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저렇게나 뜨는 걸 보고 든 생각이에요.

 

 

미국에 진출한 뒤로 멤버들의 영어 발음까지 교정했다는 박 모 사장님

한 멤버의 영어 발음이 현지인이 '재수 없게' 생각하는 발음이었다나? 현지 사정에 맞게 하나 하나 멤버들을 관리했다죠?

싱글 출시 때도 영어 버전, 중국어 버전, 이제는 일본어 버전 음원까지 만드는 수고를 했지만...

뭐, 어쨌든 결과는 망.

 

 

반대로, 이번 대박이 난 싸이의 강남 스타일.

뭐 하나 한국 이외의 문화권이 이해할 구석이라곤 없는 뮤직비디오, 가사 내용...

심지어 앨범 이름도 '6甲'. 어느 외국인이 이 앨범 이름의 의미라도 묻는다면 전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60간지부터 시작해서, 그것의 어원이 된 사주팔자 이야기, 점쟁이들이 60간지 중얼거리면서 뜻풀이하는 것까지... 그리고 6번째 앨범이라는 것에서 오는 pun이라고 설명을 줄줄 해줘야 하죠.

한 마디로 뭐 하나 외국인을 겨냥했다고 볼 수가 없는데 이렇게나 떴어요.

 

 

 

생각해 보면, 일본 아니메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자국 국민들의 문화에 맞춰서 만들어진 문화가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겼죠.

거기에 영어 자막을 다는 수고를 하고, 그 숨겨진 문화적 맥락에 대한 설명을 하는 건, 그 문화의 팬이 된 외국인들이었고요.

 

한국도, 예전 90년대 드라마나 대장금 같은 것들...

전혀 외국 시장 고려하지 않고 만든 양질의 컨텐츠였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해외에 알려지게 되는 것이고, 그게 한류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화 산업은 결국 이런 거죠.

무슨 장춘 서커스단처럼 회사 애들 끌고 가서 현지에서 춤추게 하는 한국의 서커스 단장 (어느 사람들을 지칭하는 건지는 아시겠지만) 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멤버들 외국어 공부시키고, 노랫가사에 외국어 좀 들어가면 세계화가 아니잖아요.

이런 당연한 걸 모르는 건, '한류 어쩌고' 하면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 울부짖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이 사람들은 다 된 밥에 숟가락 얹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더 꼴보기 싫은 것도 있고요.

 

 

 

세계화니 한류니 어쩌고 하기 전에, 일단 우리 문화를 우리 문화답게 지키고 발전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세계화는 자연적으로 따라올 거라 봐요.

문화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수준이 높은 문화는 자국민이 원하지 않더라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문화에 전파되게 되어 있습니다.

왜 그걸 강제하려고 하고 국가의 지원 어쩌고 하면서 눈 먼 돈을 써대는지 모르겠어요.

 

 

 

결론은:

싸이의 강남 스타일... 처음엔 별로였는데, 듣다 보니 중독되네요. 싸이 팬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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