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쪽 언론 플레이 짜증납니다

2020.09.16 14:53

Sonny 조회 수:956

저는 이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아들 입사 문제 때부터 겪었어요. 이력서에 귀걸이 찬 사진을 붙여서 제출했던게 시끌벅적했고 나중에 엄청난 논쟁거리가 됐었죠. 이 때 더민주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변호 방식이 지금 추미애 아들 건과 똑같았습니다. 전부 현실을 왜곡하고 규정상 문제는 없다는 거였어요. 그게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물으면 규정상 가능은 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묻는건데 말이죠. 사실판단에 대한 문제를 꼭 가치판단에 대한 대답으로 합니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공공기관에 입사를 위해 이력서를 제출하는데 귀걸이 찬 사진을 붙여서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 그런 이력서를 붙여줄 회사는 얼마나 있느냐, 라고 물었는데 "그러면 안돼?"라고 대답이 들어오니 미칠 노릇이죠.


그러니까 논쟁이 이게 규정상 가능하다는 아주 복잡한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규정상 가능할 수도 있어요. 저도 대한민국 장병들이 규정에 가능한 모든 휴가를 다 잘 썼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군생활 드럽게 못했는데 그래도 휴가는 나름 잘 갔거든요. 이병 일병 상병 꼬박꼬박 추가적으로 어떤 휴가를 나갔던 것 같긴 해요. 그런데 휴가를 잘 나간 저도, 휴가를 미복귀할 생각은 못했어요. 휴가를 나간 도중에 그 휴가를 붙이거나 연장할 생각도 못했구요. 휴가갔다가 부대에 복귀를 안하면 진짜 난리가 납니다. 군대에서 휴가란 가장 대단한 포상이라서 그걸 함부로 늘릴 생각을 못해요. 대한민국에서 군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기억을 다 갖고 있습니다. 제가 몸이 아픈데 조금 휴가를 늘리면 안될까요 이렇게 간단히 말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겁니다. 군대는 회사보다 더 특수한 조직이라서 차라리 출근을 안하는 건 짤릴 각오를 하고 그러나보다 싶지만 군대는 그걸 거의 불허한단거죠.


이 현실에 대한 인식을 갖고 이야기를 하는데 규정상 가능하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반박인가요. 당연히 그런 규정은 있겠죠. 휴가를 복귀못할 피치못할 사정이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간부가 그걸 허용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진짜 망했다 싶을 경우에요. 부대 간부들도 병사가 미복귀 하는 거 싫어합니다. 자기들 경력에 스크래치 나잖아요. 그러니까 나중에 서류 처리하더라도 대충 휴가 연장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진짜 아픈 사람들도 그런 거겠죠. 지금 이 논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그 규정여부를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규정 상 문제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게 짜증난다는거죠.


중요한 건 형평성이에요. 보통 사병은 휴가연장을 엄두를 못내요. 뒤지게 아파도 일단 복귀는 한 다음에 상태보고하고 그 다음에 군병원을 가든가 아니면 병가를 내든가 하죠. 휴가 복귀는 병사나 부대에게 진짜 중요한 일이에요. 이걸 왜 제가 아냐면 제가 미복귀 처리가 될 뻔해서 개작살났기 때문이에요. 늦은 것도 아니에요. 8시까지 복귀해야하는데 부대 내에서 7시까지는 복귀하라고 암묵적인 룰이 있었어요. 이걸 제가 7시 20분엔가 복귀를 했고 그래서 엄청 욕먹었습니다.  저희 부대가 엄청 엄격했거나 에프엠이냐고 하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에요. 카튜사가 얼마나 널널하고 휴가 사용에 자유로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카튜사에서 그런 게 일반적으로 가능하다 치고, 요즘 군대 많이 좋아져서 그렇다 쳐도, 그걸 자꾸 규정으로만 이야기를 하면 듣는 군필자는 황당한 거에요.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생기고요. 


나 때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절대 꿈도 못꾸던데? 중요한 건 형평성이란 겁니다. 보좌관이 왜 전화를 하죠? 진짜진짜 추미애 아들이 결백하고 그 규정을 쓸만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저라면 보좌관한테 전화해달라고 안그러겠어요. 제가 아무리 멍청해도 그건 알겠어요. 이게 되게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걸요. 그 정도는 청소년만 되도 아는 거 아닙니까?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쓰지 않아요. 군대를 간 청년이라면 군대가 규율에 꽤나 엄격한 존재이고 그만큼 빽을 통한 헛짓거리도 왕왕 생기기 때문에 상식이 있으면 그 안에서 밉보일 생각을 안합니다. 이게 뭔가 태연하게 벌어지는 상황이고 문제가 하나 없다고 하는 건 정말 현실인식과 어긋나는 이야기에요.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누가 이걸 따지냐고요. 법적으로 문제없으면 다 도덕적이고 화도 못냅니까. 법에는 안걸려도 형평성에 어긋나고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특혜나 특권 행위 같은 게 있을 수 있는 거고 거기에 사람들이 화를 낼 수 있는 거죠. 범죄자는 아니다, 범죄자는 아니다, 범죄자는 아니다... 추미애 아들이 개나쁜 짓을 했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규정상 가능한 대처를 했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특혜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건 미처 몰랐다, 미안하다 대충 이렇게만 했어도 큰기대 안했고 다음부터 걸리지나 말아라 이러고 말죠. 지지자들이 이걸 자꾸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어이없단 말이에요. 검찰개혁과 상관없이요. 저도 검찰 싫어합니다...


모든 걸 규칙으로만 설명하려하는 게 화가 난단 말이에요. 쟁점은 그게 아니고 현실에서의 형평성인데. 그 휴가 연장을 승인받는 게 다른 사병들한테도 똑같이 간편할지 그걸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단 말이에요. 군대에서 얼마나 사후 문서 처리로 뭔가 뚝딱 생기는지 당장 제가 받지도 않은 부대 내 훈련을 매번 서류화했던 보직이라서 너무 잘 압니다. 복귀를 해야하는데 안했고, 이걸 사후적으로 처리했다는 게 이미 어떤 형평성의 문제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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