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충격이 큽니다

2020.07.10 02:39

ssoboo 조회 수:6279


 박시장의 사망 사실 자체도 충격이지만  경찰의 수사종결로 인하여 밝혀지지 않을 ‘추문’을 남기고 간 것 역시 충격이 큽니다.

 그 충격이 큰데에는 그가 살아온 삶의 무게를 20대부터 알아와서 더 그렇습니다.


 제가 20대였던 시절은 인문사회과학 계간지 혹은 무크지의 전성기였던 시절이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즐겨보던 간행물이

 ‘역사비평’이었고 그 역사비평의 창간과 운영을 위해 당시 변호사로 벌어 모은 전재산을 거의 다 기부하던 사람이 박원순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재야운동권내에서 반정부 투쟁만 존재하던 시절에 풀뿌리 지역 단위에서 대안적 시민운동의 성공적인 모델을 모색하고 만들어 가던

 박원순이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비슷한 여러 사정으로

 서울시장 박원순만 알던 사람들과 달리 90년대초 시민운동을 개척하여 멱살 잡고 이끌던  박원순을 알고 지켜봐왔던 사람들이 오늘 사태에 느끼는 

 감정은 매우 복잡할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추문의 전말과 사망경위의 전말이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다른 말도 보태고 싶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사실에 상상으로 말을 한다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다만 어떤 죽음 자체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어떤 이의 죽음이란 ‘부재’를 뜻합니다.

 박원순이 없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박원순은 다른 자연인과 달리 자신의 부재에 대해 책임져야만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가 살아온 노정은 보통의 개인들과 달리 역사 속에 존재합니다. 그에 대하여 정리의 책임을 지지 않고 떠난게 아니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뜻에서 아침이 되어 짧은 유서라도 발견이 되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은 그 뒤에 빌고 싶습니다. 그의 부재속에 벌어질 혼란과 소동에 대한 걱정도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꼭 말을 남겨야할 사람입니다.  

 만일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면 그건 너무도 이상한 죽음이고 애도나 손가락질이 아닌 많은 억측과 논란이 이어질 수 밖에 없을것입니다. 

 제발 그런 끔찍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이상은 시신이 발견된 직후였던 간밤에 쓴 글입니다. 

    제한된 정보에 근거하여 섣부른 추측보다는 분명한 사실확인을 위해 짧은 유언 하나 바라는 글이지

    고인에 대한 추모가 아닙니다. 도리어 고인이 살아온 삶의 무게만큼 꼭 책임 있는 말을 남겼기를 바라는 글이었어요.

    

 * 댓글에도 썼지만 다시 반복합니다. 갈데 없는 분노를 아무대나 싸지르고 오바하는 꼴들 보기 싫어서요.


 조금전 짧은 유서가 공개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 라니....
어제의 충격이 허탈감과 분노로 바뀌네요.
피해자에게 따로 사과를 한게 아니라면 
자신이 살아온 삶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 없는 무책임한 유언이라 생각 합니다. 명복은 저 말고도 빌 사람들이 많으니 거두도록하겠습니다.
피해자의 안위가 걱정되는데 경찰과 언론은 평소와 달리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23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4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834
113056 [돌발영상] 가상 토론 배틀 (저는 임차인입니다.) 왜냐하면 2020.08.07 373
113055 오늘의 일기...(운동, 불면증) [2] 안유미 2020.08.07 364
113054 어제 유키즈온더블럭 [1] 사팍 2020.08.07 1085
113053 베이루트 폭발사고를 보며 든 생각 [2] ssoboo 2020.08.07 729
113052 영화계에서 멀어진 배우들중 TV 시리즈로 재귀했으면 하는 배우 [5] tomof 2020.08.06 821
113051 유튭이 난리군요 [16] 메피스토 2020.08.06 1524
113050 친구를 전화목록에서 차단하려다가 [5] 산호초2010 2020.08.06 799
113049 "모범형사" 보세요? [1] 산호초2010 2020.08.06 438
113048 머저리와의 카톡 9 (깜박거림에 대하여) [8] 어디로갈까 2020.08.06 730
113047 과자와 아이스크림 잡담 [2] 예상수 2020.08.06 484
113046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5] paranoid android 2020.08.06 462
113045 바낭 - 제임스 코든 그 외 [2] daviddain 2020.08.06 373
113044 [넷플릭스바낭] 이젠 덴마크 시트콤도 봅니다. 제목은 '리타'. [4] 로이배티 2020.08.06 591
113043 머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9] 하워드휴즈 2020.08.06 524
113042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5] 타락씨 2020.08.05 1035
113041 흑인 분장을 규탄한다? [32] 사팍 2020.08.05 1728
113040 중국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2] ssoboo 2020.08.05 914
113039 요즘 듣는 것, 하는 일, 바라는 꿈 [2] 예상수 2020.08.05 326
113038 김지은입니다 를 읽고 - 1 [8] Sonny 2020.08.05 1309
113037 [영화바낭] 러브프래크트'풍' 소품 호러 '데스 콜(Banshee Chapter)'를 봤습니다 [4] 로이배티 2020.08.05 4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