 사랑과 좋아함을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어휘 풀이' 형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소설 작법.
이 두 가지 면에서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만, 기대쪽에 추는 물론 더 많이 많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을 읽는건 즐거운
일이고요. 아, 그리고 등단작들은... 우울한게 많았...는데... 이 글은 무겁고 어둡지 않아서도 좋았습니다.) 




6.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천명관 지음 / 예담 / 2016년 10월

-유쾌하고 좋았습니다.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매력이 있어요. 고래에서 시작되어 천명관 작가가 지닌 이야기, 입심(?) 이런걸 믿고 보는
독자 중에 하나인데요.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그 소설 중, 정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여러가지 사태가 터지기 전인데도 '말'(네, 타는 말 맞습니다.)로 비롯된 갖가지 소동들이
엉켜들고 각종 찌질한 남자들이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죽고... 이러는데요.
와중에도, 선한 사람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아서 좋았습니다.
(2박 3일의 지루한 입원 생활을 견디게 해준, 영화보다 재미난 소설이었습니다!)




6.(공동 6위라고 우깁니다. 비소설이니까요?)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책이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고등학생들 몇 명과 기회가 되어 함께 읽기도 하였어요. 
빨간 책방 추천 도서기도 했지요 방송을 다 듣고 읽었어서 어느 부분, 어느 부분 생각하면서 읽었는데도 새롭게 좋았습니다.
음...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혹은 우울증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나... 그리고 아이가 커가는 걸 가까이서 보는 나-
모두의 관점에서 좋은 책이었어요.

 



5.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지금부터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소설들이군요. 이 소설을 꼽은 이유는- 음, 작년에 여성문제로 논쟁이 많았지 않습니까.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우는, 제목으로 아시겠지만 80년대에 태어난 보통의, 지극히 평범한 여자들이 겪는 문제를 다루었어요.
평범할 수 있는 이 소설의 생기는, 작가의 이력과, 그 이력을 바탕으로 한 노력에서 올텐데. 방송, 언론 부문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더라고요.

전작, '귀를 기울이면'보다 이 소설이 더 간명하게 찌르고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성 뛰어난 다큐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도 또, 재밌고요.
(개인적으로는 김지영씨의 어머니가 좋았습니다. 악인은 없는 소설인데요. 그래도 좋았어요. 소설 이후 이 작가도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었습니다. 많이 회자되었을 때 읽지 못했고 좀 지나서 읽었는데요.
참전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그리고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역설적이지만, 아름답고도 먹먹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페이지 끝머리에 작게 접어가며 책을 읽는데요.
이 책은 접다가 그냥 포기하고 읽었어요.
읽었던 어떤 전쟁 소재의 소설보다, 마음 아프고 생생했습니다.



3.
다행히 졸업- 소설가 9인의 학교 연대기 /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아, 이 책은.. 절 유쾌하게 해주었던 책입니다.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어요. 
9편의 단편 중 하나만 좋아도 '건졌구나.'할텐데 모두 좋았습니다. 그 중 6편 정도는 최고였어요ㅎ

2010년대, 현재부터 시대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시대를 배경 삼고, '다행히 졸업' 해야하는 인물들의 학교 이야기들인데요.

장강명, 정세랑 등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 작품, 단편도 좋았고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시기인 19xx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작품은 아무래도 좀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 시기 학교를 다니지 않았어도 10대는 어떤 의미이며 학교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풋풋하고 섬세했던 시기, 많은 것을 부딪히며 (교과서 밖에서) 배워야 했던 때.
내가 갖고 있고 키우던 감수성, 이런 걸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재밌는 기획이었어요.



2.

피프티 피플 /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전 정세랑 작가를 좋아합니다. 무척이나 좋아해요. 글이 잘 읽히고요. 작품 전반에 흐르는, 유쾌하고, 명랑하면서도...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 이런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시니컬할 땐 시니컬하고요.
문장의 허세도 없어요.

정세랑 작가의 다른 책 중 <덧니가 보고 싶어>도! 
이미 헤어진 용기와 재화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식상한 이야기인데도(용기, 재화라는 두 주인공 이름을 단박에 기억할 만큼
자주 읽기도 했습니다)- 좋아요.

아, 그리고 피프티 피플은요. 주인공 숫자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가 잘 느껴집니다.
전부 다 주인공들, 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 사람들입니다. 두어페이지 정도에서 끝나는 이야기인데도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까,
잘 살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모든 인물들 이야기의 끝에 춤추는 장면이 들어갑니다.

따뜻하고 유쾌하면서 오래 옆에 두고 싶은 좋은 책, 피프티 피플이었습니다ㅎ

덧붙여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의 소설입니다. 유쾌발랄합니다. 
웹진 거울에서 '사랑해, 젤리피쉬!'라는 제목으로 올라왔을 때도 좋아해서 여러 번 읽었었는데요.
다듬고 연작으로 이어서 한 권에 나왔습니다.
학교 이야기이고 즐겁고 유쾌합니다.
진지하고 장난스럽고, 그래도 바탕은 선한 사람들이 나와 북적입니다.
이 소설 너무 좋아해서요(이 얘길 몇 번 하나요) 심지어 이 소설 중에 등장하는 오리도 좋을 지경입니다ㅎ
종편 같은 데에서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줬음 좋겠습니다





1.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실린, 권여선 작가의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까지 포함하고 싶습니다.

안녕 주정뱅이는 단편집입니다. 좋았던 단편을 모아서 한 권으로 보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이후 이효석 문학 작품집이 나왔는데
(수상작인 조해진 작가의 <산책자의 행복>도 좋지만,) 
우수상 수상한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가 사실은 올해 제일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어요.
안녕 주정뱅이-에 실린 단편은 전부! 좋습니다. 제가 보장해요.

특히 좋아하는 단편은 봄밤, 이모, 카메라.. 입니다.
전부 '술'과 관련이 있긴 합니다.

봄밤, 카메라는, 라디오독서실 팟캐에서 낭독해주어 듣기도 여러 번 들었어요.
봄밤을 읽을 때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모를 읽을 때는 내 삶의 끝은 어떻게 될까, 생각하게 되고. 담박하고 아름다운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고요.
이 짧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깊이가 있는 단편이니.
1위에 권여선 작가와 작품집을 올려 놓습니다.

<당신은 알지 못하나이다>는 학교에서 벌어진 폭력, 살인과 그 이후 이야기인데요.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주인공이, 재회하는 장면이 있는데, 글로 묘사된 장면, 묘사 중에 단연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감정의 묘사와... 상황이 이어오다 딱 터지는 그 부분에서요.)



정세랑, 권여선 작가의 건필을 기원합니다ㅎ





이외에도 제일 비싼 책은,

보리 국어사전-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60,000원이었습니다ㅠ
초등학교 입학하는 조카한테 선물로 사주었으나 잘 펼쳐보진 않더군요
대신 제가 더 많이 봅니다.

세세한 들풀, 꽃 같은 것들이 세밀화와 함께 잘 설명되어 있어서 한번씩 넘겨봐도 보는 재미가 있어요.
특히,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양쪽 페이지 가득 그림과 설명이 있는데 굉장히 좋습니다.
이런 테마가 있는 사전, 좋아요.




그 밖에도, 좋았던 책들은


우리의 소원은 전쟁 / 장강명 지음 / 예담 / 2016년 11월

-저는 장강명 작가를 좋아합니다. 문학동네 상 받은, '그믐,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저한텐 베스트 중 하나라서요.
부지런히 글 써주시는 것도 좋고, 이후 다른 장편들도 꼭꼭 읽는 편이예요.
이 소설은, 남북 전쟁 이후 상황에 대한.... 뭐, 그런 글입니다.
어떻게 될까 예상이 빤하기도 한데 그래도 쉴새 없이 넘어갔습니다.
뒤가 궁금했어요.

순위권 안에 못 든 이유는요.
예... 제가 연애담을 좋아하는데요.... 이 속의 남녀 주인공이 엮일듯 말듯 안 엮여서... 입니다;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빨책 추천도서였지요. 재밌었어요. 하지만 숨가쁘게 재미나지 않아서 순위권 진입을 못했...습니다.
언젠가 댓글에서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추천해주신 걸 보아서, <자유>도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나는 농담이다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아, 젊은작가 시리즈입니다. 
김중혁 소설은 단편집이 아직은 저한테 더 좋은 것 같고요, 짧은 이야기를 단단하게 치고 나오는 쪽, 이게 더 잘 맞다는 느낌입니다.
재기있는 대화를 잘 구사하는 작가인데, <가짜팔로 하는 포옹>의 단편들은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어렵진 않았는데 읽기가 괜히 힘들더라고요.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했습니다.



1913년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은이) | 한경희 (옮긴이) | 문학동네 | 2013-10-19 | 원제 1913 Der Sommer des Jahrhunderts (2012년)

-독특한 느낌의 비소설이었습니다.
영화로 치면, 미드나잇 인 파리 같다고 할까요. 물론 훨씬 무겁긴 하지요.
유럽 역사, 특히 문화사- 미술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번역자의 내공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듀게에서 추천 받아 읽은,
짐승의 길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은이) | 김소연 (옮긴이) | 북스피어 | 2012-02-06 | 원제 けものみち
-촘촘한 느낌, 인간의 잔혹함, 잔인함에 대한 묘사를 기대하고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덜 잔인했고 어렵지 않게 읽히고 재밌었어요.



미실 이후 읽지 않았던 김별아 작가의 책을 다시 보게 된 소설도 있었어요

가미가제 독고다이-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로 벼락부자가 된 아버지를 둔, 고민 많은 아들 이야기입니다.
음, 예전에 영화화되었던 모던 보이 느낌도 나고요. 재밌었어요.
미실은, 읽으면서 문체의 화려함에 질려서;;; 김별아 작가라면 다시 보지 않았는데
가미가제 독고다이,에서는 화려함도 어느 정도 선에서 감당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유쾌하면서 시대적 배경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비장한 맛도 있습니다. 소설적 재미도 충분해요.

(이후 같은 작가의 장편을 전부 다 읽었..습니다...허허허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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