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영화입니다. 넷플릭스에 있었을 뿐이죠. 80분 조금 넘는 짧은 분량이고 스포일러는... 약하게, 초반 전개 정도는 적을까 하구요. 어차피 재미 없으니 보지 말라는 글이라서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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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낡아서 털털거리는 굉장히 미국 영화의 시골길 달리는 장면 최적화 느낌의 차 안에 젊은 커플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소개글에 의하면 새 삶을 꿈꾸며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중이라는데 그런 대화는 하나도 안 나와서 뭘 보고 적은 건지 모르겠구요. 암튼 여자는 몸도 좀 안 좋아 보이면서 정신 상태도 살짝 의심스럽습니다. 상대적으로 멀쩡한 편으로 보이는 남자는 그런 여자의 변덕과 상태 변화를 받아주며 열심히 길을 가다가... 역시 여자의 우김으로 인해 위의 포스터짤에 보이는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죠. 그러면서 티비를 틀고 라디오를 틀어도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똑같은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괴상한 기분도 느껴보고. 자기들 주변을 맴도는 이상한 복면남을 마주치며 불길한 느낌도 받고. 그러다 별 일 없이 호텔을 떠나 다시 길을 떠나는데... 갑자기 여자가 몸이 너무 아프다며 이러다 죽을 것 같다고, 조금 전의 그 마을로 돌아가야할 것 같대요. 그런 해결법을 어떻게 알았는진 모르겠지만 돌아갔더니 정말 여자는 괜찮아졌는데... 갑자기 여자가 사라지고. 복면남이 튀어나오고. 남자는 점점 더 비현실적이고 괴상한 상황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아, 오늘은 좀 괴상한 영화를 보고 싶군' 타이밍에 눈에 띈 영화입니다.

 캐스트를 보면 여자 주인공 역을 맡은 지나 말론(저는 '제나'로 기억했는데;) 말곤 뭐 별 거 없구요. 남자 주인공 역의 더글라스 스미스는 이름은 첨 듣는데 얼굴이 익숙해서 검색해보니... 본 게 없네요? ㅋㅋㅋ '에일리어니스트' 시즌 2에 나왔나본데 전 이걸 시즌 1밖에 안 봤고.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나왔다지만 그것도 안 봤어요.

 암튼 대충 검색해보니 평은 안 좋지만 나름 데이빗 린치 분위기를 흉내내보려는 영화라길래 흥미가 생겨서 봤죠. 시간도 짧으니 부담도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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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영화가 꽤 많은데도 계속해서 얼굴을 기억하지 못 하는 배우입니다. 죄송합니다 말론씨;)



 - 초반엔 좀 많이 모자라도 그래도 데이빗 린치 흉내를 내보려는 노력이 나름 가상했습니다만. 역시 그런 건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일단 린치옹의 악몽 속 미로는 보고 듣기에 근사하잖아요. 불길하고 음침한 장면들이 정말로 불길해 보이구요. 미장센, 음악 활용 등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고 또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도 있죠. 참 죄송한 얘기지만 이 영화의 감독님에겐 그게 모두 없습니다. 좀 순화시키자면 모두 모자라요. 더 나빠 


 그래서 뭔가 좀 맥빠지네... 하면서 그래도 나름 집요하게 이어가는 미스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막판엔 상당히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정답이 툭. 하고 떨어집니다. 아니 이럼 안 되잖아요. ㅋㅋㅋ 


 근데 생각해보면 '데이빗 린치' 운운한 건 애초에 감독도 아니고 그냥 제가 검색해서 발견한 어떤 블로거 생각이었을 뿐이니 이걸 탓할 순 없겠죠. 제 잘못입니다. 네, 잘못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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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에 본 영화가 없음에도 봤다고 기억이 나는 스미스씨. 아니, 이게 본명이에요?)

 


 - 하지만 그 블로거님의 데이빗 린치 드립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보니, 오히려 더 싱거워지더군요.

 답이 없는 미로일 거야!! 라고 생각하고 봐서 그렇지 답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보면 금방 해답이 보이거든요. 


 근데 린치풍을 의도한 게 맞기는 할 것 같아요. 중반부터 후반까지 종종 '해답'에서 살짝 어긋나거나 별 관계가 없는 장면들이 들어가고, 마지막에 설명되는 내용들도 잘 맞춰보면 좀 어긋나는 구석들이 있습니다. 다만 그게 어떻게된 것인지 굳이 머리를 써가며 고민할만큼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문제네요. 



 - 계속 투덜투덜 씹고 있지만 특별히 지루하진 않았고 만듦새도 되게 못만들었다... 까진 아니었어요.

 어쨌든 계속해서 뜻밖의 상황과 장면들이 툭툭 던져지는데 상영 시간은 80분 밖에 안 되니 그 시간 동안 특별히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그냥 좀 아트하우스 무비가 되고 싶었던 평범한 B급 호러/스릴러라는 느낌.

 어려서 '주말의 명화' 로 봤다면 우왕 죽인다! 하고 친구들에게 소문내고 다녔을지도 모르겠다는 쌩뚱맞은 생각이 듭니다만.

 현실은 나이 한참 먹은 2020년의 저라서요. ㅋㅋㅋ



 + 기대했던만큼 화끈한 망작이 아니어서 망작 감상 욕구를 해소하지 못 했네요. 뭐라도 좀 더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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