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1 00:23
단 한 권이라도 다 읽으면 듀게에 글을 써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짐 이후 단 한 권도 완독하지 못 했어요.
이 정도까지 독서 속도가 떨어지게 된 것인지. 독서를 전보다 못하게 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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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장염으로 추측되는 무언가로 하루 병가로 회사를 못 가고, 3일 정도 약 먹으며 고생했네요.
지금도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열이나 복통에 시달리지는 않네요.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증상으로 복통과 설사가 이야기되고 있지만, 고열과 기침이 동반되지 않아 가능성은 제외했어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장이 쓰리고, 목에 뭐가 걸린듯 (검진은 받지 않았지만 역류성 식도염 같은) 잔재감이 있어요.
다들 몸이 삐걱대지 않도록 잘 도닥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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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시네퐁주]를 잠시 읽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어요.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동네 도서관이 만 권의 책을 폐기하는데 가져가고 싶은 책이 있으면 챙겨가래서 살려온 책들 중 한 권이에요.
마구잡이로 쏟아져 있는 책들을 고를 때, 영화를 다룬 철학자를 어렴풋 떠올렸고 데리다가 '시네마'를 다뤘나보다 하고 챙겨둔거죠.
알고보니 그 철학자는 질 들뢰즈고, 저 책은 영상과는 한 치의 관계도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걸 1장을 다 읽을 때까지 긴가민가 했고, 다 읽고 나서도 아무런 연관성이 안 보이자 그 때서야 뭔가 잘 못된걸 깨달았습니다.
[그리마톨로지]가 영상에 관한 거였나? 하며 억지를 부리며 찾아보다가 이건 아니란걸 알게 되었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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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뉴스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유일하게 '세계는 지금'을 본방사수합니다.
( 사실 애인 탓에 [부부의 세계] 본방사수를 꾸준히 하게 된 시점에 주고 받기 식으로 같이 하게 된 거기도 해요. )
( 9시 40분에 시작해서 10시 30분에 끝나서, 10시 40분에 시작하는 [부부의 세계] 전에 보면 딱 맞았거든요. )
그리고 국제 기사들을 꾸준히 읽기도 해요.
아무래도 한 국가 내에서 일어나는 일만 접하다보면, 그 다양성과 옵션이 매우 비좁게 다가오고 그 길 밖에 없어 보이거든요.
다양한 국가에서 병렬적으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보면 참 가능성은 아주 넓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메카를 소유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순례자 할당을 정치적으로 조정한다던가.
( 기사를 읽은 김에 메카를 구글 맵으로 찾아가 보았는데, 그 바로 옆에 '이브라즈 칼 바이트'라는 거대 호텔이 있어군요. 그 규모에 놀랐습니다 )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많이 하는 브라질 대통령의 주요 지지 세력 중에 복음주의 기독교가 있다던가.
( 도대체 누가 저 사람을 뽑아주었는가 궁금했습니다. )
코로나에 관련해서도 다른 국가들은 강한 봉쇄와 그 후속타, 그리고 더 큰 2차 웨이브를 경험하는 상황이라던가요.
예를 들어 칠레의 경우, 병원에서 산소를 따로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적으로 산소통을 사서 환자에게 공급해야 합니다.
엇그제 '세계는 지금'을 참조하면, 프랑스는 코로나 검사를 예약제로 하는데 10월 중순까지 밀려있고, 검사를 받는다 하더라도 약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오고 있는 하루 확진자 수는 과거의 것이란 이야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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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은 위험한 생각 같네요" 식의 일축을 싫어합니다.
제 자신도 잘 그렇게 하질 못하지만,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확실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위험하다는게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위험하게 끝나게 되는지를 (그게 부끄럽더라도) 끝까지 서술해야 하죠.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고 그 명제를 길게 끌어가는게 답답하더라도, 근본까지 파해쳐서 함께 직면해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다만 그렇게 파고들어갈 힘은 거의 없겠죠. 먹고 살고, 자기 자신을 챙기는데도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길 위의 인생]은 꾸준히 읽어 이제 이백여쪽이 남았습니다. 고작 사백여쪽 짜리 책인데 이렇게까지 오래 잡고 있다니.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건... '아, 여러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엉망진창으로 예의바르게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군요.
코로나 시대에 환상적인 망상이죠. 마치 장염걸린 채로 에그드랍 버거와 콜라를 먹고 싶다고 상상하는 것처럼요.
아주 오래전 듀게에서 한 때 했던 시국좌담회 같은게 떠오르기도 하구요. ( 참여 해본 적도 없고, 아마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임이었을 수도 있지만. )
결국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야만 이루워질 수 있는 무언가도 있다는걸 다시 한 번 인정하는 감상입니다.
혹은 어떤 다른 길이 있을지도 모르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온라인 상의 방도가.
2020.09.21 00:57
2020.09.21 07:34
2020.09.21 13:56
다른 나라들 사정을 보면 내년 말에라도 종식된다면 다행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언제든 나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 좋아질 때마다 마음이 쫄깃합니다.
그런 글을 쓸 때 자신을 지키고 싶은지, 남을 바꾸고 싶은지 잘 정해야 한다고 봐요. 저도 나중에 쓴 글을 보니 대화가 아니라 명시였을 때, 후회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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