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영화 REC 알이씨

2011.11.24 04:18

정원 조회 수:4073

퀴어 영화 <REC 알이씨> 가 오늘 개봉합니다.

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에 추천을 드리고 싶어요 (영화와 직업적인 관계도 있습니다~ ㅎ 미리 밝히자면)


아래 내용은 영화를 보시려는 분들께 드리는 정보이오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태그라인: 

<후회하지 않아>를 잇는 퀴어 멜로가 온다 <REC 알이씨>


줄거리: 

영준과 준석은 5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둘만의 추억을 만들기로 한다.

모텔을 찾은 그들은 서로의 모습을 캠코더에 기록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기록한다.

그들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가는데…


감독: 

소준문 <동백꽃 - 떠다니는 섬><올드랭 싸인>


출연: 

송삼동, 조혜훈


상영관: 

씨네코드 선재, 상상마당 시네마, CGV 상암, 압구정, 인디플러스, KU시네마테크, 광주극장, 국도예술관, 대구동성아트홀, 대전아트시네마 (극장별로 개봉일이 조금씩 상이)


SNS: 

공식 블로그 http://recinlove.blog.me

공식 트위터 @pinkrobotfilm


---------------------


영화 줄거리를 보면 느끼시겠지만 굉장히 간결하고 단순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5주년을 맞이한 게이 커플이 모텔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전부예요.


조금 특이한 건, 둘은 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 디지털 캠코더로 자신들의 모습을 서로 찍는데 

이 영화는 이 테잎의 내용을 보여주는 구조가 중심축으로 작용하지요 


왜 이런 구성을 취하게 되었나, 혹시 단 두 명의 배우와 초저예산, 짧은 기간으로 찍을 수 있는 

실용적인 측면이 돋보여 그러한 목적이 아니었나 궁금했는데

그 시작은 감독이 우연히 봤던 '야동'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우연히 본 영상의 말미에 영상을 찍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게 되면서 

동영상을 보려던 자신에게 있던 관음증을 깨닫게 되었고 해요.


그러면서 게이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할 때 

이같은 형식에서 오히려 관계에 대한 몰입이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부분도 발견하게 되었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는 게이 커플 캐릭터를 떠올리며 

전작이었던 <올드랭 싸인>과도 연결되는 구성으로 엮어갔다고 하네요. 


원래는 같이 연달아 했던 것이지만 <올드랭 싸인>때는 캐스팅이 어려워 결국 촬영을 미뤘다가 

그 후에야 제작을 할 수 있었고, 드디어 개봉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어느날 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 또는 우연히 테잎을 손에 넣은 누군가가 이 영상을 리와인드하여 보게 될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란 어떤 것일까, 그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들이예요

누군가에게 보여진다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드라마틱한 사건이 발생할 것임을 암시하죠. ㅎ

더 이상은 스포일러라서 자제하겠습니다. 

사실 조금만 찾아보시면 예측이 가능한 복선이라 아마 검색을 하시면 다 알게 되실 거예요(리뷰에 내용이 많이 나와 있네요 ㅠ)


게이들의 캐릭터나 애정, 연애사, 각자의 상황을 (타임캡슐에 넣어도 될 만큼)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성애자 관객들도 둘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설정이나 구성 때문에 

오히려 둘의 관계에 집중해서 보는 농도 짙은 멜로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짧은 시간과 단순한 구성 때문에 원래의 의도했던 설정이 잘 살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조금 느낄 수 있겠지만

그 대신 기존의 퀴어 영화들보다 훨씬 두 주인공들의 처지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잘 봐주셨으면 하네요.


<후회하지 않아><친구 사이?>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퀴어 영화네요.

저예산 독립영화다 보니 개봉관 수가 적어서 조금 서둘러서 보셔야만 극장에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주말에는 한 번 번거롭더라도 위 상영관에 찾아가서 영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감독/배우와의 대화 등도 몇 차례 준비되어 있으니 색다른 경험도 하실 수 있을 거구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8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118
113813 [EBS1 영화] 특별한 날 [10] underground 2020.10.31 435
113812 [바낭] 봐야할 게 너무 많아서 힘드네요 [12] 로이배티 2020.10.30 1094
113811 MB 17년형, 박근혜, 윤석열,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4] 가라 2020.10.30 920
113810 날두와 달리 마스크 착용 장려하는 이탈리아인 [2] daviddain 2020.10.30 573
113809 며칠전 [8] 칼리토 2020.10.30 618
113808 중학생 딸과 나눈 이야기 [13] 애니하우 2020.10.30 1227
113807 [넷플릭스] 둠스데이: 지구 최후의 날 / 섀도우 헌터스: 더 모탈 인스트루먼트 [8] 노리 2020.10.29 948
113806 책 추천 -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때는 서핑을 [4] 예상수 2020.10.29 548
113805 싱긋이 [18] 은밀한 생 2020.10.29 784
113804 요즘 (다시) 들은 노래들 (1곡 추가) [1] 예상수 2020.10.29 273
113803 소모임 집들이 후기 [15] Sonny 2020.10.29 1115
113802 날두,PCR is bullshit [4] daviddain 2020.10.29 444
113801 삼성 라이온즈 권오준 선수 은퇴 [1] 영화처럼 2020.10.29 321
113800 응급실, 류호정 [36] 사팍 2020.10.29 1583
113799 행복과 노력의 조건 [1] 안유미 2020.10.29 476
113798 [넷플릭스바낭] 안야 테일러 조이님의 '퀸스 갬빗'을 다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0.10.29 1213
113797 가뭄 끝에 단비 처럼 문득 찾아온 드라마 - ‘에일리어니스트’ [7] ssoboo 2020.10.28 715
113796 집요리 관심있으신 분들 [4] 메피스토 2020.10.28 640
113795 바낭)아마도 007 역사상 가장 독특한 음악 [4] 하워드휴즈 2020.10.28 512
113794 최진실이 간지 12년이 됐군요 [3] 가끔영화 2020.10.28 6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