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수는 좀 농담이고요.

 

가끔 한국에서 사는게 힘든 이유가 다들 너무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을 하게되요.

 

거리에서 0. 1초만 지체해도 빵빵거리는 차들,  공공장소에서 잠시만 우물쭈물해도 왜 길막냐는 얼굴로 지뿌리며 밀치거나 중얼거리며

비켜가는 사람들, 일하다 작은 실수를 해도 회사 하나 날려먹은 양 타박하는 상사들. 개인적으로 이런 경험 중 최고는 군대에서 였지만요.

 

제가 제 머리 속에서 납득이 잘 안되는 일은 얼굴에 불만이 드러나고 머리 속으로도 계속 이건 너무 불합리하지않은가 계속 생각해서 머리가 아프거든요.

군대에 있을 땐 날마다 쓸모 없는 일들 시키고, 그 쓸모없는 일 하나 못했다하면 구석으로 불러다 온갖 욕하며 혼내고 이러는게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아니 거미줄 하나 못 치웠다고 군 장병이 죽기나 하나요. 고참 한테 밥 먹으러 가자고 안했다고 싸다구 날릴 필요 있나요.

 

왜이렇게 각박한지 모르겠어요.

내가 천천히 가고, 내가 양보하고 기다려주면 그게 지는거고 뒤쳐지는거라고 생각들하나봐요.

아이들도 그래서 말 시작하기가 무섭게 다른 아이한테 지면 안되니까 다양한 사교육들 시키고

왜이렇게 취업문이 좁냐며 미친듯이 취업 준비하며 대학 낭만은 죽었다 하는데 다들 그럼 조금 여유를 가지면 안되나 싶기도해요.

어짜피 대부분 이 나라에서 학교가고, 취업할건데 다 같이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안되나요. 못 믿겠죠. 그렇게 합의를 해도 누군가는 또 치고 나갈거라고

의심하겠죠. 아니면 또 그럼 세계에서 뒤쳐진다 주장할테고.

 

가끔 하는 공상 중에 하나는,

제 3세계 국가는 모르겠지만 제법 산다하는 국가들은 뭘 위해서 이렇게 박터지게 사는지

지금 정도의 생산성이나 과학기술 발달이면 더 부유해지고 더 편리해지기 위해서 노력하지말고

살살해도 되지 않을까하는거에요. 한 때 신기술 하나 나오면 막 신기해하고 사고 싶고 그랬던 나름 얼리어답터였던

제가 이젠 영 관심이 없어진게 전 지금 기술 발전으로도 충분해 보이고, 하루 아침에 엄청난 신기술이 나오고 이전 기술들이 구식이 되는게

때론 소모적으로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거든요. 이젠 오히려 아날로그가 좋기하고요. 그래서 때론 TV도 리모콘을 두고 직접 조작하기도하죠.

너무 게을러지는 것 같아서.

 

여행기 읽는 걸로 이런 조금 쉬엄쉬엄 사는 세상의 꿈을 대신 꾸기도 하는데,

스페인이나 남미 쪽의 시에스타 문화 이야기 들으면 재미있어요. 이런게 계속 이뤄질 수 있는 것도

그 시간 만큼은 우리 좀 쉬어갑시다 합의가 되는 것일테고... 우리도 이런거 못가질가요.

그 나라 사람들의 삶도 팍팍한 사람들은 팍팍하겠지만 그런 시간 만큼은 먹고 사는것 대신에 쉬는 걸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런 나라에 축제도 많은걸 보면, 하늘도 보이지 않는 빌딩 숲에 화난 얼굴로 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사는게 갑갑하고

다 같이 어깨에 힘 좀 빼면 좋겠는데 나만 빼고 다니니 만만해보이나 우울하기도하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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