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0 12:22
전 기안84 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어느 작품의 1화만 본 게 전부인데,
자신이 직접 겪은 주변 남자들의 캐릭터 - 주로 은어가 오고가며, 고급스런 취향을 가지진 않은 -
를 본따 만든, 그냥 그들 사이에서 '맞아 이런 사람 꼭 있어'하고 (그 작품에선 그냥) 넘길 정도였달까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겠다 싶은 정도.
그 이전에도 청각장애인이 부정확한 발음으로 닭꼬치를 먹는 걸 묘사한 게 논란이 됐던 건,
정말 장애인 캐릭터가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지. 그들의 발음이 어눌한 건 객관적 표현이었을 뿐은 아닌지.
그걸 보고 자칫 웃음이 나올 수도 있지만, 내심 가엾고 슬픈 감정도 들어야 정상일테고,
그 만화를 쭉 지켜보면 분명히 후자의 감정을 작가는 표현하고 있지 않았을지.
(그런 면에서 샘 오취리 논란과도 좀 연결되는 부분이 있네요)
이번에 논란이 된, 정직원으로 채용된 여성에 대해, 뒷담으로 '잤어요?' 라는 남성들의 대사가 나온 것 역시.
그런 사람이 흔하진 않지만, 실존하는 우리 주변의 일부 남성상을 그린 캐릭터일 뿐은 아닐지.
이 작가가 남성이었기에, 이게 '여혐'으로 보여진다면,
이 작가가 여성이었다면, 왜 남자들을 다 그렇게 그리나며 '남혐'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것은 아닐지.
기안84 작품을 진득히 본 적은 없으나, 그가 그러한 캐릭터를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테고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검열을 하기 전에 '지켜봤어야' 하는 건 아닐지.
겨우 2화 때였다고 하지 않았나요?
진작부터 논란이 됐을 법한 라스 폰 트리에의 '브레이킹 더 웨이브'도 생각나더군요.
지적 장애인 여성이 바보처럼 남자를 따라가 성 상납을 하는데,
결국 이 영화가 그린건 바보같고 희화화된 장애인 여성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여성의 남편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그린 걸작이 아니었는지
+ 여담으로, '나의 아저씨'에서,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고 손으로 쿨하게 쳐서 죽이는 아이유 캐릭터의 장면이 생각나는데,
캐릭터 성격을 위해 필요한 씬이었다고 치지만, 그게 왜 '무당벌레'였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어요
2020.08.20 12:29
2020.08.20 12:31
오래전에 봐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단순 순진한 여성을 넘어서 지적 수준이 좀 떨어지지 않았던가요..
뭐 아무튼 '매우 순진한' 캐릭터였다 쳐도 영화속에선 필수적인 설정이었죠
2020.08.20 12:31
설마 기안84의 논란의 대상이 되는 현 작품이 한때 무지할때
되는대로 행동했던 여자의 자기 성장만화(자기의 젊은 시절을 후회하고 인권운동가로 거듭난다는)
은 아니겠죠.
2020.08.20 12:38
음, 그것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그러한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메시지는 내포했겠죠
2020.08.20 12:32
2020.08.20 12:34
공감하지만, 그 영향을 무시 못하죠. 분명 존재한다고 봐요
2020.08.20 12:45
기안의 청각장애인 논란은 그런 필요한 캐릭터가 있었다고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장애인 캐릭터의 묘사 자체가 몰지각해서 문제가 됐던 거였습니다.
2020.08.20 12:54
네. 청각장애인 분들이 발음이 부정확한 건 맞지만, 저도 '바보'처럼 그린 점이 문제였다고 느끼긴 했어요.
일반적인 청각장애인 분들은 그렇지 않지 않나요?
2020.08.20 13:02
'바보'처럼 그린 게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서툰 말씨'를 머리 속 생각을 뜻하는 말풍선에까지 써서 지적을 받은 거죠. tomof님 말처럼 단순한 이유라고 하기엔 기본적인 예의조차도 없어 보이는 게 문제입니다.
2020.08.20 13:05
지적받은 이유는 알고있는데, (만화에서) 바보처럼 그려지기도 해서 원래 캐릭터 또는 청각+지적장애인의 경우가 있나해서요
2020.08.20 13:57
.
2020.08.20 14:19
제가 '바보'라고 그들을 생각한다는게 아니라, 저 만화가 '바보처럼' 그렸다구요...
2020.08.20 14:24
.
2020.08.20 18:15
대화가 쳇바퀴 도는 스타일이시네요. 굳이 사전 복사 내용은 안 읽었구요.
일반인에게 조카바보 딸바보라고 표현하는 건 그럼 귀여운 칭찬이군요
2020.08.20 13:59
원작에서 저 청각장애인 관련 에피소드가 여러 화 되요. 그리고 그 이전에도 조연으로 계속 등장하기도 했고.
처음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것처럼 다뤄지지 않았는데 갈수록 유아화(애교와 인간이 일체화) 되었죠.
애초부터 다루는 환경마다 헤테로 연애를 넣느라 참사가 더 커지기도 하지만....
2020.08.20 14:41
기안84에 대해서 유독 이렇게 논란이 나는 건, 이렇게 논란도 선의로 해석해주고, 방송에서 나오는 예의없는 모습도 순수함으로 포장해주는 상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죠.
첫 작품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완결된 작품들이 있고 거기서 보여주는 일관적인 정서가 있으니까 비판을 받는 거죠.
게다가 이번에는 기안84 작가 본인이 여성 주인공이 "귀여움으로 승부"해서 취직하는 내용을 그렸다고 직접 밝히기까지 했는데 뭘 더 봐야 할까요?
그리고 작가가 나름대로 사회 풍자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하시려면 최소한의 근거는 있어야죠.
난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그런 의도였을 수도 있지 않느냐라니, 네가 딸같이 예뻐서 그러셨나보다도 아니고 이게 뭔..
2020.08.20 15:38
2020.08.20 15:48
십분 공감합니다.
2020.08.20 18:19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다니 앞부분 내용은 공감.
뒷부분은.. 이거 2화라면서요? 이전작을 보니 이번도 안봐도비디오란 얘기라면 할말은 없네요.
(참고로 기안84 전혀 팬 아니에요)
그나저나 "그러한 적이 있어서 그렇습니다"라고 알려주면 될 내용을, 굳이 비아냥질하시는 건 예전이나 똑같으시네요.
그래서 말씀하신 내용일까봐 본문에 "그러건 아닐지"라고 표현했죠
2020.08.21 04:16
2020.08.20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