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다채로운 경험들)

2020.08.15 05:31

안유미 조회 수:321


 1.마치 사람을 엿먹이듯이 비가 오네요. 인류가 비를 정복하는 날이 빨리 와야 할 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나의 전성기가 계속해서 가고 있어요. 예전엔 분명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았는데 말이죠. 슬프네요.



 2.그래서 요즘은 매일매일을 다르게 살려고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몇년 내내 하릴없이 술자리와 여자만 만나러 다니면? 그 순간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지나 보면 아니거든요. 그 시기가 지나 보면 결국 그 시기는 일종의 '묶음'으로 처리돼요. 왜냐면 매일매일 비슷하게 살았기 때문이죠.


 매일의 시간을 다채롭게 보내는 것이 나중에 되돌아봐도 즐겁고, 현재의 시점에서도 좀더 시간이 천천히 갈 수 있는 방법이예요.



 3.그야 사람은 관성적이기 때문에 '오늘 당장 새로운 거 하자!' '오늘은 등산가자!' '오늘은 여행가자!' '오늘은 바둑두자!'라고 하면 귀찮아서 그러기가 싫어요. 그냥 '어제 했던 거 또 하지 뭐.'라고 하면서 오늘을 낭비하곤 하죠. 


 그런데 살아보니, 매일 비슷한 걸 하면서 살면 시간이 쏜살같이 가버려요. 왜냐면 비슷한 것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경험과 기억에 의존해서 일처리를 하거든요. 그래서 사람은 다채로운 걸 하며 살아야 해요. 매번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서 자신에게 강요해야 하는 거죠.



 4.휴.



 5.이번 여름에는 미국도 가려고 했고 수상스키도 타보려 했어요. 사실 수상스키 얘기는 3년 전부터 하던 건데...쳇. 둘 다 코로나랑 장마 때문에 좀 무리예요. 우쒸...어쨌든 열심히 살고 다양하게 살아야죠.


 요전엔 누가 바다에 가보자고 해서 망설여졌는데, 갔다와보니 바다에 한번쯤 가볼만 한것 같아요. 바다니까 당연히 동해안 쪽일 줄 알았는데 을왕리라는 곳이더군요. 을왕리면 마침 인천이고요. 인천에는 우울한 기억이 여러 개 서려 있긴 해요. 어쨌든 우울하네요.


 인천에서 나를 만나러 오던 꼬마 팬은 잘 살고 있을까요? 그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지하철 노선도 표를 보니 너무 슬펐어요. 인천에서부터 신도림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수많은 역...그리고 신도림에서부터 또다시 내가 살고 있는 역까지 이어지는 짧지 않은 거리를 보니까요. 쩝. 나를 만나주러 그렇게  먼 거리를 여러번 왕복해줬는데 나는 인천에 한번도 가주지 못했다니 너무 슬펐죠.



 6.그러고보니 인천에는 빈디체도 살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알았을 때는 그랬어요. 그 꼬마도 그렇고...빈디체도 보고 싶네요. 하지만 역시 그렇다고 해서 다시 만나는 건 좋지 않아요. 


 지금이야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지만 역시 나는 재수없는 인간이거든요. 그들을 실제로 만나게 되면 또다시 재수없게 굴 거예요.



 7.우울하네요...하지만 바다에도 가고 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지내면 좋죠. 


 인천 얘기 하니까 생각나는데 인천 사는분 많나요? 몇 년 전부터 하던 얘기지만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생일파티를 해보고 싶거든요. 각 커뮤니티나 모임 별로 'XX모임 생일파티' 'yy게시판 생일파티' '듀게 생일파티'처럼 모임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을 기준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부산 생일파티'라던가 '인천 생일파티'처럼요. 내 생일파티에 오고는 싶지만 멀어서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그쪽 지역까지 가서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거죠.


 뭐 어쨌든 생일이 가까워져 오니 생일 파티좀 하고 싶네요. 지난번에 하지 않았냐고요? 또 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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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 썼듯이 정말 그래요. 나는 누군가를 그리워할 때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지만, 실제로 만나게 되면 다시 재수없는 놈으로 돌아가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의 안부만 묻고 만날 수는 없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둬두는 편이 모두에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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