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까마득한 희미한 과거, 라디오에서 들으면서 녹음하던 노래들을 새삼스럽게 찾아듣다니. 음악이라고는 거의 듣지 않는 시간들에.

 

'나의 하류를 지나'

http://www.youtube.com/watch?v=vP3V_Pjdy6k

 

'미선이'라고 하니까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건 '시간'이었지만 조윤석의 홈피 '물고기 마음'에서 이 글 저 글을 뒤적뒤적 읽다보니(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 '나의 하류를 지나'가 이 사람이 만든 음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한없이 쓸쓸한 여운을 주던 노래가 이 사람 곡이었구나,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충격을 받았어요.

'놀러와'에 나와서 조곤조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노래를 부를 때만 해도 나는 저런 잔잔한 감수성과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대체로 내게는 서정적이며 섬세한 감수성이라고 일컫는 그 잔잔한 정서가 '답답함'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고, 좀 더 절박하고 처절한 감성, 폭발적인 에너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런 곡들을 잘 듣지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그런 섬세한 감수성은 사라져갔기에 잊고 살았는데, '물이 되는 꿈'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서 이 곡을 찾아 듣게 되었네요. 잔잔함은 내 것이 아니라지만 '물'이라면 정말 '환장'을 하게 맹목적으로 애정하는 나로서는 물이 되는 꿈이라는 그 이미지와 이 곡은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다시 찾은 기분이군요.

아, 유투브를 직접 올릴 수 없는 나의 무지함이 아쉽네요. 루시드 폴의 지금 음악까지 다 찾아들을 열정은 없으나 '나의 하류를 지나'를 무한반복하고 싶은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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