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y-Louise Parker - Celebs at the 'Red 2' Afterparty in NYC

몇 일 전 레드 2 뉴욕 스크리닝에서

 

 

메리 루이즈 파커가 몇 일 전 '배우생활을 이제 거의 다 한 것 같다' 라고 발언하며 News Corp Australia 를 통해 은퇴 암시를 했어요.

더 이상 배우생활에 욕심을 내고싶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디어(인터넷)라고 하네요.

메리 루이즈는 고아, 성소수자, 차별 받는 소수민족 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아프리카 딸을 입양하는 등 아름다운 사람이었지만, 그만큼 여린 (그러면서도 강한) 사람이었어요.


자신의 가족(아들과 입양한 딸)이 파파라치에 의해 찍혀지고 인터넷에 올려지는 걸 매우 싫어하며,

혹시라도 자신이 연기에 대한 냉혹한 비평을 볼까봐 미디어도 멀리하는 사람이었던 만큼 예민한 분이기도 했죠.


자기가 출연한 영화는 절대 보지 않는다는 자기만의 철학이 있고, 자기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본인 스스로 자기는 '비 할리우드 류'라고 하였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같이 일한 사람들은 모두 좋았지만) 영화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 한다고 수차례 말한 적이 있어요.

'메릴 스트립처럼 자기가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모니터링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도 있죠.

메리 루이즈는 늘 연극에 애정을 두었습니다. 오프-브로드웨이와 브로드웨이를 넘나들며 수많은 장르의 연극을 해왔고, 많은 상도 탄 바 있죠.

메이저 영화보단 마이너 영화, 마이너 영화보단 TV, TV보단 연극을 더 좋아하는 이 배우는, '얼마나 영화를 더 찍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만약 주어진다면 TV 시리즈 한 편, 두 개 정도의 연극만을 하겠다'라고 말했답니다.

 

제가 이 분의 팬사이트를 운영했을 적, 열성적인 팬인 제게 메리 루이즈가 간간히 고마움을 표시해주기도 하였고 제게 감사의 선물도 몇 번 보내주기도 하였지만,

가끔 제가 필터링 없이 올리는 일부 사진이나 기사나 뉴스에 대해선 꼼꼼이 지적하여 정중히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었어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이나, 그 유명한 빌리 크루덥 사건에 대한 언급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기사들도 삭제를 요청했었죠.

빌리가 당시 엄청난 욕을 먹어, 잘 나갈 뻔한 배우길이 지금은 거의 퇴보된 거나 다름이 없는데요.

메리 루이즈는 분명 빌리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그들의 사건이 자꾸 언급되는 것 또한 큰 상처였던 것 같아요.


사실 약 두 달 전 쯤이었나. 메리 루이즈에게 좀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메리 루이즈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기사가 도미노처럼 퍼진 적이 있죠.

'메리 루이즈가 한 샵에 들어가 주인에게 욕을 하고, 그 주인에게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특정 단어를 언급하며

목숨을 위협(threaten)하여 샵 주인이 메리 루이즈를 고소했다.'라는 잘못된 기산데요.

사실은 메리 루이즈와 동행했던 그녀의 친구가 샵 주인과 싸움이 난 적은 있지만, 동성애자를 경멸하는 단어가 나온 적이 없으며,

샵 주인이 메리 루이즈에게 돈을 요구한 것 같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는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정말 그녀가 그러했다라는 것으로 '오해'될 만한 낚시성 제목으로 기사를 만들어냈죠.

(이런 낚시성 제목은 우리나라만 심한 게 아니었나봐요.)


메리 루이즈는 주변에 게이 친구가 많고, 그들과 잘 어울리며, 성소수자를 후원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며 기금을 하기도 했고,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캠페인에 참여한데다, 에이즈와 관련된 영화에도 몇 편 출연했죠.

이런 배우가 그런 짓을 했다고 한다면, 안 그래도 예민한 분인데 본인의 상처는 얼마나 컸을까요.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점점 쌓여지다가, 미디어에 대한 분노 표출의 결정적 계기는 바로 이 사건이 아니었나 싶어요.

기사에서는 '세상이 너무 bitchy 해져왔고, 내가 느낀 인터넷은 너무나도 비열(mean)해왔다.' 라고 말하네요. '인터넷은 호수에 갖다버리고싶다.' 라는 표현도 하고요.


물론 공인일수록 악플이나 루머성, 왜곡 기사에 연연치 않는 뻔뻔함도 필요하고,

그러한 mean한 환경은 모든 배우에게 공통된 것일텐데란 아쉬움도 남지만, 배우 본인의 감정과 생각도 존중해줘야 할 것 같네요.


오랜 기간 동안 (대놓고) 팬이었고, 무료 홍보쟁이었던 제겐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뭔가 많이 안타깝고 좀 슬프기도 한 건 사실이네요.

혹시라도 나 또한 팬사이트를 운영하던 중에 그 소소한 상처의 원인이 되었던 적이 있었을까? 란 생각도 들고 말예요.


그래도 메리 루이즈는 저의 존재를 알고 있고, 제가 간간히 팬레터로 요청한 것들도 들어주기도 했어요.

누구누구 배우랑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하면, 거짓인지 정말 그 배우가 TV시리즈에 게스트로 나온다거나,

쇼타임 프로모에 같이 출연한다거나, 한국팬들을 위해 메이저 영화에도 비중 있게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면,

가끔씩 그런 메이저 영화에 나와주시는 거 같기도 하고.


어제 레드 2 보면서, (그럴 분이 아닌) 메리 루이즈가 이런 메이저 블럭버스터에

이 정도의 비중에 이 정도의 혼신을 다 해 연기를 해주다니란 생각이 들며 전 좀 감탄했거든요.


아무튼 개인적인 바람은 그래도 60 정도까지는 간간히 일해주셨으면 좋겠네요.

10년 내로 연극도 한 번 보러가봐야 겠습니다.

 

 

의뢰인,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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