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거대괴수물 애니 3작품

2023.10.09 23:42

DAIN 조회 수:385


머 이미 아실 분은 익히 아시겠지만,
넷플릭스에는 거대괴수물 영화 소재의 애니 3작품이 있습니다.

고지라 싱귤러 포인트
가메라 리버스
스컬 아일랜드 

일단 보기는 다 봤지만 국내에서는 반응이 뜨뜻 미지근한지 웹에서는 언급이 그다지 안되는 물건들이라 한번 언급해 봅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올해 6월에 나온 「스컬 아일랜드」는 정말 뭔 생각인지 모를 물건이라, 참 평가하기 애매하기도 합니다. 
일단 영화 「콩 - 스컬 아일랜드」의 후일담이자 이후 현재 몬스터버스 영화들과의 사이에 있는 외전 비슷한 이야기인데, 모나크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해골섬 갔다가 박살난 사람들이 있었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문제라면 등장인물 대다수가 그냥 별 생각 없이 흘러가고 별 생각 없는 대사만 치는 괴이한 물건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제목이 스컬 아일랜드다 보니 콩은 나오지만 고지라는 코빼기도 안 비치고, 스컬 크롤러도 거의 카메오 출연 정도입니다. 
이거 만들 예산이면 차라리 아동 드라마로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 까 싶기도 하네요.
내년에 「고질라 앤 콩」 나올 때까지 사람들 관심 식지 말라고 그냥 막 던져 놓은 물건이란 생각도 듭니다. 근데 이게 만의 하나, 다음 몬스터버스 영화인 「고질라 앤 콩」과의 연결점이 있을까 무서운 거죠. (그럴 리는 없지만)
머 설마 이 애니의 속편이나 다음 시즌이 나온다면 그건 정말 넷플릭스가 괴수팬들에게 작정하고 똥을 던지는 행위라고 해야 겠지요.
이야기 자체가 메인 인물 중 한명의 이야기만 겨우 끝낸 상태에서 갑자기 확 끝나는지라 속편이나 다음 시즌 없이는 불완전한 상태인데, 인기가 많은 것 같지는 않으니 섬에 남은 다른 사람들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될 지…


괴수 대 괴수 액션만 보면 되는 쪽이라면 그냥 「가메라 리버스」를 킬링 타임 대신 틀어 놓으면 될 것입니다. 
한국 넷플릭스에선 그냥 '가메라 부활'이었던가 할텐데, 기존 가메라 시리즈들하고는 연결점이 없고 괴수 캐릭터만 가져다 만든 것이기 때문에 부활이라고 번역하는 건 좀 의미가 안 맞아서 미묘한 느낌입니다.
시대적 배경이 1989년 설정이라 굳이 말하면 1971년에 끝났던 쇼와 가메라의 리부트 정도로 받아 들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직접적인 연결은 없고 헤이세이 느낌을 가져온 쇼와 시리즈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풀 3D 애니인데 프레임 자체는 그다지 많이 쓰지 않은 편이고, 괴수는 몰라도 인간 인물의 디자인이나 완성도는 굉장히 미묘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메라와 상대 괴수들이 꽤 열심히 싸우기 때문에 후반에 가면 액션이 그럭저럭 많이 나옵니다. 
머 퍼시픽 림 같은 거 기대하시면 좀 방향이 다르긴 하겠지만, 쇼와 가메라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괴상하게 싸우니 괴수라는 말을 잘 살린 시리즈임에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1960~70년대의 쇼와 시대 괴수들 중심이라 요즘 보면 디자인 적으로 미묘할 수 있기 때문에 3D 애니메이션에 맞춰 디자인을 새로 하긴 했는데, 이 바뀐 디자인이 좋게 보일 수도 있고 옛날 고무인형 괴수들의 3D CG화 자체가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89년이란 시대 설정 때문에 그 당시에 요즘 수준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있었다치면 첨단 SF 기믹이 넘치는 좀 X파일스러운 드라마가 나올 법도 했는데, 아이들의 친구~인 괴수 캐릭터에 올인해서 단순한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작중 인물 중에서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장군의 아들이 도라에몽의 퉁퉁이처럼 구는 싸가지 캐릭터로 시작했기 때문에, 조금 이런 면에 빡빡한 관람자라면 초반에 반감을 느끼고 던질 사람도 꽤 많을 것입니다. 
헤이세이 가메라 시리즈의 팬이 국내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헤이세이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과거 쇼와 가메라 시리즈의 팬을 위한 작품인데 기존 시리즈와 큰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순수하게 일본 스타일의 거대 괴수들이 싸우는 걸 보고 싶다는 사람에겐 어필 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주 좋은 작품이라기 보다는 그냥저냥 3D로 그려진 괴수들의 테스트 겸 스타일 실험작 겸 가작 정도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셋 중에서 완성도가 높고 가장 보기 무난한 건 「고지라 싱귤러 포인트」일 것입니다. 
25분 12화 짜리인데, 이야기 자체는 제법 흡인력도 있고 이런 쪽 '어중간한 과학자들의 얼렁뚱땅'한 일상적 SF 이야기에 음모론을 살짝 탄 맛보기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겠습니다. 
한국 넷플릭스에선 '고질라'로 나오는 영어 표기를 따라가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이런 표기 면에서는 불만이 좀 있습니다만, 그냥 괴수 소재의 SF 드라마로는 무난 이상의 물건이라 하겠습니다.
가메라 처럼 괴수가 나와서 때려부수는 액션이 아니라, 괴수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괴수를 이용하려는 음모론자들 이야기가 꼬여있는, 전형적인 현대적 괴수 드라마인데 가장 무난하긴 하다 싶습니다.

이 쪽은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는 게 낫겠지요. 다만 몬스터버스나 기존 일본 괴수물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입니다. 
그리고 시즈노 코분의 CG애니 GODZILLA 시리즈 3부작과도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게 장점이네요. 
고지라 팬이라기 보다는 섬나라 식 일상물과 괴수로 대표되는 SF장르의 서브 코드가 결합된 장르물을 위한 작품이지만, 쇼와 고지라 시리즈를 알면 알 수록 즐거운 인용이나 오마쥬가 잘 숨겨져 있는 매니악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역시 전통적인 정통파 고지라 시리즈로 보기보다는, 고지라가 좀 나오는 SF장르로 보는 게 옳을 것입니다. 
(어떤 의미론 트럭 타고 괴수 잡으러 가는 봉준호의 괴물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런저런 잡설이 길어졌습니다. 재미는 없겠지만 이런 쪽에 혹시나 관심 있으신 분에게 쓸데없는 TMI를 제공하는 셈 치고 별 내용은 없지만 막 적었습니다. 
머 항상 어딘가에 이상한 덧글만 다는 사람 취급 당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막 써봅니다. (^_^)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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