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쓰려니 부담이 크지만, 다른 분들 생각이 듣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지난 천안함을 둘러싼 외교전이 북한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걸 보면서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진실은 차치하더라도 공격당한 한국 정부가 펄펄 뛰고, 미국이 립서비스를 확실해 해주길래 실효는 없어도 뭔가 액션은 취하겠지 했는데,

중국의 아니오에 정말 아무것도 안 일어나더군요. 미국은 항모를 서해에 보내니 어쩌니 하다가 그냥 한국이 참아라 하고 끝? 안보리는 누가 했는지 몰라도 암튼 있어서는 안되는 일 하고 끝? 남한 북한 모두 국제 무대에서 참 위력이 없구나 확인하고요.


어제 일은 정말 처참했어요. 북한이 이 정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건 중국이 자신 편을 들 거라는 판단이 없으면 안됐겠죠. (결과적으로 북한이 맞든 틀리든요.)

냉전시대도 아니고, 중국이 북한보다 미국/한국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 영토에 포격을 해도 중국이 북한 편을 든다? 그 정도였나. 그렇게 우리 외교가 엉망이었나, 착잡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권 이후 3년은 한국은 안보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한미동맹에 올인하고, 북한은 중국에 납작 업드려 발발 기었던 시간이었죠. 서로 사이는 나빠질데로 나빠지면서 불안하니까 더 강한 동맹에 둘다 목을 매는. 이명박 이전의 참여정부에서는 동북아 균형자라는 이름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줄타기 외교를 추구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능력도 안되면서 깝치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킨다고 비난했죠. 균형자 노릇을 하기에 한국의 국력이 모자랐는지 몰라도 일이 이런 식으로 흐르고 나니 중국과의 관계도 미국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네요.


그럼 우리나라는 미국에도 굽신, 중국에도 굽신 하면서 북한과 강대국에 대해 충성경쟁을 해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서글픕니다.

만약, 이건 어제 같은 일을 겪으니 정말 만약도 멀어보입니다만 만약, 한국과 북한이 서로 파괴적 경쟁을 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를 구축한다면, 그러면 한국과 북한 모두 중국에 그렇게까지 목매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니, 그러면 아예 어제 같은 일도 없었겠네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속상하기가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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