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과 선택...

2020.09.06 18:02

안유미 조회 수:783


 1.전에 썼듯이 그래요. 결혼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죠. 아이를 낳아도 되고 안 낳아도 되고요. 


 그러나 문제는 이거예요. '그럴 수 있는 동안에만' 그렇게 생각할 자격이 있다는 거죠. 오직 결혼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아이를 낳을 기회가 있는 동안에만 결혼의 단점과 출산의 단점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는 거거든요. 비혼주의자라던가 비출산주의자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닐 수 있는 건 아무리 잘 봐줘도 40 초반 정도겠죠. 그 나이를 지나가버리면 비출산주의나 비혼주의 같은 것을 논할 수도 없게 돼요. 선택할 수도 없는 것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 넌센스잖아요?


 그리고 꽤 많은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되기도 하죠. 비혼주의였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여러 문제로 고민하고 외로워하는 건 어쩔 수 없겠죠. 



 2.아니 뭐 어쩔 수 없는 것일수도 있겠죠. 원래 인간의 인생이란 건 그리 대단하지도 않고 그리 만족스럽지도 않은 것일지도요. 30년 뒤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는 30년 뒤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살아가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나 역시 인생 전체를 조망해 보면, 후회 없이 사는 건 중요하긴 해요. 나는 남자니까...여자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남자에 대한 것만 써보죠. 여자에 대해 쓰긴 힘든 건, 내가 남자여서만은 아니예요. 여성의 경우에는 자본력이나 이런저런 능력이 자신의 모자란 점-모자라다고 타인에게 여겨지는 점-을 완벽하게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3.결혼 얘기를 자주 하긴 하지만, 사실 나는 결혼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여기서 재산에 0하나 더 붙이고 결혼은 영원히 안 하는 미래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죠. 문제는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거예요. 여기서 재산에 0 하나 이상을 못 붙일 깜냥이면 그냥 결혼을 하는 편이 낫거든요. 어떤 결혼이든간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결혼을 말이죠.


 그러니까 내가 결혼에 대해 쓰는 건 내가 계획한 대로 인생이 잘 안풀렸을 때의 차선책을 말하는 거예요. 그냥 보통 체급으로 살아야 하는 거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게 좋으니까요. 잘 결혼하고 아이를 잘 낳아서 잘 키우면, 스케일에 관계없이 그 사람의 인생은 구색이 잘 갖춰진 인생인 거거든요.



 4.휴.



 5.네이트 판에 가보면 50살 넘게 먹은 사람들이 결혼을 안한 걸 후회한다는 글을 쓰곤 하죠. 위에 썼듯 인생은 선택권의 문제니까요. 


 사실 그렇거든요. 50살을 먹었든 60살을 먹었든, 마음만 먹으면 몇달 안에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을 안한 걸 후회할 필요가 없겠죠. 왜냐면 그냥 결혼을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 중에서도 꽤 괜찮은 사람조차도 40대 중반-50살을 넘어버리면 결혼을 하기가 힘들게 되거든요. 그리고 자신이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기간이 끝나서 할 수 없게 된 선택은 더 값어치가 있어 보이는 법이고요. 



 6.그렇기 때문에 후회없는 오늘을 살고 싶다면 남자는 많은 것을 모아놔야 해요. 돈이든 명성이든 인맥 같은 것들이든요. 50살이나 60살에도 마음만 먹으면 금방 결혼할 수 있는 남자로 살기 위해서죠. 마음만 먹으면 결혼을 할 수 있는 남자만이 결혼을 안한 걸 후회하며 살 필요가 없는 법이니까요.


  

 7.물론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결혼을 '할 수 없게 되어버린'상황을 겪어야 하는 건 더 짜증나는 일이죠.


 한데 나는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60살이나 70살에도 '결혼? 그런 건 내일 생각해 보도록 하지.'하면서 놀러다닐 수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젠장...결혼할 수 있을 때 결혼할걸.'하면서 후회하는 사람이 될지 말이죠. 몇 살이든 '결혼은 내일 생각해 보자고.'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75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069
113420 갑자기 떠오른 군생활의 수수께기 [7] 가라 2020.09.16 610
113419 맹인모상 사팍 2020.09.16 261
113418 지록위마 [17] 겨자 2020.09.16 711
113417 베스트 오퍼 정말 좋은 영화네요. 스포일러 [2] 하워드휴즈 2020.09.16 478
113416 신청을 전화로 하건 카톡으로 하건 뭐가 중요한가요 [13] 지나가다가 2020.09.16 647
113415 추미애장관 아들 관련 팩트체크 [23] theoldman 2020.09.16 646
113414 불면증 일기 안유미 2020.09.16 291
113413 <악마의 씨> [8] Sonny 2020.09.16 737
113412 아니..권성택 교수는 X맨인가요.. 제가 이상한것인가요.. [3] 가라 2020.09.15 856
113411 오인혜 씨가 세상을 떠났군요. [7] 지나가다가 2020.09.15 1089
113410 전화 연장 [35] 초코밀크 2020.09.15 941
113409 [바낭] 덕질의 나날_미니카 수집 [5] 칼리토 2020.09.15 436
113408 밤톨이의 정체는 [5] daviddain 2020.09.15 377
113407 의대생들의 자존심 [34] 가라 2020.09.15 1606
113406 팬과 안티, 가십을 대하기 [2] 예상수 2020.09.15 410
113405 전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일일최고점을 뚫었습니다. 분홍돼지 2020.09.14 625
113404 이런저런 일상 잡담 [1] 메피스토 2020.09.14 352
113403 안철수 지지하는 마음은 전혀 없지만 [11] 가을+방학 2020.09.14 996
113402 관심갖는 이 없지만 수아레즈 daviddain 2020.09.14 345
113401 [바낭] 천자문 [10] 칼리토 2020.09.14 53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