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 넘나 재밌어요! 


그동안 본 미드는 도시를 주요 배경으로 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인지 켄터키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가 꽤 새롭게 다가오네요. 켄터키하면 KFC치킨으로나 알았지 미국서는 시골의 대명사고 탄광산업이 흥했다가 이제는 사양길이고 등등은 내 알 바 아니었건만. 저스티파이드의 장점은 캐릭터들과 배경(지역색과 지역의 주요 이슈)을 아주 적절하게 엮어내는 데 있습니다. 보안관과 그의 어릴적 고향 친구가 주인공과 그의 아치에너미로서 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긴장 관계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즌별로 주요 메인 빌런이 등장하는 형태인듯 합니다. 시즌 2의 경우 켄터키 할런 카운티에 가면 저런 멍청한 백인 똘아이들과 순박한 시골아주머니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살인을 지시하는 잡화점 주인이 있을 것 같단 말이죠. 


2시즌의 메인빌런은 마고 마틴데일입니다. 끝내줘요. 본 역할로 에미상 여주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군요. 마틴데일뿐 아니라 연기들이 고루 좋고, 특히 이러한 범죄물에서 수동적이거나 주변화되기 쉬운 여성 캐릭터들이 상당히 입체적이고 파워풀하게 나와요. 악당들도 마찬가지고요. 미드 블랙리스트와 같이 내추럴본사이코로 보이는 캐릭터에 엽기 행각을 끼얹은 오락적인 범죄자 열전물에 비하기 미안한 수준. 그런 점에서 브레이킹 배드보다도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브레이킹 배드는 인정욕구로 꽉찬 어그러진 가부장에 감정 이입도 잘 안되고, 여성들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매력적이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거든요. 


과장섞어 말하자면 미국 시골판 대부보는 느낌도 살짝 있어요. 돈 꼴레오네가 마틴데일임요. 지금껏 본 바로는 재미도 있고 작품성도 준수한 드라마지만-피바디상 수상 기록은 있지만 에미상 쪽으로는 연기상 외 연이 없군요-화제성은 그에 못미친 듯. 누군가 이 미드에 대한 감상을 "땅바닥에 뿌려진 5만원권 모양의 웹하드 쿠폰들 사이에서 진짜 5만원권을 줏은 느낌"이라고 쓴 걸 봤는데 완전 공감이에요. 다만 저는 택배물에 묻어오는 웹하드 쿠폰은 족족 버렸던고로 그 옛날 비디오샵에서 희귀 비디오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치 에너미 역할인 월튼 고긴스 얘기는 나중에. 맘에 안드는 점도 있어요. 주인공 파트너로 나오는 전부인 캐릭터가 좀 많이 별로에요. 시즌2에 좀 좀 억지 전개도 없진 않고요. 하지만 근래 본 영상물 중에서 가장 웃긴 씬이 나왔기 때문에 용서하렵니다. 산소통을 가지고 다니며 호흡하는 늙은 은행강도와 무릎이 아픈 가운데 손자 얼굴이 보고싶은 보안관 사이의 느리고 처절한 추격전이 나오거든요. 


아마존 프라임에 전 시즌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31
113092 [듀나인]전개 과정에서 시점이 바뀌는 구조의 영화를 찾고 있어요. [10] 정리 2020.08.10 697
113091 오취리한테 사과라도 하고 싶은데 불가능하군요 [15] 산호초2010 2020.08.10 1258
113090 Atypical [7] daviddain 2020.08.09 592
113089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고궁박물관 다녀왔습니다. [5] S.S.S. 2020.08.09 587
113088 인터넷 밈은 그냥 밈으로 보면 안될런지요. [32] 분홍돼지 2020.08.09 1585
11308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가장 묘했던 음악 (스포없음) [1] 하워드휴즈 2020.08.09 368
113086 유튜브 뒷광고 사태에 관하여 [12] 하워드휴즈 2020.08.09 858
113085 샘 오취리 건을 보니, 게이가 '동성연애'라는 표현 썼다가 욕먹었었던 게 떠오르네요 [31] tomof 2020.08.09 1243
113084 데이빗 린치의 광란의 사랑 Wild at heart [14] 어디로갈까 2020.08.09 849
113083 민주주의는 어떻게 실패하는가 [9] 타락씨 2020.08.09 923
113082 불쌍한 샘 오취리 [21] 메피스토 2020.08.09 1553
113081 [넷플릭스] 리얼 디텍티브 괜찮습니다! [6] 노리 2020.08.09 866
113080 영화채널 영화 자막 실수 [1] 가끔영화 2020.08.08 480
113079 <질문> 이 드라마들 어떤가요? [1] daviddain 2020.08.08 456
113078 나이 들어서 깨달은 것 [1] 예상수 2020.08.08 497
113077 "디비디프라임" 잠깐 눈팅 [12] 산호초2010 2020.08.08 970
113076 [EBS1 영화] 콜래트럴 [10] underground 2020.08.08 661
113075 Sonny님의 게시물 <투쟁검열, 부드럽게 비판하라는 그 말>의 덧글들에 대해 [11] an_anonymous_user 2020.08.08 929
113074 [천기누설] 14화 - 독재가 아니라 독해(讀解)가 문제다 [1] 왜냐하면 2020.08.08 304
113073 샘 오취리씨의 현타와 사과 [5] ssoboo 2020.08.08 12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