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격리기간...

2020.09.03 04:32

안유미 조회 수:730


 1.폴리아모리라는 말은 왜 쓰는 걸까요? '문어발'같은 좋은 한국어가 있는데 말이죠. 애초에 독점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생각해보면, 폴리아모리라는 개념을 온전히 체화하는 사람은 별로 못 봤어요. 사람들이 원래 그렇거든요. 자신이 타인에게 독점되는 건 싫어하지만 자신은 타인을 독점하고 싶어하죠.


 그래서 이른바 폴리아모리라는 걸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경우가 많아요. 자신은 상대를 독점하고 싶어하지만 상대에게 자신이 독점되는 건 싫어하는 거죠. 

 

 뭐 그런 점을 제쳐두고라도, 나는 폴리아모리라는 말을 쓰는 사람은 별로였어요. 이상한 말을 개발해서 본질을 물타기하는 거 별로거든요. 비록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했다고 해도 고전적인 용어를 당당히 쓰는 게 낫죠. 양다리를 한다거나 문어발을 친다고 당당히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좋아요.



 2.하지만 뭐...이건 처지의 문제일 수도 있겠죠. 폴리아모리 같은 있어보이는 용어로 자신을 합리화해야 하는 처지인 사람도 있을 거니까요. 나야 뭐 친구도 없고 가진 건 돈밖에 없으니까 남의 평판을 신경 안써도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용어를 쓰는 사람도 이해해 보려고 해요. 


 어쨌든 그런, 합리화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여자들은 좋아요. 그녀들을 만나도 100일이나 200일 같은 걸 챙겨줄 필요가 없거든요. 여자친구보다 훨씬 편하죠. 



 3.지겹네요. 아직도 목요일...금요일...토요일...일요일을 버텨야 해요. 밖에 나가도 뭐 할게 없으니 금방 돌아오게 되네요. 가게 셔터가 다 내려간 가로수길이나 로데오거리를 걸으면 재밌을 줄 알았는데...그것도 드문드문 가게가 열려 있어야 재밌는 거지 아예 연 가게가 없으니 재미가 없네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아주 가끔씩 카페나 칵테일바라도 열려 있으면 좋을 텐데.


 보통때는 밤 10시면 이제야 무얼 좀 시작하겠다...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주는 사람을 만나도 8~9시 정도면 헤어져요. 가게가 닫으니까 뭐 할게 없거든요.



 4.휴.



 5.어쨌든 열심히 살아야 하긴 하는데 이번주는 뭐랄까...열심히 살만한 후크가 없단 말이죠. 뭔가 건수가 좀 있어야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법이잖아요? 열심히 살아야 하는 동인...열심히 살아야 하는 스케줄...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전리품이 없으면 열심히 살 맛이 안 나는 거니까요. 다음 주에는 건수가 좀 있겠죠. 



 6.상수역에 안 가고 있으니 제대로 된 돈까스를 먹을 기회도 없어요. 내일은 동네에서 사보텐이라도 한번 먹어야겠네요. 아웃백에 가고 싶기도 하고...아니면 제육볶음도 먹고 싶고...고민되네요.

 배가 고플 땐 뭐든지 다양한 걸 먹고 싶지만 막상 식사를 할 때는 한 가게밖에 갈 수 없거든요. 


 7.진짜...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이번 주는 정말 그런 말이 안 나오네요. 노력이라는 후크를 걸 만한 무언가가 아무것도 안 보여요 이번주는. 만약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되기라도 하면 돌아버릴 것 같네요. 확진자가 늘어나지 좀 말았으면.

 이번 주는 다음 주를 위해 체력을 비축해놓고 스트레칭도 많이 해서 다치지 말고 운동할 준비도 해놓는 의미라도 부여해야겠죠. 아무 의미도 없이 날려보내기엔 너무 아까우니까요. 

 
 8.잠을 자고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고 싶은데...문제는 활동 자체를 안 하고 있으니 잠도 안 와요. 낮밤에 열심히 돌아다니기라도 하면 피로해질 수 있을텐데...잠깐 외출했다가 금방 돌아와서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니 졸립지도 않은 거죠.

 내가 안 본 드라마가 뭐가 있나...생각해봐도 딱히 없네요. 안 보고 아껴놓은 드라마라도 있으면 하루에 한 시즌씩 달려서 남은 거리두기기간을 때울 텐데 말이죠. 우울하네요. 후크를 걸 만한 무언가...그런 걸쇠가 있는 일상으로 어서 돌아가고 싶어요.

 어쨌든 격리기간의 절반은 지나갔어요. 나머지 절반도 참아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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