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3 11:28
백수 시절 '아침마당' 같은 아침예능프로를 엄마랑 같이 보고 있노라면 화병이나 암 걸릴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곤 했죠.
조영남 같은 자들이 나와서 성추행, 심지어 양녀 성추행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도 기억 나고요.
납치해서 강간한 뒤 결혼했다는 사연을 자랑스레 떠벌이던 연예인들이 되게 많았어요. 기억나는 분들 있으세요?
김영임을 길에서 납치해서 인천 송도의 호텔로 끌고가서, 김영임이 울면서 강간하지 말라고 비니까 얼굴을 후려갈겼다고 하죠. 다 됐는 줄 알았는데 말을 안 들어서 지독한 여자라고 화를 내며 김영임 얼굴을 후려갈겨 기절시키고 그대로 강간. 그리고 결혼. -> 이걸 공중파에서 자랑스레 말함. 결혼 후 생활은 이하생략...
서세원은 심지어 미성년자인 서정희를 강간해서 결혼. 결혼 후 생활은 이하생략...
양원경은 서세원의 조언을 받아, 잘 나가던 신인 연예인을 더러운 스캔들 기사 나게 해서 앞길 막아버리고 결혼했다고 예능프로에서 말했는데, 그 뒤로 재미있게 말하려고 그랬을 뿐 사실은 아니라고 그랬죠. 이런 걸 재미로 말한다는 자체가 인간을 말해줌. 결혼 후 생활은 역시 이하생략...
신성일도 엄앵란을 결혼 전 강간했다고 나오죠.. 엄앵란 자서전에. 역시 이하생략..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박찬종도 자기 아내를 직장 그만두게 한 사연을 되게 뿌듯해하며 말했네요. '결혼 전 아내가 엄청나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나운서(맞나?) 합격했는데, 다음날 방송국에 찾아가서 '저 여자는 나랑 결혼할 사이니 합격을 취소하시오.'라고 했다. 내 말에 방송국이 합격 취소해서 아내는 할 수 없이 나랑 결혼했다.' 이런 이야기...
저는 그 이야기를 티비에서 보는 당시 초등학생이어서, 어? 뭔가 이상하긴 한데 남자답고 멋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애매하게 느꼈어요. (그 뒤로 가끔 이 이야기 떠올리면 이불킥 합니다. 비록 초딩이지만 범죄이고 폭력이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던 게 부끄럽네요.) 납치 강간은 아니지만 한심한 짓이죠...
여성의 경제력을 빼앗고, 납치 강간해서 임신해서 결혼하게 만드는 인신 구속. 참 끔찍하네요.
저는 강간을 당하지 않은 상태로 성인이 되어 페미니즘을 만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모친의 성교육은 한심하기 그지없는 수준이라, 어린 시절의 저는 강간을 당하면 더럽혀졌으니 자결해야 하나? 아니면 강간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20세가 되어서야 그 생각을 버리고 자유로워졌죠. 만일 그 전에 강간을 당했다면 어린 시절의 나는 무슨 선택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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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과부는 '보쌈'이라는 걸로 납치해가서 결혼하기도 했잖아요.
많은 경우는 보쌈당하는 이도 이미 알고서 짜고치는 납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낯선 자들에게 이불에 둘둘 말려 납치당하는 건 얼마나 공포스러울까요.
2016.06.13 12:28
2016.06.13 13:01
강간까지는 모르겠지만, 이주노도 나이 차 많이 나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바로 임신시킬 생각이었다고 방송에서 말했다죠.
그렇잖아도 가슴 아플 장인 장모 기분이 어떨지 몰라서 그걸 자랑스럽게 얘길하냐고 당시 커뮤에서 난리였었어요.
2016.06.13 13:34
2016.06.13 13:49
아직도 여성이 전리품처럼 여겨지는 전근대적인 습속이 남아 있어서 그래요. 그 사람들이 이상해서 그런 거라고 하고 싶겠지만, 그 사람들이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에 더 가깝죠. 연예인이 대중을 향해 그렇게 말할 정도면, 일상적으로는 또 얼마나 많은 사례가 있겠어요.
2016.06.13 20:08
그 수많은 케이스 중에서도 최악은 꼬방동네 사람들의 주인공 이철용 전 국회의원일 걸요. 자서전에서 맘에 드는 여자가 있길래 강제로 여관에 데리고 끌고 가서 한두번도 아니고 수십차례의 성폭행으로 모든 의욕을 잃게 한 후에 자포자기 상태의 여자를 대상으로 강제 결혼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써 놨더군요. 다만... 워낙 거칠게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동료 불량배들에게 과시하려는 생각에서 자신의 악행을 좀더 과장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은 있습니다.
2016.06.14 11:03
끔찍하네요. 정말 끔찍해요.
납치강간결혼의 케이스들로 작은 백과사전, 아니 백괴사전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2016.06.15 13:56
김영임이 누군지 몰라서 찾아봤는데 남편이 이상해라고 하네요. 둘 다 잘 모르는 연예인이지만 사건만은 끔찍합니다..
신성일은 뭐... 최근에 'MBC 다큐 사랑'에 나와서도 호텔이였나 아무튼 숙소에 있었는데 사람들 눈을 피해서 창문 밖으로 나와서 건물 벽을 타고 엄앵란 방으로 들어갔고 그때 생긴 아이가 첫째 딸이라고 영웅담처럼 이야기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