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휴...우울하네요. 마감은 잘 안됐어요. 7월 중이라고 해서 오늘까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30일까지더군요. 오늘 새벽에 그걸 알고 허탈했지만 그동안 한 게 아까워서 그냥 아침까지 다 만들어서 내긴 했어요. 일어나서 한숨 돌리고 뭐하나...생각중이예요.



 2.원래 오늘이 불금이 될지 어떨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젠 강제적 불금이 됐네요. 강제 불금이라니 말이 좀 이상하지만...쩝. 할 게 없으니 놀아야죠 뭐.



 3.전에 썼듯이 버닝에서 벤이라는 인물이 한 인상적인 대사가 있어요. '노는 것도 일이다.'라는 말 말이죠. 노는 거 말곤 할 게 없어서 노는 건 말 그대로 일이거든요. 노는 것은 반드시 힘든 일이나 노력에 대한 보상이어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 그냥 놀거나 할 게 없어서 노는 건 노는 게 아니예요. 그냥 놀거나 할 게 없어서 노는 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작업에 불과하죠. 



 4.휴.



 5.하지만 열심히 산다...라는 것도 사실은 힘들어요. 시간이 지나보니, 열심히 산다는 건 본인의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럴 기회가 있어야 하는 거죠.


 부동산 이슈와 비슷해요. 어제밤 글에 쓴 것처럼 욕망이란 건 없던 욕망이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거든요. 이미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욕망이 상황에 의해 '부추켜지는' 거죠. 부동산에 조금이나마 투자해볼 조건이 되는 플레이어들이 부동산에 대한 욕망, 자본의 가치 상승에 대한 욕망을 품을 수 있는 거니까요. 부동산과 완전히 무관하다면 갭투자나 땅투기 얘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 얘기가 되는 거예요. 


 열심히 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그나마 해볼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기회가 찾아오고 조건이 만들어져야 열심히 살 수 있는 거죠. 열심히 살고 싶다는 욕망 자체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욕망이 힘을 얻고 제대로 발현될 기회를 만나야 열심히 사는 게 가능한 거니까요.



 6.사람들은 쉽게 말하곤 하죠. '그러지말고 어디 가서 뭐 알바라도 해라.' '막노동이라도 해라.'라는 말 말이죠. 그야 맞는 말일수도 있지만 글쎄요. 사람들은 '고급스럽게 열심히'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으니까요. 아무거나 열심히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 아무거나라도 열심히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아요. 


 왜냐면 애초에 열심히살고싶다...는 욕망 자체가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해보고 싶은 욕망이 발현된 거잖아요. 열심히 살지 않거나 열심히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 대체 왜 그렇게 게으르게 사냐. 아무거나라도 좀 해라.'같은 말을 하는 건 좋지 않아요. 일단 아무거나라도 열심히 하며 살겠다...그러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 보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요. 



 7.어쨌든 요즘은 그런 걸 느끼고 있어요. 욕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요. 모두에게 욕망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부추켜질 수 있는 환경이어야만 욕망이 발현된다는 것을 말이죠. 욕구나 욕망이 없는사람은 없어요. 그게 (사회적으로)긍정적인 욕망이든 아니면 부정적인 욕망이든 말이죠. 열심히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욕망이든 돈과 여자를 잔뜩 탐닉하고 싶다는 욕망이든 말이죠.


 예전에는 '흥 돈따윈 많이 없어도 돼.'라거나 '여자 따윈 관심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싫어했어요. 가식적인 놈들이 거짓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었죠. 아니면 방어기제같은 게 작동해서 쎈척하는 걸 거라고 여겼어요.


 하지만 요즘 생각해 보니 그들이 딱히 거짓말을 한 건 아닐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욕망들은 부추켜지지 않으면 아주 작은 결정처럼, 있는 줄도 모를 정도로 마음 한구석에 작게 존재하거든요. 그것이 부추켜지고, 드러나고, 눈덩이가 구르듯 점점 커지기 전에는 본인조차 깨닫지 못할 수도 있는 거죠.





 -------------------------------------------------------------





 조금 빨리 일어났으면 한번 번개라도 쳐보는 건데...이미 늦었군요. 걍 혼자서 저녁이나 먹고...낯선 곳에 가서 거닐면서 괜찮은 여자가 있는 술집을 우연히 발견하길 바래봐야겠어요. 번개는 다음주에 한번 쳐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71
113331 테넷 - 감독으로서의 야망 [8] Sonny 2020.09.06 1071
113330 비혼과 선택... [2] 안유미 2020.09.06 789
113329 돌비 애트모스 지원 헤드폰 구입했습니다! (fea. 반일불매운동) [3] 얃옹이 2020.09.06 943
113328 듀나in) 고전 크리처물 영화 질문(개발새발 그림첨부) [8] 메피스토 2020.09.06 531
113327 주말, 연락할 사람들 안유미 2020.09.06 384
113326 아비정전을 보고 있어요. [8] 하워드휴즈 2020.09.06 589
113325 네플릭스 영화 생각하지 않으려해 2020 독특하네요 [3] 가끔영화 2020.09.06 825
113324 바낭ㅡ다음 뉴스에 댓글 5000개 썼네요 [3] 가끔영화 2020.09.05 581
113323 반도를 보았습니다. [4] 분홍돼지 2020.09.05 696
113322 호날두가 생각나서 daviddain 2020.09.05 1975
113321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김종인) [1] 왜냐하면 2020.09.05 748
113320 잡담...(거리두기연장, 샤인머스캣) 안유미 2020.09.05 474
113319 "싸이코지만 괜찮아"의 매력은? [22] 산호초2010 2020.09.04 1239
113318 테넷에서 가장 좋았던 음악. [2] 하워드휴즈 2020.09.04 474
113317 메시 상황은 [17] daviddain 2020.09.04 799
113316 이런저런(이재명, 불법의료거부, 전교조) [4] 왜냐하면 2020.09.04 758
113315 아침부터 울게 된 (혼자만) 슬픈 사연 [9] 가을+방학 2020.09.04 1154
113314 당신의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비번은? [21] 노리 2020.09.04 763
113313 방탄소년단, Dynamite MV [2] 메피스토 2020.09.03 735
113312 소셜 미디어 염증 [6] 예상수 2020.09.03 7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