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생명력을 가진 만화가

2010.08.05 02:04

스위트블랙 조회 수:4070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을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못 본 작품을 발견했어요. 레인보우 스토리.

H2보다 훨씬 전에 그린 작품 같은데 어떻게 오늘 처음 볼 수 있는거죠. 그의 작품을 모조리 다 봐야

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도 모르는 건 없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좋은 만화가의 기준이란건 저마다 다르겠지만 제 생각에 가장 좋은 만화가는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작가예요. 그러니까 한 작품가지고 몇십년씩 끌고 있는 작가는 어쩌면

천재일지는 모르지만 좋은 작가는 아닌 셈이죠.

작가도 천재, 등장인물도 천재인 유리가면 같은 경우에는 삼십년을 끌었나요? 지금의 유리가면은

많이 망가졌어요. 작가 본인을 생각하자면 생명력은 죽을 때까지 가겠지만 독자들이 기다리던

그 만화가 아니예요.

역시 마찬가지로 마모루 나가노도 같은 과구요. 연대기를 채썰어 놓은 그의 작품은 진을 빠지게 해요.

 

아다치 미츠루처럼 한편을 끝내고 새로운 다른 작품, 그 작품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다른 작품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좋아요. H2도 미유키도 슬로우 스텝도 러프도 크로스 게임도 다 같은 내용처럼

보이는 새로운 이야기였어요. 질릴만도 한데 좀체 질리지가 않아요.

다카하시 루미코도 좋아하는 작가죠. 우루세이 야쯔라부터 단편까지 모두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특히 인어의 숲이나 다카하시 루미코 극장을 보며 이 사람이 부지런한 천재라는 것에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어요. 하나를 끝내고 다음 작품도 이리도 훌륭하게 내어놓다니... 우라사와 나오키도

이런 과라 좋아요. 야와라부터 본 그의 세계가 해피같은 이야기로만 나아갈 줄 알았는데 20세기 소년이

되고 플루토가 될 줄은 몰랐어요.

전자의 작가도 후자의 작가도 똑같이 긴 생명력을 가졌지만 품고있는 세계는 전혀 달라요. 비교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후자쪽의 세계가 저에겐 훨씬 풍요로워 보여요.

 

그래도 일찌감치 생명력을 다 뺐기고 이제는 잊혀져 가는 작가들 보다는 더 나을지 모르지만...

 

클램프를 빼놨네요. 호불호가 갈리는 만화가지만 자기 작품만으로 한세계를 이루었다는 데에서는

놀랍다고 말하고 싶어요. 마츠모토 레이지의 크로스 오버 쪽이 좀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개성에서 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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