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나 상영회등을 가게 되면 "감독과의 대화"나 영화 학자나 평론가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사에는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러한 질문자들 중에는 개인적인 짜증을 유발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외국어로 질문하는 사람.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은 사람은 제외)


첫 번째는 외국 감독이나 평론가들의 강연에서 그 사람들의 모국어로 질문하는 경우입니다. 이것이 짜증나는 이유는 질문이라는 것은 그 질문자의 개인적 질문이기도 하지만 거기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그 질문과 대답을 모두 들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통역이 질문자의 질문을 거기 참가한 분들에게 한국어로 다시 설명하는 불필요한 과정으로 시간을 소요하게 됩니다. 덧붙여 이러한 행동은 그 자리에 나와있는 통역의 존재 및 거기 참가한 다른 참가자들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본인의 외국어 실력을 과시하는 것 외에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예전에 빔 벤더스가 한국에 왔을 때도 그랬고, 얼마전 자크 오몽이 부산에서 강연했을 때도 그랬고 이런 분들은 어김없이 등장하시더군요. 외국어를 잘한다고 자랑하고 싶으시면 어학원에 가서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참가자로서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은 사람.


이 경우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연히 그냥 영화제에 영화를 보러 왔다가 시간이 맞아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영화를 보았는데 마침 감독과의 대화가 있어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질문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는 제외합니다. 그 외에 어떤 영화 감독/학자/평론가의 강연에 참석하고 질문을 하고자 한다면 책을 읽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무슨 소리를 했었는지는 개략적으로 알고 와야하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합니다. 전혀 아무런 사전 학습 없이 강연자의 이름값에 끌린 것인지 참석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타나서 맥락도 기본도 없는 어이없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개인적으로 짜증을 유발하더군요.


3. 자신의 지식을 과신해서인지 강연자와 싸우려고 드는 사람.


빈번하지는 않지만 역시 드물지 않은 유형입니다. 본인의 지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강연자의 이야기에 딴죽을 걸어가며 계속해서 공격적인 질문으로 논쟁을 유도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강연 이후의 질문과 응답 시간은 100분 토론이 아닙니다. 본인의 의견과 강연자가 다르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묻고 스스로 취사선택해서 판단하면 되는 것인데 이걸 굳이 공격과 수비의 형태로 끌고 가서 시간을 잡아먹는 분들도 만나고 싶지 않더군요. 강연자를 전도하시나요?


4. 강연자에 대해 찬양하는 과도한 멘트와 한국 영화 취향을 묻는 질문들.


대부분 이렇게 강연을 하시는 분들은 나름의 공력을 쌓으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참가자들 모두가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지요. 그런데 질문과 응답 시간에 굳이 강연자를 찬양하는 과도한 멘트로 시간을 잡아 드시고 1차원적인 질문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항상 있더군요. 시간도 아깝고 강연자도 이런 낯뜨거운 멘트는 괴로울텐데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분명 그 외국 감독의 영화와 영화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난데없이 한국 영화 뭐가 좋냐? 어떤 감독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냐? 따위의 한국 영화와 굳이 묶어서 하는 질문도 듣기 싫었습니다.


제가 예민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분들 너무 많으시더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0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2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688
124353 프레임드 #567 [4] Lunagazer 2023.09.29 102
124352 천박사..를 봤어요..유스포 [1] 라인하르트012 2023.09.29 374
124351 시민 케인 (1941) catgotmy 2023.09.29 130
124350 [티빙바낭] 역시 추석엔 가족 영화! '송곳니'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9.29 357
124349 추석엔 역시 가족영화입니다. [6] thoma 2023.09.29 293
124348 Michael Gambon (1940-2023) R.I.P. [3] 조성용 2023.09.29 201
124347 [넷플릭스바낭] 칠레산 막장 풍자 코미디, '공작'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09.28 420
124346 실제로 봤던 레전드 락커 catgotmy 2023.09.28 221
124345 더넌2를 보고<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3.09.28 221
124344 프레임드 #566 [4] Lunagazer 2023.09.28 116
124343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아벨 페라라의 <킹 오브 뉴욕>(1990)을 보고왔어요. [4] jeremy 2023.09.28 266
124342 더 넌2...잘 만든 캐릭터에 그렇지 못한 스토리(약스포) 여은성 2023.09.28 284
124341 김지운 감독 신작 거미집 GV후기 [2] 상수 2023.09.28 687
124340 [핵바낭]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 아무 거나 일상 잡담 [10] 로이배티 2023.09.27 477
124339 프레임드 #565 [4] Lunagazer 2023.09.27 99
124338 거~ 나이도 묵을만큼 묵은 양반이 어디서 개아리를 틀고있어? [1] ND 2023.09.27 468
124337 단테 신곡을 읽으면서 catgotmy 2023.09.27 162
124336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2] Sonny 2023.09.27 723
124335 추석 전에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3.09.27 446
124334 (바낭)스우파2 메가크루 미션 판정이 이해가 잘 안되고 있어요.. [1] 왜냐하면 2023.09.27 3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