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7 14:48
방역당국의 도서관에 대한 공식적인 방역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
보시면 알겠지만 아예 문을 닫거나 열람실 폐쇄하라는 규정은 없어요.
마스크 벗고 먹고 마시고 비말 튀기며 떠들어대는 식당, 카페, 술집들은 죄다 그냥 영업하게 냅두는건 그 업종 사람들의 먹고나니즘에 대한 배려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
병들어 죽나 굶어 죽나 마찬가지라지만 코로나 걸리면 3%~5%정도만 죽지만 굶으면 무조건 죽으니까요.
그런 영업장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별로 탓할 생각 전혀 없어요.
사람을 직접 만나 면상에 서로 침 튀겨야 사는게 사는거 같은 그런 삶의 방식이 하루 이틀 사이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니
그런 습성이 그리 쉽게 바뀌겠어요.
다 좋은데....도서관 열람실은 도대체 왜 닫는거죠?
도서관은 안 그래도 원래 침묵의 공간 아니던가요? 그 안에 식당이나 휴게실만 폐쇄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실내에 다중이 모여 있게 되는 공간이 맞지만 다단계 영업장이나 교회처럼 떠들어야 하는 시설이 아닌데;
방역당국이 제시하는 방역지침에서 도서관 열람실에 대해서는 이용자 착석 간격 유지 혹은 가림막 설치 정도를 주문하는데
보통은 동시 이용자 수를 제한 하면 됩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은 동시 이용자수 제한 에 대한 시스템적 통제 경험치가 이미 축적되어 있는 기관입니다.
(실제 7월말경에서 8월말경 공공도서관들이 열람실을 다시 개방하면서 열람실내 동시 이용자 수를 제한하여 운영한 적 있었어요)
도서관 열람실 폐쇄가 문제가 되는건 학생이던 시험준비생이던 개인적인 학습환경이 열악하거나 적절하지 못한 경우의 사람들의 ‘공간 격차’ 때문입니다.
자기 방이나 개인 공부방이 따로 있는 사람도 집에서 공부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런 공간이 없는 사람들은 도서관 열람실은 교회 예배처럼 자제하고 말고할 사안이 아닙니다.
어제 광화문 근처에 일이 있어 교보문고를 잠시 들렀는데 도서관 열람실에 비해 100배는 더 감염전파 위험성이 높은 곳임에도 두군데의 출입구에서 열감지하고 마스크 착용 체크만 하면
인원 제한도 없이 영업을 하고 있고 평일 대낮이었음에도 평상시(코로나 이전) 와 별반 다를바 없는 이용자들이 있더군요.
대형서점은 열고 공공도서관 열람실은 닫고? 이거 너무 자본주의 스러운 방역 아닌가요?
안그래도 방역에 따른 피해 격차가 계급계층 격차와 비례 한다고 하는데 공공시설이라도 그 격차를 완화시켜줘야 하는게 아닐까요?
2020.09.17 15:18
2020.09.17 16:26
아무래도 그런거 같죠? 그래서 본문에도 썼지만 대형서점은 열면서 공공도서관 열람실을 닫는건 너무나 자본주의적 방역이 아닌가 싶어요.
공공기관이 일률적으로 방역당국의 방역지침보다 더 과하게 통제를 하는게 방역효과만 보는거 같아 아쉽습니다.
공공시설이라는 것은 계급계층간 격차를 해소하는 수단의 측면이 있는데 코로나거 뭐건 넓은 집에서 집콕으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과 달리
집콕으로는 시험준비나 집필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너무 쉽게 소실되는거 같아서요.
지역 공공도서관의 전혀 이용하지 않거나 도서대출만 이용하는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조그만 동네 공공도서관들도 조금만 늦게 가도 열람실에 자리가 없어요.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드러나는 경제수치만 멀쩡해 보이면 다라는 인식이 작용되는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2020.09.17 15:22
2020.09.17 16:30
방역당국의 도서자료에 대한 방역지침에서 외부반출되어 회수된 도서에 대해 만 하루동안 소독후 대기시킨 뒤에 서가에 원위치 하도록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대형서점은? 출입체크도 안된 오만 사람들이 잡고 만지고 들여다 보았던 책들에 아무런 소독처리도 안하는 상태에서 영업이 되고 있더군요.
너무 앞뒤가 안맞아요;;
책임.... 방역당국의 공식 방역지침에는 분명 열람실 폐쇄 규정이 없는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정책시행이 과도하게 집행되는 측면이 있고
그에 따라 만만한 도서관이 걸려 열람실이 폐쇄되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2020.09.17 18:59
2020.09.17 16:19
말을 안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장시간 있는 경우가 많은 시설이고, 특히 환기가 잘 안되는 공간이라면 안전하진 않겠죠. 공간의 넓이나 환기 시스템 같은 것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상업시설이 아니면 그런 고민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운영을 할 유인이 없으니... 거리두기 잘 지키고 있는지 감시할 인력도 필요할 테고요.
집에 공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한 건 확실합니다. 4월에 한 대학원생이 학습 공간 따로 마련할 비용 부담 때문에 학교에 도서관 열람실 열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냈지만 졌다고 하네요.
2020.09.17 16:36
그렇게 따지면 세상 어디 감염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없죠....
당장 승차후 30분 이상 머물러야 하는 장거리 대중교통 수단부터 운행중단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하자나요.
(중국에서는 한참 감염전파가 심각한 시기에 확진자와 같은 고속열차 탑승하여 인근자리에서 15분정도 머물렀다가 감염된 사례도 보고 됨)
반면 공공도서관 열람실은 지금 학교에서 시행하는 방역수칙의 절반 정도만 수행해도 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다 필요 없고 도서관에 등록된 회원에 한해(출퇴실 체크가 되는 카드 소지) 열람실을 이용하게 하고 사용시간 내내 마스크 착용 등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방역조치의 강도가 구체적인 시행과정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불공평한 방역지침의 뾰족한 끝이 없는 사람들에게만 향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언론도 전혀 주목하지 않는 거 같구요.
말씀하신 대학원생 사례는 참 화가 납니다. 광화문에서 떼거지로 모여 바이러스 퍼트릴 집회는 열게 해주면서 열람실 열라는 가처분 신청은 기각하는군요.
참 맑고 투명한 판사 나으리들 -_-;
2020.09.17 16:43
맞아요. 도서관이 아니면 그 많은 책과 공부할 '공간'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도 많죠. 도서대출이 가능한 자료실이야 책을 여러명이 만져야하니깐 그렇게 조치하는 게 합당하다고 해도, 열람실은 조금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2020.09.17 16:45
사실 그 입반출되는 책에 대한 것도 어제 교보문고에서 오만 사람들이 만지작 대던 책들을 보면서 뭐 이런 눈가리고 아웅 방역이 다 있는가 싶더군요 -_-;;
형평성도 없고 앞뒤도 안맞고 뭔가.... 그냥 구체적으로 시행되는 방역이란게 과학보다는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재구성되고 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2020.09.17 16:53
보건복지부(중수본)의 지침과 각 국공립 시설에 발송된 문서를 보면 “정부, 지자체, 교육청 및 소속, 산하기관에서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 중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을 중단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를 위반하고 개방했을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구요. 현재 국공립 도서관과 미술관 하다못해 거의 대관으로 운영되는 예술의전당 공연 전시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모두 중단했습니다.
말씀하신 취지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이동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고, 민간 영역보다는 공공 부분에 정부 권한으로 휴관 조치를
좀 더 용이하게 “명령”할 수 있으니까요.
문 닫아도 직원이 돈을 못 버는 건 아니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한군데라도 사람이 덜 모일 수 있다면 공공기관이 문 닫는 게 낫겠죠
공간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말씀은 맞는 것 같아요.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냉난방 잘 되는 도서관에 간다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