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합니다.

2011.10.14 11:28

만약에 조회 수:4052


여자친구, 아니 예비신부, 더 정확히 이제는 아내가 될 사람(이 호칭 굉장히 어색합니다...)과 

3510일 사귀고 3511일 되는 날, 바로 내일 결혼합니다.


숫자로 적어서 보니 3500이란 숫자가 별로 크게 느껴지지 않는군요. 대략 10여년의 세월인데도 말입니다. 

캠퍼스커플로 만나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 군대, 각종 사건 사고 , 행복했던, 슬펐던, 우울했던,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내고 

결국 결혼을 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시간들을 계속 되겠지만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귄 기간이 오래되어서 서로 잘 알고 있으니까 결혼준비는 조금 쉬울 거라 안이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 6개월 전부터 어제까지의 시간은 정말 힘들더군요. 

이러한 과정을 먼저 겪으시고 지나간 분들이 참 부러웠고 절로 존경심이 들었으며

오만했던 저 자신을 통렬하게 반성했습니다. 

항상 하나의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지금도 사실 내일 결혼식 때문에 마음이 쫓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사실 전 제가 결혼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공부한다고 설치다 경제활동 한지도 얼마 되지 않아 벌어놓은 돈도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요. 

다행히 현명한 사람을 만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진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 보이지 않는 신뢰라는 녀석의 모습도 살짝 볼 수 있었습니다.


제 20대의 전부와 30대 초반의 모든 생활, 모든 시간엔 항상 그녀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역시 마찬가지 일테죠. 그

리고 그 시간의 다른 한축에는 듀나게시판도 있었습니다. 

길고 긴 눈팅 시절을 거쳐 가입을 하고 글을 쓰고 덧글을 달고 있는 바로 이곳도 저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사실은 저 혼자 듀게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라고 쓴 청첩장도 만들었었죠. 그래서 부끄럽고 뻔뻔스럽지만 축하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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