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3 21:20
처음 이 정보를 접한 것은 타 커뮤니티의 댓글이었습니다. 한국 맞춤 영화 광고를 보며 한국에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1인당 영화관람횟수가 세계에서 1위이다"란 식의 대댓글이 달리더라구요. 이게 정말인가?해서 여기저기서 찾아본 결과입니다. 이 이야기가 한참 언론에 뿌려졌을 때가 올해 초였던거 같은데, 그 때 듀게는 잠겨있었죠. 그래서 올라왔던 적이 없더라구요. 이 보도자료는 CGV 측에서 제공한 것을 각 언론사에서 받아적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더군요.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한국의 영화 관련 정보는 영화진흥원 측에서, 외국의 정보는 스크린 다이제스트라는 영국 회사의 자료를 CGV에서 분석하여 내놓은 것을 기준으로 내놓은 순위더군요. 계산법은 단순하게 영화관람수를 국내 인구로 나눈것 같더라구요. 2013년에 한국 관람이 2억을 넘었단 기사도 봤으니까요. 그래서 공통 정보를 교차 확인해보면, 2013년 1인당 영화관람횟수는,
1 한국 4.12편
2 미국 3.88편
3 호주 3.75편
4 프랑스 3.44편
라고 나와요. 이게 매 년마다 조사가 되지 않았을까 해서 더 뒤져보니 뉴시스의 [한국인, 세계에서 영화 제일 많이 본다…연간 4.12편]이란 기사에 7년 간의 변화표가 있더군요. 여기서 2013년은 (예상)이라는 단서가 달려있지만요
.
이걸 보고는 국가간 순위를 더 길게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다섯국가로는 제 양에 차지 않았어요. 이건 중앙일보의 [영화관련주, 성장 날개를 달다!] 기사에서 따온 2013년도 1인당 영화관람횟수에요. CGV 측에서 제공한 자료와 꽤 다르죠. 그리고 인도와 일본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건 2012년도 1인당 영화관람횟수죠. 독서신문의 [국내 영화 관객 수, 2억 명 돌파… 세계 5번째 기록]이란 기사에서 따왔어요. 12년도 자료라 그런지 가장 다수의 국가들이 들어가있는 정보죠. 사실 국가별 영화관람횟수만 있다면, 인구 수로 나눠서 계산해낼 수 있긴 하겠죠. 아, 이 아래표에는 한국이 빠졌는데 2012년 한국은 3.8편이에요.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뭔가 기분이 이상해지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외국인들이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질 않고, 한국인들이 정말로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는거요. 천만관객 영화 이런게 많다고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고 가서 영화를 보는거 잖아요. 독일이나 이탈리아, 일본이 2편도 채 되지 않을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죠. 유럽인들이 영화 아주 많이보고 그런거 아니었나 싶었는데, 그저 고정관념일 뿐이었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표 하나 더.
뉴스 Zum의 [영화 관객 2억명 시대의 '그늘']라는 기사에 실린 표인데요. 아마 영화진흥위원회의 2013년 결산자료를 뒤적거리다보면 이 표를 발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이 자료 찾으면서 진흥위 홈페이지 들어가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들을 보고 재미나하긴 했습니다만. 서울에 대략 982만명이 사니까, 거의 6000만번을 서울에서 봤다고 할 수 있겠죠. 2위가 광주라는 것도 신선하고. 좌석당 인구수를 보면 광주에 극장이 엄청나게 많나 보다 싶기도 하고요. 좌석당 인구수를 역순으로 보면 1.경북 2.제주 3.전남 순이군요.
어쨌거나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국가를 가로지르는 창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영화가 그럴 가능성이 상당이 높고 그리고 그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을] 가능성도 아주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후 5년 내지 10년간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바라봐야 하기도 하겠죠.
2014.05.13 21:28
2014.05.13 21:32
영국,스페인,독일,이탈리아가 한국보다 떨어지는 이유.
그들은 축구를 봐야하기 때문에입니다.
(일본은 AV...)
는 농담이고요.
전 한편으론 한국인에게 '영화관람'이 정말 대표적인 '여가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 하는 생각이 한국인에게 주어진 지극히 적은 '여가시간'을 영화,tv,게임,야구,축구 기타등등이 다 같이 경쟁한다는 생각이였거든요.
그래서 평소 패배감에, 피해의식에 빠져있는 축빠들에게 너희들의 경쟁상대는 결코 야구뿐만이 아니야~라고 생각했죠.
(나이키의 라이벌이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이듯이요. 범 게임, 범 스마트폰.)
저 모든것들을 제치고 여가시간에 즐길수 있는 매력적인 컨텐츠가 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텅빈 경기장밖에 없을거라고.
그리고 한국인의 여가수단중에 영화관람이 정말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중에 하나가,
인구 4천만~5천만인 나라에서 천만 영화가 매년 혹은 격년. 혹은 1년에 2-3편씩 터진다는게...
영화 진짜 많이 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뭐 한두영화에 몰빵되긴 했지만요.
2014.05.13 21:35
2014.05.13 21:40
Harper_ 가격이 영화관람횟수에 영향을 줄까 해서 검색하는데, 한국어로는 07년 기사만 있군요. 제 자료에서 07년은 미국 4.29, 호주 4.01, 한국 3.22, 프랑스 3.02, 영국 2.66에요. 스타뉴스의 07년 기사인 [외국 극장요금은 얼마? 2만2천원에서 500원까지]를 참조하면, 그 당시 미국은 13.04$, 프랑스는 9.85$, 한국은 6.50$군요. 영화제작가협회에서 자료를 받았다는데, 그 자료 좀 링크시켜줬으면 좋겠군요. 한국 기사들은 하이퍼링크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오, 서울신문의 13년도 기사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에서 제공하는 괜찮은 표가 있군요. 왠지 2012년도 인당 관람횟수와 연관있는 국가가 있는걸 보니 같은 1차자료를 기반으로 만든 표가 아닌가 싶군요. 아래 표 상으로는 한국의 관람료가 싼 편이군요. MPAA에서 요금에 관련된 통계자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그 키워드를 제가 찾질 못해서 해메다 걍 포기합니다.
자본주의의돼지_ 굳이 찾아보진 않겠지만 한국인의 여가시간이란건 확실하게 한정되어있죠. 통계청의 여가시간 평균을 찾거나,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를 파이그래프로 보지 않더라도 그걸 나눠먹는 업계끼리는 생각하지 못했던 업계와 경쟁해야 할 것이다란 생각은 들어요. 한국에서 어떤 대중성에 도달하기만 하면 돈을 펑펑 벌게 되는데, 그 이후 깊이가 생기면서 특수성으로 변화되기는 하나 궁금해요. 익숙하지 않은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까 하구요.
그런데 장르소설 계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거 같단 말이에요. 판타지가 어느 정도 대중성을 획득해서 다수의 독자를 만들어냈는데 이 후 독자성으로 발전했는지 아니면 사멸했는지 모르겠단 말이죠. 관객들을 잘 길러내면 다양한 소비층을 바탕으로 시도도 다양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낙관론을... 그런데 거기엔 또 유통사 문제도 있을 것이고...
2014.05.13 21:56
2014.05.13 22:07
호레이쇼_ 1년간 6편이니까 대략 2개월마다 1편이죠. 분산과 표준편차에 따라 개개인이 나눠질테구, 분포도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면 적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봐서 평균을 엄청나게 올려대고 있을지도 모르죠. 다른 것보다 저는 년간 성장폭이 상당히 눈에 띄어요. 보고자 할 작품이 있다면 지출을 더 해서라도 봐주마!하는 무언가가 느껴진달까. 간단하게 7년간 거의 변동이 없는 영국을 보면, 이런 식의 해석이 가능하죠. 엄청나게 잘 되는 영화가 하나 나오면 거의 대부분의 관람횟수를 흡수하고, 나머지 영화들은 안 보게 되는 식의 정량적 해석이요. 보는 사람만 보고, 보는 만큼만 정확히 보는 그런 상황.
2014.05.13 22:12
2014.05.13 22:15
2014.05.13 22:19
Harper_ 크흑, 제가 영어 까막눈이라서 세계적인 자료를 찾을 수 없음을 용서해주세요. 그런걸 다 다뤄서 유추하려면, 국가별 1좌석당 인구수, 국가별 영화요금, 국가별 1인당 영화관람횟수(아니면 국가별 영화관람횟수만이라도) 자료가 대략 5년 정도, 1년 단위로 있어야 할듯 싶습니다.
2014.05.13 22:39
2011년 표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영화 관람객은 조금씩 주는 추세라고 들어서 지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라고 한 뒤에 찾아보니 지금 환율로 작년 흥행 수입은 19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군요. 작년엔 관객이 0.5% 늘었으나 고교생 할인 극장이 늘어서 평균 입장료는 떨어졌대고요. 할인 없는 요금은 1800엔 정도인가 봅니다. 3월에 개봉한 겨울왕국이 지난 주말, 휴일까지 1350만 명/ 1억 6천만 달러를 넘겼고, 고질라나 원작이 일본 소설인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같은 작품도 그런 덕을 본다면 총수입과 관객 모두 늘어날 것 같습니다.
2014.05.13 22:58
한국은 영화 보는 횟수 자체도 많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한국 투자 가치라는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게, 흥행작의 시장점유율이 엄청 높다는 점이 있지요. 당장 지난주만 해도 [역린] [표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등 톱3 영화의 매출점유율이 80%가 넘는데, 미국의 톱3 영화 매출점유율은 40%를 밑돌아요.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고요.
2014.05.13 23:07
인도 인구가 10억넘는데 20억횟수를 보는거네요. 중국이 1인당 1화보면 15억이고 현재추세로 최고시장이 미국을 뛰어넘을거라고 하죠. 불과 10년전만 해도 우리나라 밑이었는데 말이죠. 근데 일본은 너무 비싸네요.
2014.05.13 23:54
macy_ 일본 극장요금은 정말 비싸군요. 한국과 비교해서 관람 수가 같아도 극장수익은 2배 내지 3배가 되는군요.
아른_ 흔히 양적 팽창이라고 부르는 형국인데, 이후 질적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를 위해서 관객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겠지만 말이죠. 아니면 계속 승자 독식 형태로 꾸준히 이어질지도 모르죠. 온갖 분야에서 그러하니 영화가 그러지 말란 이야기도 없겠죠.
사과식초_ 절대량으로 보면 인도나 중국이나 세계에서 인구 수를 따라올 자가 별로 없으니 엄청나게 많죠.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인구 수를 뛰어넘긴 힘들겁니다. 저는 그보다는 문화의 향유 관점에서 보려 한거니까 다루자하는 자료가 많이 달랐죠.
2014.05.14 00:31
2014.05.14 02:46
2014.05.14 10:57
일본은 데이트 코스보다 <<<<<<.....<<<<<<<<< 팬질/덕질 코스 쪽인 것 같습니다. 관객의 남녀 비율 편향이 굉장히 심해요. 달달한 로맨스 영화의 관객이 90%를 훌쩍 넘어 여성이라든가. 액션/서스펜스라 해도 여성에게 인기 있는 남자배우가 주연이면 같은 결과이고요. 남자배우가 흥행을 이끄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 아마 아베 히로시나 후쿠야마 마사하루 주연작, 스타들을 잔뜩 모아서 찍는 미타니 코키 작품 정도라면 남녀 비율 격차가 줄거나 비슷할 것 같습니다.
2014.05.14 11:07
외국은 각자의 취미생활 + 지역모임 + 사교활동이 더 활발한 것 같습니다. 국가 평균으로 보면 덜 도시화 되었기도 하구요.
위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우리나라는 도시중심에 취미라는게 등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재해서 주말 간단한 문화생활의 대표로 영화관 가기가 떠오르게 되었죠.
특히 데이트에 있어서 영화관+카페+식사+MT라는 정규 코스가 생겨버렸고요. 외국에선 영화관은 보통 포함안하는듯..
그리고 최근 몇년 사이 이 영화 뜬대 하면 봐줘야 얘기에 끼는(?) 분위기도 한 몫 한 것 같구요.
한국영화의 평균적인 질적 향상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가게 하는듯 해요. 예전엔 돈아깝다가 많았지만...
영화관 중심의 쇼핑몰 상권과 더불어서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는 듯 합니다. 영화관 많이 만들고 > 가까우니 많이 보고 > 영화도 더 많이 만들고
영화관 가기를 대체할 강력한 국민 취미가 나오지 않는 한은 계속 되겠죠.
2014.05.16 13:12
과연 한국에 비해서 외국은 여가에 대한 선택 사항이 넓은가?란 질문에 휩싸여서 헤매고 있습니다. 정말로 영화보기 밖에 할 게 없어서 영화관람이 엄청나게 성장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