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 12:36
- 그러니까 이 게임 관련입니다.
- 게임판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그냥 습관적으로 클릭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에만 독점으로 발매되는 게임입니다. 1편이 7년 전에 나와서 비평, 판매량 면에서 대성공을 했구요. 2편은 발매된지 3주쯤 되었네요.
1편은 변종 좀비 아포칼립스물로서 간단히 말해 '칠드런 오브 맨'에다가 '워킹 데드 더 게임' 스킨을 입힌 스토리와 감성 터지는 연출로 대단히 인기를 끌었죠. 그 인기의 중심엔 자식 잃은 중년남 '조엘'과 부모 잃은 10대 '엘리'라는 캐릭터가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고 감정 교류를 나누며 마지막엔 부녀 비슷한 관계로 맺어지는 애틋한 스토리가 있었고, 그래서 이 두 캐릭터는 아마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 캐릭터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2편은 갑자기 방향을 홱 틀어서 '복수와 폭력, 증오'에 대해 고찰을 하겠다며 좀 충격적인 스토리를 준비했고, 그 결과는 전세계 플레이스테이션 커뮤니티의 아수라장과 분노한 유저들의 평점 테러...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저는 갖고 있던 플레이스테이션은 팔아버린지 오래이고 이 게임의 1편도 별로 재미 없게 해서 시큰둥... 하게 앉아 있다가 사람들 싸움 구경이 재미있어서 여기에 이렇게 글까지 끄적거리고 있는 한 마리 잉여입니다.
이 논란이 참 추잡하고 저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나름 게임 뿐만 아니라 그냥 요즘 문화 전반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떡밥들을 고루 함유하고 있거든요.
1. 문화상품 시리즈 팬에 대한 존중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 것일까요
이 게임 팬들의 분노는 뭐. 그게 합리적인지 아닌지는 따져볼 수 있겠지만 '자연스러운' 반응인 건 사실입니다. 애시당초 캐릭터의 인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게임이라.
여러분들이 '고스트 버스터즈'의 팬이었다고 쳐봅시다. 너무너무 재밌게 보고 손꼽아 2편을 기다렸는데 2편은 갑자기 웃음기를 탈탈 털어낸 레알 호러 무비가 되고 주인공들 중 상당수가 잔혹하게 찢겨 죽으며 심지어 그들이 공포에 질려 서로를 배신하고 등에다 칼을 꽂고 뭐 그런 영화로 나왔다면.
게다가 그런 2편의 예고편은 1편과 비슷하게, 영화 속에 실제로 안 나오는 장면까지 넣어가며 만들어 공개했었다면 영화를 보고 나올 때 기분이 어떨까요. 깊은 빡침도, 그로 인한 평점 테러와 제작자에 대한 비난 트윗 폭격도 '옳은' 일까지는 아니어도 결국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많은 팬들이 그런 얘길 합니다. "완성도는 따질 것도 없고, 이걸 왜 그 게임의 속편으로 만든 건데?"
뭐 제작자의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결국 1편 팬들의 호감을 '이용'한 부분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겠고. 그런 면에서 팬들의 빡침을 그냥 철없는 소리로만 치부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하지만 또 팬들이 창작자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되겠죠
이 게임의 1편과 2편은 같은 사람이 각본을 쓰고 제작을 지휘했습니다. 본인이 만든 캐릭터와 이야기로 성공한 작가가 그 이야기의 속편을 쓰는데 팬들의 허락을 받을 필요까지 있겠습니까. 눈치 안 보고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얘길 하는 건 창작자의 당연한 권리구요.
뭐 애초에 창작자가 하고픈 이야기가 팬들이 바라는 방향과 일치하거나, 최소한 지금처럼 극단적으로 어긋나지는 않는 방향이었다면 모두모두 행복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죠. 굳이 창작자를 비난하자면 '상도덕'이 없었다... 라는 정도의 비난은 가능할지도?
그러니까 일단 정답이 없는 가운데 되게 '불행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빡친 팬들도, 공격 받는 제작자도 다 나름의 입장이 있고 양쪽 다 이해 가능해요. 지나친 인신 공격을 일삼는 사람들과 굳이 sns에 매진하며 반박을 빙자한 기름 붓기를 시전하고 있는 이 게임 제작자의 태도를 논외로 하면... 그렇다는 얘깁니다.
3. 비평가들의 '전문성'이란 참 언제나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게임이 발매되기 전, 먼저 플레이 해보고 리뷰를 올린 매체들은 거의 입을 모아 극찬이었습니다. 근데 웃기는 게... 게임이 발매된 후, 유저들의 분노가 폭발한 이후에 올라온 리뷰들을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오히려 격하게 비판하는 것들이 많아요. 이러다보니 유저들이 리뷰어들을 아니꼽게 볼 수밖에 없죠. 결국 대세 따라 사람들 눈치 봐가며 평가를 바꾸는 걸로 보이니까요.
워낙 이 게임과 그 제작사가 팬이 많은 데다가 이 게임을 독점으로 출시하는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게임기(와 그걸 만들어 파는 소니까지) 자체가 광적인 훌리건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게임 발매 전에는 리뷰어들도 이 팬들을 의식해서 걍 '에라 모르겠다 100점' 이런 식으로 극찬 리뷰를 썼고. 정작 발매되고 나니 그 팬들이 그 열정을 그대로 반전시켜서 풀파워로 비난을 퍼부어대니 이후의 매체들은 또 그 쪽의 눈치들을 비판적 리뷰들을 쏟아내고. 라는 식의 상황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이러나 저러나 팬들과 업계 큰 손의 눈치를 봐가며 리뷰를 쓰는 게 아닌가... 하는 거죠.
게다가 이 와중에 소니가 이 게임을 격하게 비난한 리뷰어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압력을 넣었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불판은 화르륵.
리뷰어들의 이미지는 멘틀을 뚫고 수직 낙하 중입니다.
4. 근데 사실 플스 팬보이들은 언제나 좀 심했어요
뭐 어떤 분야이든 업계 넘버 원의 팬들은 다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부정적인 측면을 보이는 게 현실 맞습니다만.
타기종 유저들 커뮤니티를 늘 침범하며 어그로를 끌고 다니는 것도 문제였지만, 맹목적으로 '우리 편'을 신격화하며 극찬 세례를 날리는 게 가장 큰 문제였죠.
예를 들어 저는 PC로 게임을 시작해서 아직도 하고 있고 플스, 엑박, 닌텐도까지 다 굴리며 살아온 게이머입니다만.
제가 이름을 아는 게임 제작자는 거의 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만드는 사람들이에요. 팬들이 허구헌날 그쪽 제작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정보'랍시고 올려대고,
또 무슨 게임을 평가할 때마다 꼭 제작자 이름을 언급하며 평가하거든요.
이게 원래 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가, 유독 플레이스테이션 팬보이들을 보면 어떤 게임의 성과를 이야기할 때 네임드 제작자 한 명을 언급하며 대부분 그 사람의 공으로 돌리고, 그러면서 그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고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아마 루리웹에 가서 '헤일로, 포르자 제작자가 누구니?'라고 물어보면 답할 수 있는 사람 거의 없을 거에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나 각종 일본 게임들, 그리고 소니 독점작들의 제작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거의 다 대답을 할 걸요. 저도 압니다. 알고 싶지 않은데 강제로 주입이 돼요. ㅋㅋ
암튼 그런 팬보이들의 추앙 목록에서도 이 '라스트 오브 어스'의 제작자인 닐 드럭만이라는 양반은 지난 10년간 독보적인 원탑이었죠.
이 사람이 만든 게임들에 대해서는 그 어떤 비판적인 의견도 (팬보이들이) 허용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렇다는 걸 본인도 알고 회사도 알고 소니도 알고 리뷰어들도 알고 모두모두 알고 있었죠.
그런 전차로 거의 완벽한 자율과 전적인 권한을 보장 받고 만들어진 게임이 이번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이고.
그래서 솔직히... 빡쳐하는 팬들을 보면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러게 적당히 좀 하지 그랬냐고. ㅋㅋㅋㅋ
5. 평점 평균 제공 서비스, 메타 크리틱의 문제
아. 전 그냥 이건 사라져버려야할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길게 말하기도 싫으네요.
GOTY(Game of the year)도 마찬가지에요.
말하자면 멜론 실시간 차트 비슷한 거랄까요. 유저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분 하에 각종 이권과 왜곡된 팬심들만 활활 타오르는 게 메타 크리틱이죠.
근데 이 게임이 메타크리틱에서 엄청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지라 유저들이 '이제 메타를 못 믿겠다!'라고들 인식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반갑긴 한데...
6. 반지성 주의가 대세죠
그 양상이 이렇습니다.
- 리뷰어란 놈들은 전문성이 개뿔도 없다.
- 게다가 팬보이들(그게 니네라고!!) 눈치 보고 회사에서 돈 먹고 정직하지 않은 리뷰를 쓴다.
- 그러니 리뷰어들은 다 쓰레기고 그 리뷰들을 모아 놓은 메타 크리틱도 쓰레기다.
- 그래서 우리가 믿을 건 이제 유저 평점 뿐이다!!!! (???????????)
그리고 또 그 와중에 라스트 오브 어스를 악평한 리뷰어들은 믿음과 신뢰의 존재들로 등극을 시켜요. 끊임 없이 끊임 없이 인용을 합니다.
그러니 또 유튜브, 블로그 등을 베이스로 하는 조회수 먹고 사는 리뷰어들은 너도나도 '누가누가 더 강력하게 라오어2를 까나' 배틀을 벌이고 있고 그 와중에 가장 강력하고 임팩트 있게 난도질하는 리뷰어들에게 신뢰도 인증 마크가 붙고 있는 상황이죠. 엊그제는 무슨 제작자의 정신 분석까지 등장하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적으로 (본인들은 의식하지 못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만) 이 게임에 빡친 팬들의 분노는 '리뷰어들을 길들여서 팬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거죠. 니들 전문성 개뿔도 없고 못믿을 놈들이잖아! 앞으로 우리들 생각과 다른 얘기 하면서 잘난 척 하는지 안 하는지 지켜보겠어!! 위대한 유저님들의 집단 지성 앞에서 뭐 좀 아는 척 하면서 가르치려 들기만 해봐라!!!!! 이런 느낌.
근데 제가 위에 적었듯이 전 애초에 이 사단의 근본적 원인이 팬보이들의 과도한 빠질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정작 그 팬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더 강력하게 빠질을 하며 제작자도, 회사도, 리뷰어들도 다 직접 관리하고 길들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으니 게임판의 미래는 정말 꿈도 희망도 없...
+ '정치적 공정성'은 어느새 부모님의 원쑤가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나오는 문화 컨텐츠들은 대부분 'PC함'을 신경쓰며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고 거기에 대한 반감 같은 것도 사람들에게 만연한 상황이죠.
근데 게이머들 커뮤니티에선 그게 좀 더 심한 느낌입니다. 한국만, 루리웹만 그런 게 아니라 해외 포럼을 봐도 대체로 그래요.
벌써 여러번 PC함 추구에 대한 사건급 논쟁들이 있었고 그런 일이 한 번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노골적인 반감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만. 그게 이 게임의 발매로 완전히 폭발해버렸네요. 말하자면 한국 내 커뮤니티의 페미니즘 논쟁과 비슷합니다. 처음엔 '왜곡된 나쁜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거야!' 라고 하다가 요즘엔 그냥 '페미는 답이 없다'고 진솔하게(?)들 이야기하잖아요. 이젠 PC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갑니다. 어째서 동아시아의 황인종 남성들이...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ㅋㅋ 뭐 어쨌든 현실이 그렇네요.
...여기까지. 어쩌다보니 오전 수업이 다 사라져 버려서 무척이나 한가했던 잉여의 맥락 없고 영양가 없는 잡담이었습니다.
뭐 어차피 시간 좀 지나면 잦아들 일이고. 소니와 플레이스테이션은 계속 잘 나갈 거고 너티독 게임은 잘 팔릴 것이며 팬보이들의 위세도 변함 없겠죠.
다만 지금의 이 상황은 참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시간이 흐른 뒤에 이 게임이 어떤 의미로 사람들 기억에 남을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구요.
2020.07.08 13:41
2020.07.08 14:29
저도 이 게임을 해보지 않았고 다만 앞으로도 딱히 할 생각이 없어서 스토리는 다 읽어봤죠. 말씀대로 그냥 뚝 떼어 놓고 보면 특별히 문제 있는 스토리는 아니에요. 전편의 팬들의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하다 못해 그걸 이용해서 충격과 고통을 주려는 스토리라는 게 팬들 분노의 근원이겠구요.
위에도 적었듯이 2편 게임 자체를, 그리고 창작자의 의도나 결과를 평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해보지도 않았는데요 뭐. ㅋㅋ
2020.07.08 14:05
오히려 게임을 플레이해서 엔딩 본 사람들 중에는 다시 평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더군요.
물론 엔딩 보고도 여전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이지만요.
평이 좋아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단순히 이런 저런 스토리라는 걸 시네마틱 등으로 감상만 할게 아니라 직접 플레이를 몇 십 시간 씩 하면 느낌이 또 다르다는 건데
그게 바로 게임이 영화와 다른 지점이겠죠.
무튼 애초에 이렇게 까는 게 좀 이해는 안되었지만 (전 1편도 구매해두고 플레이는 아직 안한 사람이라;;) 한편으론 스타워즈 시퀄 3부작에 대한 팬들의 태도도 생각해보게 되고 그럽니다.
(아니 하지만 스타워즈 시퀄3부작은 구렸다구요.ㅋ)
작금의 반지성주의와 버튼 누르듯 튀어나오는 피시함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좀 걱정되는 지점이 있을 정도고
리뷰어들을 길들이려 드는 유저들은 세계 정치판까진 몰라도 최소한 한국 정치판에서는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라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구나 싶습니다.
2020.07.08 15:11
직접 플레이해서 더 짜증났다 vs 직접 플레이하니 이해가 되었다. 뭐 이렇게들 계속 싸우더군요. 다만 쪽수는 전자가 더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오프라인 게임샵 사장님들 들여놓은 물량 소진 안 돼서 스트레스 받고... 허허.
저도 이 난리를 한참 들여다보고 노보코프님 결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라는 거. ㅋㅋ
2020.07.08 14:21
2020.07.08 15:29
본문에 스포일러는 전혀 없지만 뭐 사실 읽지 않으셔도 무방한 뻘글입니다. ㅋㅋ
게임에 자질(?)이 없다 싶지만 그래도 궁금하시다면 그냥 난이도를 최하로 낮춰서 하시면 될 거에요. 너티독 게임들이 그런 설정 부분에서 좀 친절한 편이라서 할만 하실 겁니다.
...근데 페르소나5는 그래도 조금은 어려울 걸요. 제 기억에는 그렇습니다. ㅋㅋ
2020.07.08 14:30
증말 답이 없네요.
2020.07.08 15:29
그냥 온세상이 총체적 난국으로 보이는 요즘입니다(...)
2020.07.08 15:51
저는 게임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 안하고 대신 예전에 1편 플레이쓰루 영상만 다 보고 재밌네, 특히 엔딩이 여운에 남는다...라고 기억하고만 있던 작품인데 이번 2편도 그걸로 보고나니 분명 이번에 추구하고자하는 스토리 방향에 맞춰서는 잘 만든 게임 같습니다. 본편에 적으신 팬들이 빡친 것도 이해는 하구요.
그런데 제일 논란이 되는 부분이 전작 주인공 조엘을 초반에 그렇게 해버리는 건데 사실 그건 PC함이랑은 별 상관없는 그냥 스토리적인 선택의 일부인데 왜 이걸 PC랑 연관지어서 까는지도 모르겠고 그 닐 드럭만이라는 사람도 트위터로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되고 혼란스럽습니다 ㅋㅋ
2020.07.08 16:03
요즘 PC가 그 쪽에서 마법의 단어거든요.
[뭐가 맘에 안 든다 -> 그 안에서 PC함을 찾는다 -> 이것봐! 역시 이것도 PC 좋아하는 놈들이 만든 거였어!!! -> 범인은 PC]
라오어2는 또 제작자가 애초에 1편에서부터 PC함을 적극 반영하던 사람이라 건수 찾아낼 것도 많구요. ㅋㅋ
닐 드럭만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왜 저러는지;
2020.07.08 16:04
제가 그 팬보이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에요 ㅋㅋ
패미컴-슈퍼패미컴-플스1-플스2의 길을 걸었던..
플스2 초창기에 게임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지금은 술김에 산 플스4로 간간이 게임하는 라이트유저가 됐죠
pc도 있었지만 당시 울티마나 윙커멘더같은 pc게임은 취향에 안맞아서
pc로 했던 게임은 삼국지2와 대항해시대 정도였고 게임은 게임기로만 했어요
제가 게임을 하던 당시는 닌텐도 vs 세가에서 플스1 출시되면서 소니 vs 세가의 구도로 옳겨갔던 기억이 나네요
그 외 캡콤 VS SNK, 남코 VS 세가, 스퀘어 VS 에닉스 등등
그땐 게임 커뮤니티도 없었고 게임 잡지만으로 정보 취득하던 시절이라 누구와 싸운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세가를 시기하고 싫어했던...ㅎㅎ
새턴까지 좀 비등비등하다가 드림캐스트가 플스2와 격차가 벌어질때 어찌나 고소하던지..
그때 누구와 싸운적도 없었고 그런 억하심정 가질 이유가 없었는데 왜 그랬나 모르겠네요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심도 아닌게
돈 조금만 모으면 메가드라이브나 새턴도 사서 같이 즐길수도 있었는데
굳이 닌텐도와 소니만 고집하며 세가를 싫어했네요
이게 팬보이의 심리일까요? ㅋㅋㅋ
아, 근데 쓰다보니 기억난게 당시 게임잡지 세가 코너의 독자란이나 담당자들의 기사를 보면
뭔지 모를 세가부심은 있었던거같아요
약간 마이너감성부심, 홍대부심 뭐 이런 류의 느낌
만약 게임을 계속 했다면 플스팬보이가 돼서 게임 커뮤니티에서 싸우고 다녔을지도 모르겠네요
2000년대 초반에 게임을 접었고 얼마전 플스4를 사면서 다시 게임계를 기웃거려보니
거의 뭐 천지개벽 수준으로 게임계가 변해있더군요
세가 게임이 플스로 출시되고 코나미는 이제 위닝 시리즈만 만드는거같고 스퀘어와 에닉스가 합병하고 파이널 판타지는 더이상 최고의 게임이 아니고..
플스4 사면서 예전에 했던 게임시리즈 후속편을 사모으고 있는데
예전처럼 재밌지가 않네요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서인지 아니면 게임 자체가 예전보다 재미없어진건지..
게임 패드를 잡은 채로 잠들었다가 헉! 하고 깨서 다시 허겁지겁 플레이하는 그런 시절은 다시 오지 않겠죠
아, 그런데 라오어2는 진짜 오랜만에 몰입하며 재밌게 한 게임입니다.
파이널 판타지7 이후로 20여년 만에 오래 기억할 게임을 한거같아요
2020.07.08 16:26
2020.07.08 16:40
닌텐도 기기 둘에 플스 1, 2로 가셨으면 한국에서는 가장 로열(?)한 길을 걸으셨네요. ㅋㅋ
루리웹 같은 공간이 생겨서 팬보이들이 격돌할 장소가 생기니 더 격렬해지는 것 같다... 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그 사이트 운영진들이 노골적으로 한 쪽 편을 들어주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당연히 라오어2를 재밌게 한 사람도, 하다가 열받은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그 동네는 이성적인 대화는 아예 불가능한 상태더라구요. 칭찬하면 업자로 몰고 욕하면 유튜브로 본 사람으로 몰고. 서로서로 인격 파탄으로 몰구요.
사실 전 딱히 어느 기기 편 들 생각은 없는데요, 그 사이트 때문에 플스와 소니 쪽에 조금 삐딱한 입장입니다. ㅋㅋㅋㅋ
어쩌다보니 소니 퍼스트가 내놓는 게임들 스타일이 그다지 제 취향에 안 맞기도 하구요.
그리고...
요즘 게임들이 덜 재밌게 느껴지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나이를 먹어서일 수도 있고, 게임이란 장르가 세월의 흐름에 비해 큰 발전이 없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구요.
그럴 땐 차라리 인디 게임 같은 걸 몇 개 해보는 것도 좋더라구요.
2020.07.08 16:20
근데 게임에 너무 몰입해서 그런가
본문에 있는 앨리 사진만 봐도 뭔가 먹먹해지네요
앨리가 게임 내내 저 표정으로 다니는데 2편에 몰입을 덜했다면
애 조져놨다고 시원하게 제작자 욕하고 말았을것을..
2020.07.08 18:15
애초에 별 볼일없는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그 진부한 스토리로 갓겜 대접을 받았는데 그걸 뒤집었으니 욕먹는거 감안해야죠. 1편 스토리 자체가 파격적인 스토리였다면 2편에서 그거 뒤집는다고 욕하는 유저들에게 애들아 라오어는 원래 그런 게임이란다. 이러겠지만요.
1편이 세상 진부한 스토리인데 뭔 그런 스토리썼던 제작자가 뭔 작가병에 걸려서 그런 건지 이해도 안가는데요. 더더욱 이런 반응 나올꺼 뻔한데 마치 이럴줄 몰랐다면서 놀라는 제작자가 더 웃긴거죠. 이미 고스트 버스터즈 비유를 하셨지만 그러니까 스필버그가 이제부터 진지한 영화 찍겠어 그러면서 쉰들러 리스트를 찍으면 누가 뭐라겠습니까만은 인디애너 존스 4편을 흑백으로 찍으면서 그동안 약탈자로써의 자기 인생을 반성하면서 아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타문화에대해서도 존중하고 이러면 얼마나 욕먹겠습니까. 거기다 대고 나 이렇게 욕먹을줄 몰랐어 상처 입었어 이러고 있었으면 진짜..
그리고 중요한건 아니지만 소니게임이나 일본게임보다 피씨 게임일수록 제작자가 더 유명한데요. 시드 마이어나 리차드 게리엇이나 워렌 스펙터나.. 윌라이트 피터 몰리뉴 10류제작자 카멕, 하사비스, 범죄자 크리스 아벨론은 서양 rpg 아이돌이고요. 애초에 소니게임중에 제작자 이름 붙여 나오는 게임이 있었습니까.
2020.07.08 18:46
2020.07.08 18:33
잘살아보세/
라오어에 대한 평가에는 이견(이라기보단 딱히 해본게 아니니)이 없으나...
이나후네 케이지, 미야모토 시게루, 코지마 히데오, 오카모토 요시키, 미카미 신지, 노무라 테츠야.....일본게임에도 제작자가 유명한 게임은...아니, 아예 제작자나 개발자 자체가 유명한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만....
2020.07.08 21:57
게임 커뮤 돌아다니면 정말 구토가 납니다. 이번에 애비역 맡은 성우에 대한 살해협박도 그렇고 드럭만에 대한 혐오 멘션들도 그렇고 정상적이지 않아요. 모든 불평을 아주 후려쳐서 정리하면 두 개입니다. 1. 내가 좋아하는 조엘 왜 죽였어 2. 애비 나쁜 년. 이 이상의 반응을 전 본적이 없어요. 내러티브가 어떻고 팬덤에 대한 예의가 어떻고 떠들지만 딱 저 두개 안에서 못 벗어나고요. 라오어2에 대해 피끓는 분노를 보여주시는 상당수의 경우가 엘리가 레즈비언이어서와 애비는 근육이 강하고 가슴은 작고 얼굴은 못생긴 여자라서(심지어 그런주제에 섹스신까지 있어서) 가 싫어하는 핵심이유입니다. 적어도 저랑 키배 뜨신분들은 다 그랬어요. "너 애비 섹스신(정확하게는 야스신이라고 하시더군요.) 보면서 흥분하는 변태였구나" 정도가 그분들의 통렬한 반격의 핵심이었거든요. 주류게이머라 여겨지는 이런 분들, 게임의 주요 캐릭터는 남성(그것도 웬만하면 백인)일 때만 강하게 이입하고 여성캐릭터는 성적인 대상화가 가능해야만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유사 딸이면서 잘하면 연애의 대상이 될듯도 해서 은밀한 페도필리아를 만족시켜주던 앨리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을거예요. 그런데다가 다른 주연캐릭터는 "여성적" 매력같은건 하나도 없어서 성적으로 자극되지않는 여자였단 말입니다. 그안에서 얼마나 캐릭터빌딩이 잘 되었는지 디테일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무 관심이 없어요.
2회차를 플레이하면서 처음엔 홀려서 몰랐던 허술한 구석도 좀 보이고 발전했으면 하는 부분도 보이지만, 내러티브 방식과 몰입감이 이 게임 최고의 장점이라는 생각은 더욱더 확고해졌습니다.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아요. 전 그래서 게임성은 좋은데 스토리는 엉망이다 따위의 평을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어느정도 게임을 해오신 분들이라면 이런 방식의 게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라오어2가 정점에 이른 게임이라는 것을 모를리가 없거든요. 소위 게임평을 하시는 분들이 과대표된 인셀들을 지나치게 의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 생존전략인 "유투버"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2020.07.08 23:31
일단 저는 게임을 안 해봤기 때문에 2편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해선 평가는 물론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는 입장이죠. 그래서 그 부분은 건너 뛰구요.
애초에 1편에서부터 앨리는 그저 조엘의 평생 소원(아빠 노릇 해보고 싶다!)이 이뤄지기 위한 대상으로서 존재하는 캐릭터였죠. 그 도구적 기능이 워낙 선명해서 전 1편을 하면서 엘리에게 어떤 생동감이나 매력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많은 팬들이 착각하는 것과 달리 앨리는 공동 주인공이 아니었죠 1편은 그저 조엘의 이야기였을 뿐. 게이머 커뮤니티의 분노는 1차적으로는 그래서 조엘의 처우 문제(...)가 원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정말 격하게 감정 이입했던 캐릭터를 그렇게 취급해버렸으니까요. 사실 대부분의 1편 팬들은 게임 플레이 중에 분명히 조엘이 다시 중요한 역할을 맡아줄 거라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다시 감정 이입을 체험시켜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죠. 그러다 그 기대가 두 시간만에...
암튼 대부분 말씀에 공감합니다만. 지금 라스트 오브 어스2가 'PC하다'는 이유로 분노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과대표'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게이머 커뮤니티에선 실제로 그쪽(?) 성향의 사람들이 다수인 게 맞습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게이머 커뮤니티의 대표 성향이 그것이라는 걸 증명하는 사례들은 충분히 축적되어 왔죠. 게이머 게이트 사건, 툼레이더 라라 캐릭터에 대한 수년간의 놀림과 비아냥(그리고 제작사의 스토리 수정), 게임계에 몇 안 되는 여성 유명인들에 대한 폄하, 배틀필드V의 여군 논란 등등 목록을 만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고 이 모든 사례들에서 언제나 주류 성향은 PC함(페미니즘, 동성애, 인종 관련 이슈들에서)에 대한 거부감이었습니다. 그러니 리뷰어들이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한다면 (당연히 안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 양반들이 그 분들의 눈치를 보는 건 당연한 귀결이겠죠.
2020.07.09 00:38
2020.07.08 23:30
2020.07.08 23:31
저는 덕택에 '기념 사진'을 잘 봤습니다. '벌새'도 생각나고 그렇더군요. 저도 감사합니다. ㅋㅋ
플스소유자가 아닌지라 이 게임을 직접 해보지도 않았고 해볼 일도 없습니다만...하도 스토리가 문제라길래 1,2편 풀플레이 영상을 유툽을 통해 짬날때마다 보다가 이제 다 봤는데..........................사실 뭐가 문제인지 잘모르겠더군요. 그 세계관에선 충분히 일어날 법한 상황이라 납득되었거든요. 이와는 별개로 변태같은 메피스토의 감성;유출-스포일러없이 완전 생짜배기로 유저들이 이걸 접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p.s : 얼마전 GTA 5를 클리어했는데 거기서도 이와 비슷한 일은 일어나는지라...충격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것때문에 게임이 망가진다는 생각은 안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