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일복이 터졌어

2020.08.03 09:42

가라 조회 수:793

0.

한달만에 쓰는 회사 바낭이네요.

상사님이 퇴사했고, 제가 '다시' 팀장이 되었습니다. 뭐 그런다고 팀원 충원해준건 없고요.

굉장히 보수적인 회사라, 팀장 되었다가 다시 팀원으로 내려가는 경우는 '좌천' 말고는 없습니다.

본사에 회의 갔는데, 그쪽 팀장이 '가팀장 축하해..' 라면서 '팀장 달아줬다가 떼고 그러는게 어딨냐..' 라고 하시더군요.

인사담당 임원이 '가팀장, 이제 팀장 다시 떼지 말아야지...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지만..' 라고 하고요.



1.

퇴직한 상사님은 '이사'대우부장이었고, 사내 인맥이 꽤 있었죠. 이 회사를 31년을 다녔으니...


저는 십여년간 공장에서만 근무해서 본사나 다른 사업장에 인맥이랄게 없어요. 입사 동기들도 다 그만둬서 그쪽 인맥도 제로.

사원, 대리 시절 같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다른데로 간, 그나마 안면있는 위/아래 기수들도 많이 그만둬서 다른 사업장에 가면 아는 사람이 없어요.. ㅠ.ㅠ


회사가 오래되고 대놓고 입사 동기, 몇년도 입사 같은걸 따지는 데다가, 수면 아래로는 동문이나 지역 선후배도 따지는 곳인데...

어디서 아싸 하나가 CEO 직속 부서 팀장이라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제가 경력직으로 입사한지 얼마 안된줄 알았다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ㅎㅎㅎ


하여튼, CEO 직속 부서에 정확한 업무문장이 모호한 기획부서이다 보니 다른 팀에서 이래저래 저희 팀에 일을 떠넘기려는 시도가 있어요.

지금 어떻게든 막아내고는 있는데, 언제까지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2.

상사님이 퇴사하고 구매 업무 개선 TFT 에 간사로 발령이 났어요. 당연히 겸임으로...

아니, 저는 구매부서는 근처에 가본적도 없는데????

뭐 덕분에 저희 구매 업무에 대해서 공부는 되고 있습니다.

이 TFT가 대충 클라이막스 넘어가고 슬슬 결론쪽으로 가고 있어요. 얼마전에 사장이랑 본부장들한테 보고도 했고요. 


그랬더니만, 이번에는 품질 경쟁력 TFT에 간사로 발령이 났어요. 당연히 겸임이고...

엊그제 사장에게 대면보고하러 본사 올라갔는데, 미리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일복이 터졌네' 라고... 

아니, 내가 품질에 대해 아는게 뭐가 있다고...????

게다가 이 TFT 에는 사장 포함 임원들(공장장, 연구소장 등)이랑 고참 팀장들(기술팀장, 개발팀장 등)만 그득해요.

실무자가 없죠. 일을 시키는 사람만 있을 뿐.

하.... 결국 만만한 막내 팀장을 간사로 부려먹겠다...?



3.

옆팀 팀장이 '가팀장, 너도 힘들겠다.. 그래도 자꾸 여기저기 불려다니는건 기회야...' 라고 합니다.

사실 기회이기는 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제가 아싸에 존재감이 없어서 다른 사업장에서는 저라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니까...

자꾸 여기저기 불려다니면 저라는 사람이 있는 정도는 알려지겠죠...


사내 정치 이야기를 길게 쓰다가 지웠는데... 하여튼, 이 회사에 아싸가 뭘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거든요.

실권 없는 사장 직속 부서라서 상사님도 나가버렸는데, 사장이 저를 여기저기 끌고 다닌다고 좋을까..?

다들 자기 사람 챙기기 바쁜데 말입니다.




그래서 주말밤에 아이 재우고 일하다가 틈틈히 썼던 회사바낭을 월요일 출근하고 마저 쓰네요.

어제 밤에 보낸 TFT 운영안 초안은 언제 피드백이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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