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5 23:33
작년 처음으로 승진 누락이란걸 겪어보고
며칠을 마음고생했지만 올해 승진을 목표로 한해 열심히 달려왔어요.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고, 덕분에 고과도 좋았기 때문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승진 발표 명단에 올해도 제 이름 대신에 다른 동료의 이름만 있는거에요.
승진 발표 후 상사가 저를 부르더군요.
이번에는 둘다 승진시키기위해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둘다 승진시키는건 회사 방침상 불가능했다며 상사 본인도 너무 안타깝다고 하더라구요.
순간 "왜 하필 저인가요?" 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작년에 저는 이제 입사 2년차 경력 사원이라
계속 이 회사에서 고과를 차곡차곡 잘 쌓아온 다른 동료에게 먼저 돌아가도 그럴수있다고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승진대상자가 된(작년에 제가 누락되어 올해 저랑 같이 승진대상자가 된거죠) 다른 동료에게
승진이 돌아갔다는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객관적인 성과나 고과를 봐도 제가 밀릴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저는 성과야 둘다 비슷비슷하니 좀더 중간관리자급의 자질이 보이는 동료를 우선 생각했을수 있고
그게 제 상황이 그러하지 못해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해도 그걸 상사에게 보여주지못한것이 제 잘못이었겠죠.
혹은 좀 더 상사의 마음을 얻지못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요.
아. 모르겠어요.
오직 승진 하나만 바라보고 몸고생 마음고생하며 열심히 했던 일들 생각하니 억울해서 잠이 안오더라구요.
날 이 정도로만 생각하는 회사.... 그냥 확 그만둬버리자 싶다가도
지금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좋아서 그것 또한 쉽지않을듯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가 병신같아서 슬픕니다-_-;;
내년에도 승진이 안될수있어요.
이렇게 두번 누락당해보니 세번도 충분히 가능한 일 같습니다.
그때는 미련없이 회사를 그만두려고해요.
저 아니라도 회사는 아무렇지않은듯 잘 굴러갈테지만
그래도 저만한 사람이 없었다는걸 느낄수있도록 일단 열심히는 해보려고해요.
그것이 진정 회사를 제 입장에서 소심하게나마 엿먹일수있는 방법인듯해서..... (비록 제 착각일지라도)
승진누락으로 업무의욕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로 회사에 있는데
타부서 팀장님께서 스트로베리 대리 요즘 너무 수고많다고, 우리팀은 스트로베리 대리없으면 절대 안된다고
점심 사주시겠다며 연락이 왔어요.
그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살짝 나더라구요.ㅜㅜ
ps. 하향이직이 아닌 이상, 두차례 승진 누락으로 해당 직급 연한이 오래 된 경력직은 이직시장에서도 별로겠죠? ㅠㅠ
2016.03.06 01:23
2016.03.06 08:07
2016.03.06 09:34
힘내세요.
다니시는 곳이 대기업이라면 승진은 대상자의 역량과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받지만 정치적 이슈와 더 큰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코어 펑션에 있는 거라면 순혈주의의 벽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구요. 이걸 만회할려면 1년 내내 야근하면 가능할지도? 그래도 안 될지도?
회사는 잘 굴러갈거에요. 누가 그 자리에 있던.
인사 결과에 마음 상하면 몸도 상하고, 다시 마음도 상할 거에요.
경력직은 용병 같다고 생각하고 승진은 정치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특히 TO가 많지 않은 부서라면 그리고 나와 비슷한 연한의 경쟁자들이 많다면 이건 정치와 뗄레야 뗄 수가 없어요
사석에서 담당 임원이 스트로 대리랑 같이 계속 같으면 좋겠다 이런 뉘앙스를 주고, 던져지는 일이 중요하면 임원과 함께 같이 승진하고 같이 물먹는 공동 운명체가 될 수 있죠.
결국 승진은 회사가 시켜주는게 아니라 임원이 시켜주는 거든요. 혹은 팀장이 얼마나 임원에게 어필하느냐
그리고 임원 혹은 팀장과 내가 케미가 잘 맞느냐 이건 나의 능력 밖이에요.
회사생활을 운칠기삼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보기엔 운구기일 같아요. 직장 생활의 승진 혹은 인정받고 이건 제 능력 밖이라고 봐요. 운이 아주 작용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특히 규모가 큰 기업일 수록이요. 조직원의 역량 능력은 다 고만고만해요. 어떤 다른 팩터로 인해 지금 어떤 사람은 커리어가 좋아지고 어떤 사람은 아니기도 하거든요.
정말 나의 역량이 뛰어나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보통 기업에 있지않고 자신만의 것을 한답니다.
그게 회사가 주는 돈 받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거든요.
지금 이직을 하면 불리하지 않을까 해요
경력직 이직 시장도 얼어붙었는데, 만약에 가신다면 저라면 직위보다는 돈을 볼 거 같아요. 나한테 돈을 더 줄건지 말건지에 대해서 생각할 거에요
2016.03.06 18:45
토닥토닥
2016.03.06 19:30
점심말고 승진시켜달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