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일에 예매해두고 어제 보고 왔습니다.

극장의 붐비는 정도는 엄청나더군요.

<범죄와의 전쟁>은 가장 큰 관과 그보다 조금 작은 관에서 12번의 상영회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인발권기에서 제 앞에 서신 두 분은 한 시간 삼십 분이나 남은 영화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이 A열 뿐이라며 한숨을 쉬시더니, 다음 회차를 클릭해봐도 상황은 비슷하자

결국 맨 앞좌석을 선택하셨어요.

언젠가 C열에서 영화를 보고 목과 눈이 너무 아팠던 기억에...ㅜ_ㅠ

개봉 첫주 주말인데 벌써 입소문이 난 건지,

19금 영화인데도 이 정도면, 등급이 한 단계 아래였다면 발 딛을 틈이 없었겠어요.

 

 

윤종빈 감독 작품은 <용서받지 못한 자>를 인상깊게 봤고

<비스티 보이즈>에 이어서 세 번째인데,

저는 이번 영화가 가장 좋네요.

작정하고 무겁지 않게 만들어졌는지, 덕분에 시종일관 빵빵 터졌어요.

 

 

최익현(최민식)이 최형배(하정우)에게 마약 밀수 관련차 가진 만남에서

경주최씨 충렬공파 몇 대손이라며 "행~배야~ 이노무 짜슥!"

으스대다가 넘버투에게 뺨 맞은 다음에

형배의 아버지와 함께 형배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처음 빵 터졌는데

앞으로의 분위기가 짐작되더라고요.

피냄새나는 무거운 영화는 잘 못 보는데, 다행이다 싶었어요.

금두꺼비 3마리를 두고 최씨 문중 어르신께서 두꺼비가 은혜 잘~ 갚게 생겼다고 했을 때도, 큭큭큭.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맞게 분장하셔서

특별히 튀어 보이는 사람은 없었어요.

사투리는 조금 어색했지만, 그 지역 사람들만 쓰는 몇 가지 말은 윤종빈 감독이 꽤 디테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호가 형배에게 라이터를 건네면서) 아나." 라든지

최익현과 여사장이 주고받던 '노났다' 란 말도요.

 

 

그런데 여사장은 어디서 봤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서

집에 와서 엔딩크레딧의 '김혜은'을 검색해보니 예전에 봤던 드라마 '아현동 마님'에 출연했었네요.

다른 작품도 여럿 있었는데 비중이 크지 않았는지 쉬이 떠오르지가 않았어요;

 

 

엔딩 무렵에 논두렁씬에서 여전히 총알이 없는 빈 총을 가지고 나온 익현의 모습이

그의 성격을 함축시켜 보여주는 듯 했어요.

형배와 익현의 클로즈업 장면의 날것 느낌도 좋았고요.

윤종빈 감독 작품에서는 묘하게 날것의 느낌이 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래서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최민식 / 하정우

투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최민식을 위한 영화네요.

하지만 형배 역할에 하정우가 없었다면,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조금의 고민이 있었을지도.

그의 저음은 이미 매력을 넘어섰어요. >_ <

 

 

간만에 실컷 웃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봤습니다.

이름만 보고 영화를 선택할 감독님이 또 한 분 생겼네요.

키스씬이나 베드씬이 없어서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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