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의 어원 - "상남자"의 사례

2023.09.23 13:45

Sonny 조회 수:547


어떤 유행어들은 특정인에 의해 개발되고 전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상남자"라는 용어일텐데요. 이 용어의 유래는 다른 유행어들에 비해 비교적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김경호씨가 처음 말했고, 거기에 어리둥절해하는 다른 진행자들의 반응이 명확하게 담겨있거든요. 이 말을 하는 김경호씨도 이 단어를 즐겨쓴다기보다는 "천상남자"나 "쌍놈"이라는 말을 하려다가 뭔가 좀 꼬였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긴머리 떄문에 여자로 오해를 받고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도 많이 당했다는 말을 한 뒤에 이 말을 한 건데, 이후에 이 말은 남성성을 증명하는 단어로 아예 자리를 잡았죠. 그런데 애석하게도 김경호씨가 이 유행어의 시초라는 걸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라디오스타에서도 잠깐 그런 말이 나오긴 하지만 "상남자"의 카운터격인 "하남자"는 이후에 침착맨에 의해 전파됩니다. 침착맨과 주호민이 무슨 국밥인가를 시켜놓고 "상남자특: ~~~ 함" 이라고 말도 안되는 너스레를 떨다가 서로 "하남자특: ~~~ 함"이라고 디스를 하거든요. 그 때 이후로 하남자라는 말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상남자라고 으스대는 남자들에게 바로 꽂아버릴 수 있는 용례가 생깁니다. 이걸 언어유통의 순서로 보면 처음에는 남성이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이후에는 그 남성성을 부정하는 흐름이 생겨났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중남자"라는 말이 유행을 하면 그 때는 완전히 정반합의 흐름으로 완성될 수 있을지도요? ㅎㅎ


저는 저 자신을 비하하기도 싫고 과시하기도 싫어서 중남자라고 포지셔닝합니다...


https://theqoo.net/square/114486983


좀 찾아보니까 재미있는 게, 전진씨가 "완전"이라는 말을 부사로 쓰는 게 그 당시 새로운 유행어였고 이제 한국어 안에 일상적인 관용어로 자리잡았다는 말이 있군요. 완전 맛있어, 완전 신나, 완전 썩어... 이런 말들을 저희는 지금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언어의 개발과 유통은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3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094
124626 이 영상을 보시면 병이 낫습니다 [8] 칼리토 2023.11.01 543
124625 [질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11] 잔인한오후 2023.11.01 673
124624 박찬대, 최고위서 경기도 서울 통폐합 주장 천공 영상 재생 “설마하고 찾아봤는데” [5] 왜냐하면 2023.11.01 436
12462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3.11.01 485
124622 [왓챠바낭] 제목 한 번 난감한 '더 다크: 그날 이후 난 사람을 먹는다'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11.01 364
124621 이것저것 본 잡담 (그어살, PLUTO 등) [13] DAIN 2023.11.01 422
124620 만달로리안을 뒤늦게 보는데(대충 아무 소리입니다) [4] 해삼너구리 2023.10.31 314
124619 플옵 2차전 껐습니다 daviddain 2023.10.31 171
124618 에피소드 #61 [2] Lunagazer 2023.10.31 79
124617 요즘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ost(이두나, 무인도의 디바) [3] 왜냐하면 2023.10.31 297
124616 프레임드 #599 [2] Lunagazer 2023.10.31 79
124615 준PO 3연패 탈락' SSG, 김원형 감독과 계약 해지…"변화와 혁신 필요" [공식발표] daviddain 2023.10.31 145
124614 한동수 “윤석열, 검찰총장 때 ‘육사 갔으면 쿠데타’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 왜냐하면 2023.10.31 246
124613 법정 드라마를 보며 잡생각입니다. [4] thoma 2023.10.31 282
124612 [넷플릭스바낭] 점점 더 마음에 드는 아들 크로넨버그, '인피니티 풀'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3.10.30 496
124611 챗 GPT 음성대화 catgotmy 2023.10.30 180
124610 망가진 신세계의 후계자 [4] 상수 2023.10.30 586
124609 Nc 무섭네요 [6] daviddain 2023.10.30 290
124608 프레임드 #598 [2] Lunagazer 2023.10.30 84
124607 용호의 결투 [6] 돌도끼 2023.10.30 220
XE Login