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1 00:00
1.
9월이잖아요. 아직 이 노래 안 들으신 분들은 한 번씩 듣고 가시구요.
개인적으론 이토록 들어도 들어도 안 질리는 곡은 별로 없거든요.
대체 몇 번을 더 들어야 이 곡을 들어도 안 흥겨워질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ㅋㅋㅋ
2.
코로나 시국이 완전히 종료되긴 했구나... 라는 느낌을 직장에서 격하게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애들이 미친 듯이 쉬지 않고 사고를 쳐요. ㅋㅋㅋ 겨울에 웅크리고 있으면 마음도 살짝 움츠러들듯이 코로나도 그러했나 봅니다.
큰 거 작은 거 가리지 않고, 그것도 사실은 거의 큰 것 위주로 지난 한 달간 쉬는 주간 없이 계속 일들이 터졌는데. 체감상으론 코로나 이전보다 더한 것 같네요.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학폭 내지는 징계 수순으로 가는데... 벌써 게시판에서 몇 번이나 했던 얘기지만 현재 학폭 시스템의 문제는 그게 힘들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시스템의 존재 자체가 에러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이런 걸 왜 학교에서, 교사가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많아요. 근데 이런 부담스런 얘긴 그냥 다른 글에서 하고...
거기에 덧붙여서 올해 제 직장 사정상 이번 달과 다음 달까지 온갖 이벤트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터라 출근하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퇴근하는 그 시각까지 정말 쉴 틈이 없습니다.
정말 올해 같은 부서원들 잘 만난 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나 매일 생각하게 됩니다. 같이 일 하는 사람들과 잘 안 맞았으면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을 거에요. ㅋㅋ
3.
왓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늘 뜬 뉴스를 보니 성인 영화 서비스를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업체들과 컨택 중이라고요. 그래서 여성 유저들이 해지 운동도 하고 그러고 있다는데...
사실 그걸 한다고 해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OTT들은 손을 안 댄다고 해도 (근데 사실 넷플릭스엔 이미 있었...) IPTV에선 이미 vod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들이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야한 영화 보겠다고 유료로 매달 서비스 결제를 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어요.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고민해서 결정한 해결책이 영 괴상하네요.
왓챠가 힘들어진 것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사람들이 OTT를 이용할 때 영화에는 우선 순위를 크게 안 두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티빙이나 웨이브 같은 곳에서 메인 화면 구성하는 걸 보면 아마도 (적어도 한국 한정으로는) 예능 > 최신 한국 드라마 > 오리지널 시리즈 >>>>>>>>>>>>>>>>>>>>>> 영화. 뭐 이런 느낌이거든요.
또 제가 넷플릭스를 아무 생각 없이 4인 요금제로 계속 구독하면서 그냥 주변 친구들에게 무상으로 공유를 해준지 몇 년인데. 제 친구와 친구 가족들이 보거나 찜한 컨텐츠들 중에 영화는 정말 없어요.
그런데 왓챠는 메인이 영화란 말이죠. 거기에다가 한국은 물론이고 다른 OTT들에도 잘 안 들어오는 해외 호평 인디 영화들 같은 것 잘 들여 놓는 편인데. 사실 그거 챙겨 볼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 ㅠㅜ
암튼 아쉽습니다. 여전히 영화로만 따지면 넷플릭스는 물론이고 (다들 아시다시피 넷플릭스는 영화 보기에 장점이 있는 플랫폼은 아니어서) 다른 국내 OTT들과 비교해도 왓챠가 가장 나은데요.
안 망했으면, 오래 갔으면 좋겠다는 맘으로 꼬박꼬박 구독하고 있지만, 그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요.
4.
옛날 옛적에 담임했던 학생의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제자들 중에 벌써 애 낳아 키우는 애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결혼식 초대는 또 첨이라 허허 당연히 가야지. 하고 다녀왔는데.
당연히 하객들 중에 아는 얼굴이 몇 더 있었죠. 그래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그 중 한 놈이 "와 선생님 아직도... 잘 계시죠??" 라는 겁니다.
이때 '아직도'와 '잘 계시죠??' 사이에 살짝 마가 떴는데. 아마 매크로 인사로 '아직도 변함 없으시네요' 하려다가 폭삭 늙은 상태를 감지하고 말을 바꾼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아주아주 오랜만에, 그것도 직장 동료나 동료 자식들 말고 외부 사람들 결혼식을 가니 또 나름 신세계더군요.
일단 축의금 시세도 몰라서 검색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갔구요. 10만원짜리 잔치 국수라니!!!
식 중에 자꾸 불을 끄더라구요. 하객들 테이블에 아이돌 응원봉 처럼 생긴 걸 비치해 놓고 그걸 흔들라고 시킨다거나. 마지막에 하객들 사진 찍을 때도 핸드폰 들고 올라오라 해서 조명으로 뭘 막 연출하구요.
사실 결혼식 한창 다닐 때 지겹도록 다니고 질려서 식 시작하면 밥 먹으러 갔다가 끝날 때 맞춰 올라와 사진 찍고 가는 게 루틴이 된지 오래였는데.
정말 오랜만에 식 구경을 하니 이것도 나름 재밌더라구요. 이것이 젊음인가!!! 하는 부분들도 많았고. ㅋㅋㅋ
5.
'호사태릴리아주'를 아십니까.
학생들에게 '불란서'와 '불(=달러)'에 대해 설명하고 나와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문득 궁금해지더라구요. 한자로 표기하고 말하는 외국 이름들 출처가요.
평생 아무 생각 없이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이제사 궁금해진 거죠. 그리고 이젠 우리에게 인터넷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ㅋㅋ
암튼 저 '호사태릴리아주'는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중국식 음차랍니다. 너무 기니까 줄여서 첫 자와 끝 자만 살려 '호주'. ㅋㅋㅋ
내친 김에 다 찾아봤더니 '미국'도 '영국'도 '독일'도 (이건 일본식이 좀 섞였구요) 모두모두 다 중국인들이 자기네 글자로 음차한 걸 그냥 직수입해다가 한국식으로 읽고 있는 거더라구요.
근데 이럴 거면 그냥 그 나라 식 발음을 적당히 한국화 해서 적는 걸로 바꿔 버리는 게 맞지 않나 싶네요.
중국, 일본이야 그걸 읽으면 그 나라 이름이랑 비슷해지니까 계속 유지할 명분이 있는데, 한국에선 그저 괴상한 표기가 개선 없이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을 뿐인 것 같아요.
6.
서두에서 요즘 바쁘다고 투덜거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최선을 다해 듣보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듀게 뻘글 올리기를 건너뛴 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랬어요. ㅋㅋ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저도 그게 즐거우니까 맨날 1일 1뻘글을 이어오고 있는 건데. 그렇다고 해도 이게 빈틈 없이 매일매일 이어지면 괜히 스스로 좀 갑갑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어젠 아무 글도 안 올리고 열심히 '전장의 푸가' 진엔딩을 보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오늘은 '헤일로: 인피니트'를 거의 끝까지 했구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뭔가 격하게 꾸준한 루틴 같은 게 성향에 안 맞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직업은 참 잘 골랐구나 싶기도 하구요. 방학 사랑합니다. 이제 네 달도 안 남았어요!! ㅠㅜ
7.
글 서두에도 노래 하나를 이미 올려 놓았지만.
출퇴근할 때 핸드폰에 담긴 곡들을 차 스피커로 들으면서 다니는데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옛날 노래만 주야장창 듣게 되죠.
그러다 엊그제는 이 노래가 나왔는데... 문득 '이것도 요즘 사람들 듣기엔 겁나게 올드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오래 전 노래니까 그런 것도 있는데, 곡의 정서와 보컬 기교 같은 부분 말이죠.
요즘엔 이렇게 '우와앙 나는 애절하다!!!' 같은 정서가 안 먹히지 않나. 요즘엔 이런 스타일 노래가 거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저 시절엔 먹어줬던 저 과시하듯 화려한 기교 & 고음 샤우팅 같은 것도 마찬가지구요.
뭔가 뉴진스의 대척점 같은 느낌 같지 않나요. ㅋㅋㅋ
...그리고 솔직히 저조차도 지금 들으면서 '막판엔 이것보단 조금 자제해줬음 더 좋았겠군' 이란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ㅋ
8.
번호는 적었지만 이제 할 말이 없습니다.
다들 편안한 밤 보내시길!
끝입니다.
2023.09.11 07:44
2023.09.11 20:09
그렇군요. 근본적으로 언어의 변화 때문일 수 있겠어요. 말씀대로 박정현 본인은 그대로일지라도... ㅋㅋ
벤은 이름만 많이 듣고 실제로 노랠 들어 본 게 없습니다. 오다가다 어쩌다 들어 봤을 순 있겠지만 뭐 설명해주신 걸 보면 앞으로도 안 들어도 될 것 같기도 하구요. 하하;
2023.09.11 09:27
5. 영어도 현지 발음도 아닌데 한국사람들이 굳이 고집하는 '뮌헨', '멜버른' 같은 이름도 있죠. 관습의 힘은 무시 못하니 그냥 한국어로 그 나라, 지명은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요. 영어도 각 나라 이름과 지명을 지들 마음대로 쓰고 발음하는데 우리라고 굳이 안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이해하는 게 편하다는 데 어쩔...
2023.09.11 20:10
네 사실 저도 벌써 100년을 그렇게 써왔으니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긴 하는데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같은 표준 표기법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이것부터 바꾸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023.09.11 10:16
3. 철지난 영화들이 비교적 많아서 요즘 왓챠만 구독 중인데 회사가 길을 잘못 가네요. 그쪽 말고 고전 영화, 예술 영화 같은데 완전 집중해서 차별화하면 차라리 기업 이미지 좋아지고 큰돈 안 되도 낫지 싶은데 포르노쪽이라니 그게 되겠어요..생각하는 게 참.
5. 호주의 원제목?이군요. '호사테릴리아주' 뭔가 남묘호렌게쿄 비슷한 느낌인데 일단 외워 둬야겠습니다. 이런 거 좋네요. 올리시는 글 끝에 '오늘의 토막 지식' 이라고 하나 씩 쓰셔도 좋을 거 같아요.(ㅎㅎ기본급 떼먹고 수당도 안 주고 잔업까지 시키는 악덕 고용주 같음)
6. 꾸준하고 끝을 봐야 하고 싫증이 뭔데,라는 성격이신가 했는데 오늘도 남이 보는 것과 본인의 평가는 참으로 다르구나 하게 됩니다.
8. 화이팅입니다!
2023.09.11 20:12
3. 여전히 그런 영화들도 많이 들여 놓아주고 있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그런 영화들이 별로 돈이 안 된다는 거겠죠. ㅠㅜ
5. '오늘의 토막 지식'을 시리즈로 연재하기엔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 불가능합니다. 하하;
6. 실생활에선 정말로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 일 잘 못 해서 본인도 고생, 주변 사람도 고생인 사람입니다. ㅋㅋㅋ 듀게 뻘글 시리즈는 그냥 제가 좋아서 꾸준히 하는 것이지요.
8.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화이팅!!!
2023.09.11 11:37
2023.09.11 12:32
2023.09.11 20:15
뭣보다 영화 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왓챠는 유아독존급 좋은 서비스인 것인데요... (물론 화질, 음질 문제가 있긴 한데 그건 대기업들이 하는 티빙, 웨이브도 전혀 나을 게 없으니 넘어가구요.) 망하지 않고 잘 버텨주면 좋겠지만 완전히 무리인 것 같아 문 닫기 전에 찜 해둔 영화들이나 얼른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현 창법은 사실 '꿈에' 같은 노래로 잘 나가던 리즈 시절이나 '나는 가수다'로 맞은 2차 전성기 같은 때도 꾸준히 '난 이런 창법 별로야'라는 반응들이 있었어요. 전 그냥 늘 언제나 '그 시절 현재 취향'을 유지해왔던 터라 그냥 좋아했습니다만. 세월 지나고 다시 들어보니 좀 기교 자랑이 과하단 생각이 들기는 하구요. ㅋㅋ
2023.09.11 13:54
1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ㅎㅎ 2는 고생이 많으시다는 말씀밖에는... 3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애초에 컨텐츠 플랫폼 자체가 컨텐츠의 가격을 너무 헐값으로 해놓아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4는 교사가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는 되게 로맨틱한 순간처럼 보이네요. 제자의 결혼식에 초청을 받으시다니...!!
2023.09.11 20:17
지풍화 악단은 언제나 사랑인 것입니다. ㅋㅋㅋ
본문에도 적었듯이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집에서까지 굳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또 생각해보면 요즘엔 모바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환경이라면 가벼운 예능이나 드라마, 스포츠 중계를 많이 보는 게 당연하겠다 싶기도 하구요.
로맨틱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늘금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으하하. 사실 뭐 졸업생들 중 나이 많은 녀석들은 이미 30대 중후반을 달리고 있어서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구요.
2023.09.11 17:33
1. 작년에는 제가 올렸던것 같은데요 ㅋㅋ 벌써 1년이 지났네요.
3. 왓챠플레이 서비스 시작이후로 쭉 봐왔는데 이 소식을 듣고 구독을 중단했어요. 이제 보내줄 준비가 다 됐습니다. 몇년간 좋은 영화들 시리즈들 많이 봤어요. 가장 알차게 활용한 OTT였습니다. 바이바이.
7. 저는 휘트니 노래가 요즘 그렇더라고요. 자꾸 스킵하게 됩니다. 이러다가 또 언젠가 귀에 착 감기는 때가 오겠죠.
2023.09.11 20:19
1. 그렇죠. 그렇게 세월은 언제나 핑핑핑... ㅠㅜ
3. 구독 중단 운동하는 분들 심정도 이해하구요. 다만 그래도 가장 든든한 '영화' 플랫폼이 이렇게 사라진다니 너무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7. 전 휘트니 노래는 오히려 그 분 전성기에 그랬어요. 노래 잘 하는 건 알겠는데 늘 좀 과하지 않나 싶었고 마찬가지로 당시 라이벌 머라이어 캐리도 별로 안 좋아했죠. 근데 오히려 세월 좀 지나니 막 좋아지더라구요. 이러다 언젠가 쿨타임 지나서 박정현 노래도 다시 좋아하게 될지두요. ㅋㅋㅋ
2023.09.12 01:22
2023.09.12 21:04
정말 어지간한 노랜 다 질리는데 이건 안 질려요. 맞아요 그 곡도 좋죠. 한때 셉템버만큼 많이 들었는데 요즘엔 그 정돈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종종 찾아 듣습니다.
댓글이 늦었지만 theforce님도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몇년전 벤의 '180도'라는 곡을 들었을 때 '되게 박정현스럽네' 느꼈는데 전체 디스코그라피가 다 그런 느낌, 올드하다는 뜻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