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호주 넷플릭스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데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합친 순위입니다.

아마 한류 상품중에서는 가장 세계적 대중성을 획득한 경우가 아닌가 싶어요.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들, 특히 데쓰매치/서바이벌류 작품 치고는 아류작에 플롯도 치밀하지 못하고 신파극에 등등 허점이 많다고들 하시는데요. 

바로 그런 것들 때문에 저는 거부감없이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잔혹극을 몹시 싫어하여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를 보고 일주일동안 밥을 제대로 못 먹었고 (추천해준 친구를 저주) 타란티노도 정신병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당연히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 데쓰매치/서바이벌 원작류의 책이든 만화든 영화든 본 적이 없고 유일하게 비교할만한 게 옛날 영화 '큐브' 정도네요. 본 게 그것 밖에 없어서요.

일단 큐브의 불쾌한 지점, 묻지마 잔혹극입니다. 믿도 끝도 없고 이유도 모르는 폭력은 굉장히 불쾌합니다.   

그리고 미디어마다 오징어 게임이 잔혹하다고 하는데 진짜 다른 하드코어 영화들에 비하면 고어한 장면은 거의 없죠. 사람도 깔끔하게 총으로 쏴서 죽이지 살아있는 사람을 톱으로 썰어서 신체를 절단한다든지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가장 고어한 게 장기 적출 장면인데 그 마저도 시체를 대상으로 하는 거라 불쾌감은 그리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진행되는 폭력은 그나마 소화가 가능합니다. 또 살인과 폭력의 스트레스를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완화하기도 하고요. 감독은 상반되는 요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기괴함에서 오는 섬뜩함을 노렸다고 하시는데 그것도 일리가 있지만 저 같은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서 중간에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예고편을 봤을 땐 '아, 또 하나의 묻지마 폭력 드라마인가?' 해서 패스했는데 물리치료사님에게 영업당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게임들이 나온다길래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고요. 


고어물인듯 보이지만 고어물이 아니고 원본 장르라고 생각하는 다른 작품들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서 대중에게 어필이 쉬웠습니다. 그냥 완전히 다른 장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메탈음악 팬들이 본 조비가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본 조비 인기의 비결은 수려한 외모, 멜로멜로한 코드 진행, 오그라드는 낭만적 가사죠. 바로 그런 요소들이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것들이예요.

그런 본 조비를 자꾸 메탈 음악과 비교하니까 거부감이 드는데 걔네들 음악은  그냥 팝이라고  생각하세요. 굳이 팬이 될 필요는 없고 라디오에서 음악이 나와서 들어봤을 뿐이죠. 들어봤는데 내 취향의 노래들은 아니네요... 라는 정도? 


저는 메탈팬이 아니라서 대중음악 좋아합니다.  


이정재가 제 세대라서 (ㅠㅠ)  놀이들도 그렇지만 참 향수 돋습니다. 

20대였던 시절을 돌이켜보니 그 때는 참 찬란했던 시기였....기는 개뿔, IMF 처맞은 기억밖에 안 나는군요.

사실 드라마속의 성기훈이 그 직접적인 피해자이기도 하죠. 감독이 설정한 많은 장치와 디테일들이 아마도 같은 세대에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8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9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7
117460 샹치...개연성 없는 각본과 설득력 있는 연기의 정면대결 [3] 여은성 2021.10.16 897
117459 프렌지 (1972) [4] catgotmy 2021.10.16 403
117458 마스크 쓰기 싫다는 영국 데모꾼들 [3] 가끔영화 2021.10.16 856
117457 병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6] 하워드휴즈 2021.10.16 773
117456 이런저런 인터넷 잡담 메피스토 2021.10.16 286
117455 '작은 배' 잡담 [4] thoma 2021.10.16 259
117454 [영화바낭] 니뽄 갬성 낭낭한 청춘 찬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1.10.16 750
117453 넷플릭스 '케이크메이커' [6] thoma 2021.10.16 665
117452 넷플릭스 / 부국제 - 더 파워 오브 더 도그 - 스포 없습니다. [2] will 2021.10.16 627
117451 삭힌 표현과 겉절이 언어 [11] 어디로갈까 2021.10.16 638
117450 우리집에 있는 책 [7] 가끔영화 2021.10.15 480
117449 <바낭>번역/모지 [2] daviddain 2021.10.15 511
117448 [영화바낭] 사는 게 지나치게 즐거울 때 보면 좋을 영화 '잇 컴스 앳 나이트'를 봤습니다 [33] 로이배티 2021.10.15 1052
117447 바낭 - 잘하는 일, 못하는 일 중에 무엇을 강화할까 [6] 예상수 2021.10.15 399
117446 축구 선수 몸무게 [6] daviddain 2021.10.15 2112
117445 수영 자유형할 때 좋은 것 [5] catgotmy 2021.10.15 484
117444 [넷플 추천] 조용한 희망 [6] LadyBird 2021.10.15 790
117443 Diane Weyermann 1955-2021 R.I.P. 조성용 2021.10.15 253
117442 [영화바낭] 웨스 크레이븐의 전설의 초기작 '공포의 휴가길'을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1.10.14 673
117441 [과자] 저의 과자 탑10~탑8 [19] chu-um 2021.10.14 8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