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예전의 일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어요.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있었죠.

그 때 앞자리에 앉은 아줌마 한 분과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두 

남자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엄마와 아들들이었죠.

엄마는 몹시 화난 기색이었습니다. 건너자리까지 들리는 세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명령했어요.

"너는 많이 틀렸으니까 오늘 책 두 권 읽고, 넌 한권 읽어."

순간 충격받았어요.

책을 읽는 것이 벌이었어요. 책 읽는 것이 TV를 못보게 한다던가,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과 동급인거예요. 

아이들에게 벌로 독서를 시킨다면 도대체 그 아이들은 책이란게 얼마나 

끔찍할까요. 책읽는 인간을 만나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편타수행자?

그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있어 독서라는것은, 일종의 위협수단인 셈인가요?

토지 전집을들고 남영동 가면 그걸로 고문도 할 수 있겠어요.


생각의 나무가 부도가 났더군요. 출판사가 망하는 일이야 일,이년 있었던

일도 아닌데 그래도 김훈 정도 되는 작가가 있었던 출판사가 망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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