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4 05:41
하고 싶은 게 있는 데, 방향을 모르겠네요.
건축을 고상하게 배우고 싶습니다. 대학원을 중도퇴학한 학력인데, 대학원을 건축쪽으로 다시 다녀보고 싶네요.
예전부터 김수근과 승효상 등의 건축가들을 좋아했는데, 그 스타일을 배우고 싶습니다.
나중에 장애인을 위한 작은 크기의 센터를 만들고 그곳에서 머물다 죽고 싶네요.
물론 저는 치매에 걸려 사람들이 저를 의식하지 못한 익명으로 살다 갈겁니다.
아직까진 제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대로 현실인식이 힘들지도 모르지만, 우선의 삶에 대한 제 태도를 어딘가 새로 꾸미고 싶어서 간신히 그러는 거니까 대충 이해하세요.
돈이요? 기적적으로 로렌조를 만났달까요. 제 인생의 걸림돌이던 지난 빚들이 죽기 직전에서야 해결됐습니다.
희한하게도 평생 아슬아슬했던 내 태도가, 시한부로 맞춰진 상황이 되니 한결 여유가 생기더군요. 즉, 주저하지 않는 행복탐구가 가능해졌습니다.
솔직히 자살이 더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내 삶을 누군가 정해버린 걸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계속 들고, 그건 운명이 아닌 선택이란 황홀함에 좀 더 좀 더 여운을 느끼고 싶더라.
평소 희망에 굶주리신 분들은, 저에게 여러분의 생각을 투자하세요. 대학원은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바다 건너도 사실 별로 안 고상해요. 미국 모 대학에서 학과별로 학생들 심리검사 및 사회성 평가를 한게 있는데 건축학과는
"커리큘럼에서 요구하는 사항 때문에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인간관계가 불가능함" 이라는 평가를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