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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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캐릭터들 안녕.)



 - 이미 전에 이전 시즌들에 대해 적었던 글이 있으니 줄거리 요약이든 뭐든 다 간단하게 해 보죠.

 덴마크 드라마구요. 코펜하겐에 사는 '리타'라는 이름의 40대 교사. 성격 x랄 맞고 사회성 떨어지지만 자기 일에는 유능하고 열정적인 이 양반과 주변 인물들이 다 같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시트콤 느낌의 드라마입니다. (dramedy 라는 표현도 자주 붙어다니더군요.)



 - 이 시리즈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가 매 시즌이 마치 완결편처럼 끝난다는 거였는데요. 특히 시즌 4의 결말이 더 이상 뭔가 나올 틈이 없어 보일 정도로 완벽했기에 시즌 5를 시작할 때 걱정을 좀 했었죠. 음. 그리고 그 걱정이 절반은 맞았습니다. 존재 가치가 없는 억지 늘이기... 까진 아니에요. 하지만 확실히 분량을 채우기 위한 군더더기가 많구요. 중심 사건도 좀 뜬금 없는 느낌이면서 재미도 예전만 못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역대급으로 어두운 데다가 리타의 캐릭터도 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네 시즌을 지난 두 주간 한 번에 달려오며 쌓은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아직도 땃땃하고 신선한 상태였기에 그래도 '재미가 없지는 않아!!!'라며 이틀만에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그래도 시리즈가 그동안 유지했던 장점이 사라져버리고 그런 건 아니에요.

 리타의 생활과는 거의 연결되지 않는 아들래미의 사랑 이야기가 쌩뚱맞게 큰 분량으로 등장하고, 예레디스의 가족 문제가 리타 이야기보다 더 많이 나오고, 예전 연인과의 새로운 관계 이야기가 심히 진지한 궁서체 톤으로 오랫동안 이어지고... 이렇긴 하지만 애초에 이 시리즈는 리타와 주변 인물들이 다 함께 철 들고 성장하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저 캐릭터들은 지난 네 시즌 내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시청자와 함께한 사람들이었으니 마지막 시즌에서 이런 예우를 해주는 것도 괜찮았겠죠.


 사실 진짜 문제는 이 시즌에서 (그래도 주인공인데!) 리타가 겪게 되는 고난이 영 쌩뚱맞고 급작스러우며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래도 학교 드라마인데!) 학생들 관련 에피소드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성의가 없었다는 건데... 음. 뭐 그래도 작정하고 이야기 끝내버리겠다고 만들어진 시즌이라는 걸 생각하면 되게 나쁜 것 까진 아니고, 그냥 좀 아쉬운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 맘에 안 든다면야 뭐. 시즌 5를 무시해버리면 됩니다. ㅋㅋ 위에도 적었지만 시즌 3의 결말도, 시즌 4의 결말도 충분히 완결스러우니까 그 중 맘에 드는 걸로 골라 잡으면 고민 해결. <-



 - 마지막으로 소감을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막장극스런 느낌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결국엔 선량한 사람들'이 모여서 부딪히고 괴로워하다가 결국 조금 더 성장하고, 그러면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내서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훈훈한 시리즈입니다. 특히 주인공을 비롯해서 주변 인물들이 모두 설득력 있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았구요. 

 좀 보기 편하고 훈훈한 이야기를 짧게 짧게 부담 없이 보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유명 레전드급 시트콤들보다 좀 덜 웃기긴 해도 캐릭터들의 매력은 만만치 않아요. 적당히 피식거리고 적당히 뿌듯해(?)하며 재밌게 봤네요.




 + 개인적으로는 남의 나라 학교, 학생, 학부모와 교사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코믹 드라마에 나오는 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저 동네 학부모들은 이 동네 학부모들보다 훨씬 더 강적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 후반 시즌으로 가면 막내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자식은 공기화되는데, 그나마 딸은 카메오 느낌으로 얼굴이라도 비춰주는데 큰아들놈은 아예 실종되어 버려서 좀 아쉬웠습니다. 제작진이랑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 제작진과 배우들이 공식적으로 이게 완결이다! 라고 못을 박았는데요. 이게 그 동네에선 좀 메가 히트급 드라마였나 봅니다. 유럽에서 몇 차례 리메이크 되었다더니 이번엔 또 미국의 쇼타임에서 한 시간짜리 파일럿을 만든다네요. 빠르면 내년 초쯤에 방영될 것 같다고 하고, 주인공 '리타'역의 배우는 이미 캐스팅 되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배우라는데 제가 그 드라마를 안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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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 헤디. 뭐 이런 이름인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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