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6 10:34
2020.08.16 12:43
2020.08.16 17:02
실제로 입밖에 내놓는 말이 아니라 눈빛이 그런 거예요. 오구오구 내 새끼~ 소위 말하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
몇달 본가에서 지내는 동안 부모님 두 분이 밤낮 없이 제가 눈감고 있을 때마다 조용히 다가와 제 코에다 검지 손가락을 대고 제대로 숨쉬고 있는 건지 확인하곤 하셨어요. 강심장이라 그순간을 모르쇠로 넘기긴 했지만 역으로 얼마나 맘 아프고 뼈가 동강나는 느낌이었는지...
2020.08.16 17:10
혼잣말.
시간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음악을 들을 때나 술을 마실 때 이런 느낌이 또렷해지는데, 그 둘이 윤활유 역할을 절묘하게 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 느낌에 잠겨 정신의 촉수를 낮추고 미세한 맛들을 촙촙 맛 본 하루였다. 내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식 중 하나다. 그렇게 조직해 소비해버리는 시간도 뜻있다.
나는 그 시간 속에서 의미있는 무엇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순전히 내게만 의미 있는 것, 남들에게까지는 의미 없는 생각/느낌/판단 같은 것.
독신자가 좋은 점은 알콜이 던져주는 대로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지금 살아 있다는 것만 만끽하며 이런 식으로 시간을 막 써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몇달 만에 허투루마투루 하루를 소비하고 나니 음... 뭐?
2020.08.16 19:54
2020.08.18 10:06
오구오구 내새끼 꿀떨어지는 눈빛- 상상만으로도 부럽습니다.
타자에게 그런 눈빛을 퍼주고있는 중인데 점점 내안의 꿀이 바닥나는 걸 느낍니다.
2020.08.19 07:40
화양연화의 시절을 지나시는 중인가 봅니다. 그시절이 원래 기쁨의 크기만큼 갈등과 불안과 고단함도 큰 법입니다. (도 통한 도사 같죠? ㅋ)
후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해도 충분히 은혜로운 시간이니 갈피갈피 만끽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