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중 유통비>출판비>인세 인데요. 반대여야 한다고 봐요.

개인출판이라... 원고 수준 자체가 손댈 것 없이 쓰는 작가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가 많다는 게 문제겠죠.

책값 계산에서 제작비를 간과하셨네요. 그리고 번역출판의 경우는요?

저는 출판사보다는 소규모, 그렇다고 완전한 개인은 아닌 형태의 새로운 전자책 저술그룹이 생겨날거라고 봅니다.

번역료나 좀 올려줬으면

르귄님은 출판에서 기획과 편집의 일을 너무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편집'을 거치지 않은 책이 어떤 모양새를 띨지는 현재의 무협지시장을 보면 됩니다. 오타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문법도 안맞는 문장이 수두룩합니다. 저자 서문에서 볼 수 있는 누구누구 편집자의 수고에 감사한다는 말은 허투른 인사치레가 아닙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현재의 출판사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교정ㆍ교열은 물론 편집, 디자인, 심지어 기획까지 저가에 외주화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번역자가 가져가는 몫도 너무 적고요.

그런데 우리가 책 제작 과정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저 '편집'이라고 부르는 과정 자체에 종사하는 저임금 노동자 덕에 종이책이 현재의 '저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편집'이란 과정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평균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면 종이책 가격의 상승은 물론 이북 자체의 가격도 올라야 합니다.

편집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시시한 작가들만 그런 게 아니라 스티븐 킹과 같은 일급 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르귄// 약간 다른 경우긴 하지만 레이먼드 카버에 관한 이 기사는 아마 읽어보셨을 겁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369865.html

이 경우를 보면 편집자 역할에 대한 어떤 입장을 떠나 문학에서조차 편집자의 역할은 그리 간단히 치부할 게 아님을 알 수 있죠.

저는 저자에게 합당한 몫이 돌아가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출판시장 구조는 저자는 물론이고 번역자, 편집ㆍ기획자, 디자이너 모두의 저임금 덕에 지탱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난점은 이북시장에서 '편집'과정을 삭제하는 것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르귄님 방식의 '편집'을 제거해 저자의 몫을 늘리는 방법은 책의 전반적인 질 저하만을 가져올 것입니다.

작가 만큼이나 편집자와 번역자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도 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통 과정의 거품이 빠져야 하고 인세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도 편집의 중요성이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봅니다.
팬심이 작용해서 그렇겠지만(-_-) 수류산방이란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보면 편집이란 게(수류산방으로만 국한하자면 북디자인도 포함됩니다) 정말 책을 어떤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지를 보여주거든요.
단순하게 오탈자를 줄이는 수준이 아니예요.
글을 쓰는 것은 일차적으로 당연히 저자지만 책을 책답게 만드는 것. 그리고 저자의 글이 좀더 빛나고 책이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전하게 만들어질 수 있게하는 건 편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에는 개인출판을 도와주는 회사들이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대가 이렇게 변화하고 있으니
한국도 출판사들이 발빠르게 대비하지 않으면 곧 어려워지겠죠?

그렇지만.. 개인 출판이 활성화되더라도 현재 출판사에서 순수 출판, 즉 책 찍어내는 일말고도 하는 일이 정말 많잖아요.
결국 누군가가 해야 할거에요. 책 편집은 툴이 해결해주겠지만 그게 편집자들이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고,
출판사들이 하는 일은 작가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를 수 있게 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개인 출판은 글의 퀄리티를 문제 삼을 사람이 없으니 누군가에게 막무가내로 보여주기가 더 편해질 뿐이죠.
그리고 독자들은 누군가의 똥에 맞을 확률에 노출되구요.

지금 책을 만드는 분들이 갖고있는 전문성-타이포와 북 디자인을 비롯하여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까지-등은 분명히 아마추어들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에 본문에 말씀하신대로 작가=>유통사가 되면, 아래아한글의 오이체 등으로 작성된 동네 현수막처럼 보이는 추한 문서들이나
도서관에 무수히 꽂힌 10만원짜리 제본 논문 같은 것들이 거름망 없이 출간되고,
또는 아웃소싱 업체에서 찍어낸 함량 미달의 "실용서적"들이 범람할지도 모르죠.

프로그래밍은 배워야 할 수 있지만 글 쓰는 일은 귤 까는 것만큼 쉽다는 걸 떠올려보면 말씀하신 미래는 약간 무섭습니다.

편집이 중요하다는 말은 그만큼 기존 출판노동이 "저술+편집"으로 집중될수 있다는걸 의미합니다.
즉, 르귄님이 주장하는 개인출판에 현재의 출판노동을 첨가하면 충분히 새로운 플랫폼을 저렴하게 만들수 있다는거죠.
그리고 르귄님 글 자체가 출판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잖아요.

유통, 디자인, 인쇄 비용을 빼면 책값이 상당부분 떨어질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현재의 종이책값은 초판이 소화 안될경우의 위험부담 금액까지 더해진거죠.

그리고 앞으로 분명히 위지위그 전자책 코더가 나올겁니다.
아니, 지금도 인디자인에서 스마트폰 크기로 pdf제작하면 초보자도 전자책 만들수 있습니다.
현재의 쓰레기 같은 텍본 수준의 epub 전자책보다는 낫죠.
epub 코딩을 공들여 한 결과물이 인디자인에서 초보자가 제작한 pdf파일만도 못한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워드프로세서와 같은 위지위그 전자책 코더는 분명히 나옵니다. 나오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그전에 아예 포맷 자체가 불편한 epub를 버리고 걍 pdf로 갈수도 있어요.
epub라는 물건이 글자 크기 변환 외에는 별로 장점이 없거든요. 다양한 크기에 대한 호환성을 갖추기 위해 코딩을 하는건데
그 코딩이 너무 복잡한 데다가 결과물도 디자인적으로 좋지 않죠.

당위와 현실의 문제네요. 르귄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기획/제작/편집이 책의 가격뿐만 아니라 질도 올려주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부분은 인쇄와 제본비용 정도.

인세는 일본에서도 10% 정도라고 알고 있고 작가들이 돈을 못버는 건 인세 비율의 문제라기보다는 책 자체가 안팔려서가 아닐까요?

저는 개인 출판이 난무하는 상황이 그리 희망적인 것만은 아닐수도 있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듯이 질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에요.

책을 글자모음 도구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작가 스스로 출판 전영역을 통제하는 그런 시스템요? 개인출판이 성행하는 시대가 와야한다고요? 허허허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전문업체나 편집자가 없는 개인 출판이 판치는 출판계요?
죄송한데 그건 그냥 아무나 글 올릴 수 있는 소설 커뮤니티랑 똑같아요.
그런 자작글 업로드 커뮤니티는 지금도 여러 군데 있죠. 그런 곳에 올라오는 모든 저작물들이 모두 책으로 출판되는 형국이 되겠네요.
ebook이 활성화되어도 그건 그저 매체가 종이에서 옮겨가고, 그래서 물리적 제작 시스템이 바뀌는 정도에 머무를 겁니다.

일단 앱 문제부터.
현재 앱 개발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개인 개발자가 성공하긴 어렵습니다. Ebook도 마찬가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라딘에 관해 올렸던 글에서부터 르귄님은 일관적으로 작가의 이익 입장에서 말씀하고 계시는군요. 저도 작가의 이익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 십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하나의 작품/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부분이며, 관련 맥락을 무시하고 작가의 이익을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
까지 썼는데 다시 보니 이 글은 편집이라는 요소는 무시하고 있지만 노스탤지어박님이 말씀하신대로 매체 변화의 과정에서 책가격의 구성 비율 문제를 지적하고 있군요. 책가격에서 유통비가 40%정도일 때 플랫폼의 규격화 등으로 이 부분을 절감하여 저자와 편집자, 디자이너, 번역가에게 분배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1. 작가의 대중성과 작품성이 검증되지 않은 경우: 지금의 서울코믹 동인지시장같은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 프로 만화가분들보다 더 나은 퀄리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 작가의 대중성과 작품성이 검증된 경우: 스티븐 킹과 조앤 롤링이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것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각각의 작가가 혼자서 다 만들수 있고, 약간의 기획과 편집은 작가가 혼자서 하거나 간단하게 외주주는 방식으로 해결할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은데 무척 불편해요. 1인 출판에 가까운 소규모 팀이라면 아주 엘리트 팀이겠네요. 그 시점에서 출판사시스템과 가까와 지는 느낌이예요. 가능하시면 상업적인 1인출판/초 소규모출판의 성공사례같은거 좀 올려주세요. 사례가 무척 빈약하거나, 당장 출판사 차려도 될만한 엘리트 조직이거나 둘중 하나 일것 같네요.

개인출판은 출판사와 계약을 맺지 못했던 작가들에게는 독자들에게 직접 자신의 책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는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인세가 적어서 돈을 못버는 작가가 개인출판으로 더 많은 돈을 벌게 될거다? 개인출판은 편집, 홍보 등에서 약해지니 독자들의 눈에 띄는 것은 훨씬 더 힘들어지겠죠. 결국 10권을 팔아서 10퍼센트의 인세를 받는 작가가 50프로의 인세를 받더라도 1, 2권 밖에 못파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더 커지죠.

그리고 작가가 프리랜서 편집자를 고용해서 출판을 하고 홍보를 한다? 작가가 책이 많이 팔린다면 출판사와 계약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적게 팔린다면 오히려 적자를 볼 가능성이 커지죠. 출판사와 계약을 했을 경우에는 최소한 적자를 볼 리스크는 지지 않겠죠. 그 리스크를 출판사가 가졌었던 거죠. 결국 현재 구조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만 돈을 번다고 했는데 개인출판이 출판의 대세가 된다면 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더 심해질 수 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