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7 17:01
학부 때부터 함께 하신 거진 6-7년 된 usb께서 기력이 쇠하시어 테이프로 컴퓨터에 고정시켜놓고 자료들을 옮겼습니다.
별 해괴망측한 자료들이 여기저기 폴더 사이에 숨어있더라고요.
각 연도별로 거쳐갔던 덕질의 역사와 미드, 레포트, 사진, 발표자료들 등등등
오랜만에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지금은 두 다리쯤 건너야 소식을 듣는 선후배동기들과 우와아앙 하면서 찍은 사진들도 재밌고
지금보다 어리고 예쁘지만, 그걸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몰라서 저지른 화장이고 스타일이고 그냥 다 재밌었어요.
특히 레포트나 발표자료 같은 걸 보면서 각 학기별로 무슨 수업을 듣고, 어떤 진상들과 팀플을 했었는지,
좋아하는 교수님께 때차게 까였던 것, 싫어하던 교수님께서 해주시던 칭찬들, 마감 하루 전에 꾸역꾸역 밤새서 읽었던 책들 등등
마구 기억들이 쏟아져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답니다.
눈물이 난 포인트는 여기였어요, 레포트들.
물론 지금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미숙하고 치기어린 것들도 많지만, 지금 쓰라고 해도 그렇게밖에 쓸 수 없을 것 같은 레포트들이 꽤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때의 제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지금의 저는 발전 없이 그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상태라는 거.
음.. 오히려 그 때 더 그럴싸한 문장과 결론들을 만들어 냈던 것 같기도 해요,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퇴보한 느낌.
졸업을 한 후에는 내가 읽고 싶은 것들만 읽고, 그러다 보니 쉬운 것들과 익숙한 것들만 읽고, 결국 유동식밖에 못먹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이래저래 일을 하면서 지적활동이랄 건 딱히 없이, 요령과 처신만 늘어난 제가 음.. 싫다는 건 너무한 표현이니까.. 안타까워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금전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여건 등을 생각해봐도 대학생은 세계 탑 텐 안에 드는 직업인 것 같아요.
왜냐면 저의 대학생 시절은 이미 과거의 일이고 부정적인 것들은 뿌옇게 가려졌고, 가장 반짝거렸던 것들만 기억나는 첫사랑 같은 때거든요.
2014.03.27 17:03
2014.03.27 17:06
저도 대학생 때 생각하면 참 아쉬움이 많아요.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그렇다고 실컷 논 것도 아니고 그 시절 소중한지 모르고 어영부영 흘러보낸 것 같아서요. 이 놈의 직장생활은 앞으로 최소 30년을 더 하겠지만 대학생은 정말 인생에서 4년밖에 안되는 최고의 황금기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전 제일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수능 직후입니다.
2014.03.27 17:14
2014.03.27 17:17
2014.03.27 17:08
저는 휴학생인데 최악이라고 해야할까요. 좁은 교우관계, 재능이 없는 전공, CC하다 깨지고... 열심히도 안했구요...
사실 휴학하고 감정적이나 능력적으로나 충전되는 느낌도 들고요. 물론 학교 안다녔으면 지금 하는 공부를 못했겠지만요
2014.03.27 17:20
그 레포트들을 해피캠퍼스에 올리시면,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주는 푼돈 선물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농담이구요..
사실, 저도 얼마전 대학시절의 즐거웠던 사진들을 보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질뻔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이 즐거웠던 날은 다신 없겠지.. 라고 생각하니, 그냥 슬프더라구요.
2014.03.27 17:52
와 저는 대학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나 그리움은 별로 없는게 개인적으로 그 시기에 무척 힘들었었거든요. 정서적으로.. 약간 우울증같은게 있기도 했고.
지금 정신으로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야 좋겠지만 그냥 그때와 같은 경험을 다시 한다면 싫을 것 같아요.
게다가 지금도 여전히 학생이라서 더욱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쉬움같은게 없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ㅎ
2014.03.27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