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입니다. 한 시간 오십 분짜리 영화에요.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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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여우, 조셉 고든 토끼, 도미니크 생선 등...)



 - 때는 그냥 현재인 것 같지만 또 근미래라고 우겨도 딱히 할 말은 없을 것 같은 애매한 시점의 뉴올리언즈가 배경입니다. 시작부터 흥겨운 음악 흘러나와 주시고 들썩들썩 그루브 타는 말투의 흑인들 많이 나오고 뭐 그래요. 암튼 이 동네에 '파워'라는 이름의 신종 마약(?)이 돌고 있는데. 약이라기 보단 무슨 나노 머신 캡슐처럼 생긴 그것을 한 알 먹으면 딱 5분간 초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 능력은 사람마다 다른데 약을 먹어보기 전엔 몰라요. 약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 다른 거라 어떤 사람은 즉사해버릴 수도 있고요. 암튼 그래서 이 약을 구해다 나쁜 짓에 써먹는 범죄자들이 치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지만 정부와 시 당국에선 이걸 비밀로 유지하며 목격자들을 약물 중독자 취급하며 묻어버리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이죠.


 암튼 이 판국에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이 약을 떼어다 팔며 돈벌이를 하는 래퍼 지망 여고생. 초인 범죄자들로부터 사랑하는 자기 고향을 지키기 위해 자기도 이 여고생에게서 약을 구해다 먹는 경찰 조 토끼. 그리고 뭔가 사연을 품고 이 약의 배후를 추적하는 제이미 여우씨가 이러쿵저러쿵한 사연으로 함께 뭉쳐 그 '배후'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 설정은 나름 괜찮습니다. 말도 안 되긴 하지만 그거야 히어로물이 다 그런데 우린 히어로물들 잘 보고 살잖습니까. 그냥 재밌는 액션과 이야기를 뽑아낼 소재만 제공해주면 괜찮은 거죠. 주인공 3인방의 설정도 뭐 클리셰지만 특별히 나쁠 것도 없구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들이 다 그렇듯 클라이맥스의 액션이 너무 소탈한 느낌이지만 뭐 그래도 이 정도면 특수 효과에는 나름 돈을 들인 것 같아요. 때깔이 괜찮습니다. 배우들이야 뭐 원래 잘 하는 사람들이고 역할에도 잘 어울리구요. 지방색(?) 살려서 자주 깔리는 음악들도 듣기 좋고 내용 전개도 빠르고...


 그리고 재미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그냥 무난하기만 하고 심심한 영화. 라고 간단히 설명이 가능하겠습니다.


 본격 능력자 배틀물이라고 하기엔 그 능력들을 그렇게 재밌게 써먹지를 못 해요. '배후'와 아무 관련 없는 처음 두 빌런(?)들은 그래도 나름 신경 써서 재밌게 표현이 된 편인데 정작 본격적으로 각 잡고 싸움에 들어가는 중반부 이후의 빌런들이 다 심심해요. 그냥 맷집 센 애, 그냥 유연한 애, 그냥 힘 센 애, 그냥 울버린 짭(...) 뭐 이런 식이라 화려하게 불타올라야할 후반부에서 오히려 짜게 식죠. 게다가 또 정작 주인공들 중에선 '능력'을 쓰는 게 막판까지 조토끼씨 한 명이고, 또 그 능력이란 게 그냥 '맷집 좋아'이니 이 배틀이 재미가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액션 영화인데 액션이 심심해지니...


 그래서 드라마라도 챙겨볼까. 하고 보면 역시 그런 거 없어요. 세 인물의 사연과 관계는 그냥 클리셰대로 흘러가고 그나마도 '얼른 진도 빼야 하니 중간 단계는 적당히 스킵할까?'라는 식으로 팍팍 넘어가서 진지하게 봐 줄 틈이 없죠.


 전체적인 줄거리도 그렇습니다. 얘는 대충 배후. 얘는 대충 중간 보스. 얘들은 대충 주인공. 이런 애들이 뭉쳐서 대충대충 흘러가는 이야기이고 당연히 개연성도 띄엄띄엄. 그냥 '파워'라는 아이템을 생각해 놓은 이후로는 진짜 아무 고민 없이 짠 이야기라는 느낌. 요즘 영화치곤 이야기가 너무 헐거워서 '일부러 90년대 B급 영화 느낌 내려고 그랬나!!?' 라는 생각을 0.1초 정도 하다가 내려 놓았습니다. ㅋㅋㅋ


 암튼 그래서 뭐가 되게 나쁘다, 뭐가 최악이다... 라고 욕할 정돈 아닌데요. 딱히 매력적인 부분도 없으면서 핵심 컨셉도 잘 못 살려낸 이야기입니다.



 - 결론은 대충 이렇습니다.

 주연 배우들 팬이면 보셔야겠죠. 

 히어로물스런 이야기라면 무척 관대해지는 사람인데 두 시간 정도 아무 기대 없이 가볍게 죽이고 싶은 상황이면 보세요.

 둘 다 아니라면 그냥 스킵하셔도 무관할 영화입니다. 제겐 이런 게 되게 못 만든 것보다 더 나빠요. 보고 나서 며칠 지나면 다 잊어버릴 성격의 영화라서.




 + 이미 평이 안 좋은 걸 알고 있었지만 조셉 고든 레빗 때문에 봤습니다. 호감 가는 배우인데 요즘 모습이 잘 안 보여서 궁금해하던 중이었거든요.

 그나마 세 주인공 중 가장 나았어요. 어차피 가볍게 팔랑거리는 내용의 영화이니 죽상을 하고 진지 우울한 제이미 폭스 캐릭터보단 팔랑거리는 액션 히어로 토끼씨 캐릭터가 더 보기 편했거든요. 약간 브루스 윌리스식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면서 둘이 함께 나온 '루퍼' 생각도 났네요. 물론 '루퍼'가 대략 15배 이상 좋은 영화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함 보시길.



 ++ 여고생이 랩을 제법 잘 하길래 진짜 래퍼를 데려다놓은 줄 알았더니 그런 경력 전혀 없는 분이더군요. ㅋㅋ 영화 속에서 이 분이 하는 랩은 전부 Chika 라는 실제 래퍼가 써 준 거라는데... 전 그 쪽은 전혀 몰라서 더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imdb에는 마지막에 나오는 주제가를 배우가 불렀다고 나오는데 유튜브를 뒤져보면 그냥 Chika가 불렀다고 나와서 괜히 궁금하네요. 노래는 그냥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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