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9 04:29
1.보통 이런 건 월요일로 끊거나 금요일로 끊거나 하는 식으로 특정한 일자를 맞추는데...일요일부터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령되는군요. 나에게도 이런저런 영향이 있어요. 일단 당연히 술집은 닫고...뭣보다 피트니스도 닫으니까요.
그래서 다음주엔 백수시절에 걷던 산책로를 한번씩 다시 걸어볼까 해요
2.내가 좋아하는 산책로들 중 하나는 신사역에서 시작해서 가로수길, 압구정로를 지나 압구정로데오까지 산책하는 거예요. 이 산책로의 장점은 구경할 것도 많고 어떤 라인을 택하느냐에 따라 볼거리도 달라지고, 새로운 개인 카페나 개인 음식점을 발견할 기회가 많다는 거죠. 동네가 동네인만큼 개인이 차린 식음료점의 수준은 매우 높아요. 압구정 쪽으로 가면 갈수록 스트릿의 느낌이 아닌 주거지의 분위기가 강해져요. 그곳을 걷다 보면 이사 오고 싶은 기분이 들죠.
중구에 가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작해서 광화문과 경복궁 쪽을 죽 걷거나 롯데백화점 쪽으로 걸어요. 그리고 다시 신세계백화점으로 돌아오는 거죠. 이 산책로의 장점은 걷다가 중간에 피곤하면 백화점에 가서 시원한 바람 쐬며 쉴 수 있다는 거예요. 호텔도 신축 호텔은 아니지만 조선호텔이랑 소공동 롯데호텔이 있고요. 마음이 내키면 호텔에 가서 칵테일 한잔 요리 하나 시켜서 먹어도 돼요. 교보문고와 호텔과 백화점을 끼고 있다는 게 이 라인의 장점이긴 한데...길거리에서 지나치게 오피스단지의 느낌이 나는 건 별로예요.
3.북쪽의 좋은 산책로는 홍대-연남동-상수역의 황금라인이 있죠. 중구처럼 직장인들의 본거지라는 느낌도 없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나오길 바라며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많은 맛집들이 팀 단위로만 갈 수 있고, 사람도 좀 많아요. 다른 지역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그래도 몇몇 분야에 편중된 맛집들이 대부분이란 점이 안 좋죠.
어쨌든 산책을 가면 그곳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걸 먹거나, 새로운 식당이나 카페를 시험해보곤 해요.
4.휴.
5.몰링도 괜찮아요. 다만 지금의 몰링이란 건 볼 영화도 없고 대형 카페도 닫았으니 차포 뗀 상태이긴 하지만요. 센트럴 시티는 식당은 많은데 막상 걷거나 살 만한 것이 별로 없어요.
삼성역 코엑스는 뭐 그럭저럭 걸을 만 해요. 먹을 곳도 많고요. 타임스퀘어도 괜찮은데 그곳은 바깥이 너무 낙차가 커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써보니 딱히 인상적일 만큼 거대한 몰이 없네요. 코로나가 끝나면 동대구역이랑 부산의 센텀 시티랑 김포역에 원정이라도 한번씩 가야겠어요. 몰링을 좋아하는데 서울에는 압도적이라고 할 만한 몰이 없거든요.
어쨌든 몰에서 지낸 날은 돌아오기 전에 그곳의 푸드코트와 반찬코너에 가서 그곳에서만 파는 것들을 사오곤 해요. 요상한 브랜드의 이름을 가진 어묵이라던가...빵이라던가...나물이라던가 뭐 그런 것들요.
6.어쨌든 다음주 주중엔 스트릿 세번, 몰을 두번 정도 산책하며 보내야겠어요. 평일에는 반드시 밖에 한번씩은 나가기로 했거든요. 평소에는 피트니스에 가기 때문에 웬만하면 외출을 하는데...2.5단계가 발령되니 어떻게든 외출을 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해요.
다음주 평일 낮에 같이 산책이라도 할 사람은 쪽지주세요. 잡담이나 하며 슬슬 걷고...걷다가 새롭게 발견한 맛집에 한번 가고 그러는 산책이예요.
7.내일(토요일)은 운동을 높은 강도로 할 예정이예요. 다음주 내내 운동을 안 가는 건 너무 나태한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전환을 시키려고요. 운동을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상태로요.
평소에 운동을 좀 높은 강도로 하면 회복되는 데 3일쯤 걸려요. 그리고 그보다 더 혹사에 가깝게 운동하면 회복하는 데 일주일쯤 걸리고요. 다음 주 1주일동안이 아예 회복 기간이 되어버리도록, 1주일동안 회복되지 않을 수준의 운동을 내일 피트니스에 가서 하려고요.
그럼 다음 주는 운동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회복하기 위해 못 하는 기간이 되는 거거든요. 아깝지 않게...알차게 보내는 의미가 부여되는거죠. 모든 부위를 5세트씩 돌린 다음에 아예 한숨 자고 나서 다시 한번 모든 부위를 5세트씩 돌리는 메뉴를 짜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